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심탄회] 벨로스터 N은 진짜 핫 해치일까?

국내 최초의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 N. 내심 기대하는 사람도, 국산차는 아직 그럴 수준이 안 된다며 얕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마침내 N 모델이 부산 모터쇼에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응은 여전히 명암이 엇갈린다. 준수한 성능과 착한 가격에 환호하는 이들, 못생긴 양카라며 비판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과연 벨로스터 N은 진정한 핫 해치일까?

이봐! 드디어 고성능 N 모델이 나왔어!

김장원 기자

국산 고성능 해치백이라니, 정말 상상치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자동차 잡지 에디터이자 자동차 마니아로서 진심으로 환영한다. 아직 시승해보지 못했지만, 스펙은 완벽하다 못해 당장 사고 싶을 정도다. 275마력 터보 엔진, 수동변속기, 전자식 LSD까지 자동차 마니아의 염원을 모조리 담았다. 물론 그들이 정말 살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세환 기자

올해 부산 모터쇼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본 신차는 벨로스터 N이었다. 솔직히 기대가 컸다. 내심 고성능 국산차가 하루빨리 나와 해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실물로 마주한 벨로스터 N은 온갖 에어로 파츠를 달아 공격적인 분위기를 풍겼고, 몸을 감싸는 버킷 시트에 앉아 스티어링 휠과 기어 레버를 손에 쥐었을 때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아직 실제로 운전해본 건 아니지만, 운전자를 설레게 만드는 조건은 충분했다.

가격 봤어? 진짜 화끈하던데?

김장원 기자

벨로스터 N의 개발 소식이 한창일 때, 나는 예상 금액을 3000만 원 중반대로 예상했다. 실제로 벨로스터 1.6 터보 모델에 옵션을 모두 더하면 2700만 원이 넘는다. 그런데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한 벨로스터 N의 가격은 2965만 원부터 시작한다. 만약 벨로스터를 직접 튜닝해 벨로스터 N과 비슷한 성능을 만들었다고 하자. 못해도 1000만 원 넘게 투자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핫 해치임에는 틀림없다.

이세환 기자

같은 업계나 주변 누구든 벨로스터 N의 가격이 3000만 원을 훌쩍 넘길 거라고 예상했는데, 자료 속 숫자는 예상을 넘어선 파격이었다. 성능을 강화하는 퍼포먼스 패키지를 달 경우 예상 가격이 3000만 원대 중반에 이르게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지만, 피렐리 고성능 타이어와 전자식 LSD, 가변 배기 시스템이 모두 포함되니 그마저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성능의 수입 핫 해치가 5000만 원을 우습게 넘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가뜩이나 안 팔리는 벨로스터인데, 괜찮을까?

김장원 기자

솔직히 당장이라도 사고 싶지만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그것은 도저히 정 붙일 수 없는 디자인이다. 벨로스터의 디자인은 독창적이지만 너무나 파격적이다. 심지어 벨로스터를 타기 전에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될 정도다. 도깨비 얼굴을 연상시키는 뒷모습은 너무 유치해 손발이 오그라든다. 그렇다면 벨로스터 N은? 각종 화려한 파츠를 달아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이세환 기자

벨로스터를 볼 때마다 아쉬운 건 전에 없던 독특한 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아니라, 친해지기 힘든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2+1 도어를 처음 달고 나왔을 때 사람들의 싸늘한 반응을 기억하는가?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벨로스터의 전통적인 차체 구조는 보기에도 별로고 실제로 사용할 때 불편함이 크다. 굳이 인기 없는 벨로스터를 국내 첫 N 모델로 내세웠어야 했을까? 아니면 벨로스터의 인기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일까?

다른 N 모델도 나온다던데?

김장원 기자

핫 해치로 시작한 현대 N의 의도는 호기롭다. 이참에 정말 고성능 브랜드다운 그랜드 투어러나 순수 스포츠카도 선보이길 희망해본다. 소문에 의하면 N은 세 가지 버전의 미드십 스포츠카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지난 2016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한 RM16 컨셉트카 역시 미드십 엔진을 채택했다. 꼭 고성능이 아니어도 좋다. 감성 충만한 국산 최초의 컨버터블도 기대해본다.

이세환 기자

이미 차세대 N 모델은 소형 SUV인 코나가 될 것이란 예상이 공공연하게 퍼져 있다. 요즘 새로 등장한 현대차의 성능이나 잠재력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부산 모터쇼에서 밝힌 N 브랜드 전략에 따르면, 고성능차에 대한 갈망을 쉽게 채울 수 있도록 일반 모델에도 고성능 디자인과 성능 패키지, 커스터마이징 부품 등으로 이뤄진 N 라인과 N 옵션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비교하자면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라인이나 BMW의 M 스포츠 패키지와 같은 개념이다. 오리지널 N 모델에만 국한하지 않고 N 브랜드의 노하우를 전 라인업에 확대 적용하는 건 두 팔 들고 환영할 일이다.

다른 핫 해치들은 어때?

김장원 기자

현대 N은 i30 N과 벨로스터 N으로 화끈한 해치백을 선보였지만, 핫 해치 시장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현재 개발 중인 8세대 골프 R은 2.0ℓ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올려 무려 400마력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악동 같은 포커스 RS 역시 400마력에 육박하는 출력과 4륜구동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 N이 승리욕에 취해 400마력에 도전한다면 난 말리고 싶다. 그들은 정말 미쳤으니까.

이세환 기자

해치백 인기가 시들한 대한민국에서의 핫 해치는,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마니아들을 설레게 만드는 존재다. 하나하나 따져볼까? 2.0ℓ에 불과한 4기통 엔진에서 380마력의 폭발적인 힘을 뽑아내는 AMG A 45는 메르세데스-AMG 브랜드의 이름값과 우렁찬 배기음을 빼면 큰 매력이 없다. 운전의 즐거움에 중점을 둔 미니 JCW는 미니 특유의 고카트 감각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지만, 스피커로 만들어내는 배기음에 흥이 깨진다. 반면, 핫 해치 개념을 널리 퍼뜨린 골프 GTi와 R은 지금 당장 판매가 중지됐다고 해도, 언제든 왕년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는 마니아층을 폭넓게 갖고 있다. 하지만 벨로스터 N보다 1000만 원 이상 비싼 가격에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

벨로스터 N, 진짜 매력적인 핫 해치일까?

김장원 기자

출력으로 보나 스펙으로 보나 분명 화끈한 핫 해치가 틀림없다. 핫 해치를 글로 배웠다면 벨로스터 N이 매우 훌륭한 교보재가 될 것이다.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이다. 참고로 골프 GTi는 4490만 원(시판 가격), 미니 JCW는 4980만 원으로 거의 1.5배 비싸다. 그럼에도 동력 성능은 저들을 월등히 앞선다. 만약 당신의 펀카로 벨로스터 N을 선택한다면, 나는 말리지 않을 것이다.

이세환 기자

솔직히 말해서 운전석에 앉아봤을 뿐 직접 몰고 달려본 건 아니기에, 아직까지는 진짜 매력적인 핫 해치라고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car> 매거진 영국을 포함해서 해외에 진작 출시된 i30 N을 경험한 전문 매체들의 평가가 상당히 좋다. 이미 명성 자자한 정통 핫 해치들과 비교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단기간에 이토록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은 현대차의 N 개발 팀에 신뢰가 생긴다. 벨로스터 N도 성능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하고 있다. 분명 가격과 성능을 따졌을 때 이토록 매력적인 핫 해치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장원, 이세환

이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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