[김장원 칼럼] 초보 운전자를 도와주세요

‘김여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 있는가? 우리는 운전을 잘 못하는 여성을 비하하며 김여사라고 말했다. 여전히 자동차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에선 ‘김여사’라는 단어가 버젓이 쓰이고 있으며, 무조건 여성이라는 이유로 악성 댓글이 들끓는다. 그럼 정말 여성은 운전을 잘 못하는 걸까?

운전면허를 취득한 여성은 1980년부터 연평균 14.4%로 급격히 늘고 있으며, 2017년 기준으로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성 운전자 수가 늘어난 만큼 교통사고 비율도 높아졌고, 블랙박스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여성 운전자의 사고 영상이 쉽게 노출됐다. 하지만 도로교통공단에서 조사한 사고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 운전자의 사고보다 남성 운전자의 사고가 3배 많다. 그러나 이 통계를 투명하게 바라볼 순 없다. 단순히 운전면허를 소지한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기 전에 교통사고의 원인과 상황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운전면허를 취득해도 실제로 운전을 안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라 볼 수 없다.

중요한 건 남성과 여성의 운전 실력이 아니다.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여성 운전자를 비롯해 초보 운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운전 교육이 없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내 주위엔 베스트 드라이버를 꿈꾸는 여성이 많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운전 교육은 너무나도 먼 현실이다. 도로 연수를 나가려면 차를 빌려야 하고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며, 행여 감정이라도 상할까 봐 남편이나 친구에게 운전 교육을 받는 것을 꺼린다. 그렇다고 그녀들의 남편조차 제대로 된 운전 교육을 받아본 적 없다. 결국 초보와 왕초보가 만난 셈이다.

그녀의 남편도 문제가 많다. 현실적으로 아내에게 운전을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지만, 도로 연수라도 한번 하려면 결코 쉽지가 않다. 미숙한 운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신경이 곤두서고 자기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게다가 아끼는 차에 상처라도 날까 봐 가슴을 졸여야 한다. 맞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자신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운전을 가르치려니 방법도 잘 모르고 잔소리만 튀어 나온다. 결국 남편은 아내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는다. 차라리 자신이 운전하는 게 속 편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성은 체념하고 남성은 평생 운전만 한다(물론 남성과 여성이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운전을 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

흔히 남자들은 자신의 운전 실력이 뛰어나다고 믿는다. 만약 정말 운전을 잘한다면 그녀에게도 좋은 운전 선생님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단지 귀찮고 어렵다고 마냥 미룰 게 아니다. 운전을 능숙하게 하면서 누릴 수 있는 기동성, 편리함, 즐거움까지 당신이 아끼는 그녀와 모두 공유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성들은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처음엔 누구나 무섭고 부담스럽다. 하지만 점차 여유도 생길 것이며 어느덧 능숙하게 운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 자동차는 운전하기도 참 쉽다. 자동 기어에 주행 보조 기능까지 당신을 운전의 고수로 만들어줄 첨단 장비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운전을 가르치는 것도 처음이고 배우는 것도 처음이라면, 함께 드라이빙 스쿨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국내에도 유익한 드라이빙 스쿨이 많이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포드 코리아가 사회공헌활동으로 진행하는 ‘드라이빙 스킬 포 라이프’는 전 세계 초보 운전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안전 운전 교육 프로젝트다. 드라이빙 스쿨의 실주행 교육과 유익한 프로그램은 초보 운전자에게 더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도 운전자 수준에 맞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제 도로가 아닌 안전이 보장된 서킷과 각종 코스에서 주행 한계를 경험해본다면 실제 돌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사고를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혼자만 누리고 있진 않은가? 주위를 다시 한번 살펴보길 바란다. 말 못하고 애만 태우는 초보 운전자가 당신의 배우자일 수도 있다.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