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SUV와 비교하지 말아줘요

컴패스는 무늬만 SUV인 라이벌 앞에서 진짜 재능을 숨기고 있다. 거친 험로를 만난다면 고양이가 발톱을 드러내듯 실력 발휘를 할 것이다

어느덧 무더위가 찾아왔다. 그리고 해외 출시 소식으로만 들었던 컴패스도 한국 땅을 밟았다. 피서의 계절이자 산과 바다가 부르는 계절, 그런 여름과 컴패스는 여러모로 제격이었다. 하지만 사방엔 SUV로 득실거린다. 데뷔가 늦었지만 인기몰이가 한창인 티구안부터 멋진 스타일을 뽐내는 XC40까지 작은 한반도를 SUV가 가득 메웠다. 하지만 그들을 진짜 4×4 SUV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프는 신형 컴패스를 진정한 오프로드 SUV로 성장시켰다. 그게 곧 지프의 매력이고 지프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지프는 두꺼운 팬층을 몰고 다닐 만큼 개성이 명확한 브랜드다. 덕분에 컴패스 곳곳에 최신 지프 스타일이 녹아들었으며, 유행을 반영한 디테일로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그랜드 체로키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일은 상남자의 분위기를 풍긴다. 낮고 긴 지프 고유의 그릴과 네모난 헤드램프로 얼굴을 그렸고, 휠 아치를 크게 부풀린 보디 라인은 마치 보디빌더의 근육질 몸매를 연상케 한다. 구형 컴패스의 희미한 디자인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화려한 변화라 말할 수 있다. 매끈한 SUV에 싫증 났다면, 신형 컴패스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다. 컴패스야말로 어떤 지형도 가리지 않는 진정한 남자의 SUV 같은 모습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프에 너무 많은 걸 바라지 말자. 신통한 장비는 없지만 다루기엔 최고다

차에 오르려면 조금 더 엉덩이에 힘을 줘야 한다. 승차 높이가 여느 콤팩트 SUV보다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번 오르면 단단한 시트가 몸을 받쳐주기에 몸이 편안하다. 덩달아 탁 트인 시야를 만끽하기에도 그만이다. 감각적으로 그린 대시보드 위에는 8.4″ 터치스크린이 올라갔고, 다이얼과 버튼은 센터패시아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맞다. 신형 컴패스는 여전히 전통적인 인테리어에 가깝다. 비록 신선한 변화는 아닐지라도 우리가 상상하는 그곳에 볼륨, 에어컨 버튼이 자리한다. 덕분에 우리 아버지 세대나 스마트폰 세대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다룬다.

뒷좌석 공간은 매우 쓸 만하다. 유아용 카시트를 달거나 성인 남자가 타도 옹색하지 않다. 지붕이 높은 SUV 형태는 여유로운 헤드룸을 제공하며 드라이브샤프트가 지나가는 바닥조차 평평하게 설계했다. 앞좌석을 높게 설치해 발을 둘 공간을 마련하고, 시트 아래는 유용한 서랍까지 설치했다. 거주성과 실용성을 똑똑하게 반영했다는 얘기다. 신형 컴패스의 심장은 2.4ℓ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 엔진이다. 여전히 한국 시장은 디젤 엔진을 올린 SUV에 열광하지만, 컴패스는 오직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갖췄다.

연비를 따지면 불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디젤 못지않게 장점도 많다. 실제로 컴패스는 매우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린다. 단지 가솔린 엔진이라서 조용하다기보다 꼼꼼한 방음 처리로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완벽하게 다잡은 느낌이다. 덕분에 175마력을 전부 쏟아부어도 요란스럽지 않다. 팽팽하게 돌아가는 엔진과 동력을 잘게 나누는 9단 자동변속기가 경쾌하게 리듬을 탄다. 속도계는 느리게 오르지만 가속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지금 엔진은 얼마나 회전하고 있는지, 파워는 얼마나 걸려 있는지, 기어는 몇 단인지 등 달리는 내내 기분 좋은 소통이 이어진다. 또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이 차가 지프라는 사실이다.

아스팔트 위에선 쓸모없었다. 다음엔 모래사장에서 이 다이얼을 돌려볼 생각이다

컴패스는 유능한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Jeep Active Drive) 4×4 시스템을 품고 있다. 평소에는 드라이브샤프트를 분리해 전륜구동으로 달리지만 험로에선 네 바퀴에 최대토크를 전달해 노면을 움켜쥔다. 또한, 지프 셀렉-터레인 시스템은 오토, 눈길, 모래, 진흙 모드를 제공한다. 상황에 따라 다이얼을 돌리거나 단지 오토 모드로 고정해도 충분하다. 만약 당신이 겁도 없이 진창에 뛰어들었다면, 이 차가 지프임을 다시 한번 상기하라. 운전하는 과정은 아날로그 방식에 가까웠지만, 최신 컴패스는 여러 디지털 장비를 두르고 있다. 터치 방식으로 작동하는 인포테인먼트는 인터페이스가 매우 간결하며, 훌륭한 커넥티비티 기능인 애플 카플레이와 유커넥트(Uconnect)를 지원한다. 우리가 탄 리미티드 모델은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과 후방 교행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려 안전 사양에서도 디지털 장비의 도움을 받았으며, 서브우퍼가 달린 알파인 사운드 시스템은 시끄러운 헤비메탈 음악조차 훌륭하게 연주한다. 이게 전부냐고? 그렇다. 화려하고 신기한 최첨단 기술이 지프의 전문은 아니다.

글 김장원 사진 최대일

LOVE
변치 않는 우직한 주행 질감
HATE
다소 모자란 유행 감각
VERDICT
지프의 명성을 뒷받침하는 콤팩트 SUV

Jeep Compass Limited 2.4
Price 4340만 원
Engine 2360cc I4 가솔린, 175마력@6400rpm, 23.4kg·m@3900rpm Transmission 9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N/A, N/A km/h, 9.3km/ℓ, CO₂ 184g/km
Weight 1640kg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serrard@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