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카 가이드 1_합리적인 세단 고르기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등장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개별소비세 할인율은 단 1.5% 포인트지만,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자동차라면 보통 큰 할인율이 아니다. 여기에 브랜드의 프로모션까지 붙는다면? <car> 매거진은 이번 기회에 새 차를 고민하고 있을 애독자들을 위해 핵심만 콕 집어 추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Hyundai Grandeur

소형차보다 잘팔리는 프리미엄 세단

우리나라에서 그랜저란 이름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30년 넘도록 이어온 전통과 쌓아 올린 명성 덕분에, 그랜저는 사람들의 머릿속 깊숙이 고급차란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국내에서 인기 시들한 소형차는 물론이고, 아반떼나 쏘나타보다 많이 팔리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다. 아니, 고급차라면서 크기가 더 작은 차들보다 잘 팔린다고? 바로 그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랜저는 왜 이리 인기가 많은 걸까?

크고 고급스러운 차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소비 심리도 있지만, 진화를 거듭할수록 젊어지고 있는 영향도 크다. 어깨가 무거운 현대차 대표 프리미엄 세단의 자리를 제네시스 브랜드에 넘긴 뒤, 그랜저는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변화를 꾀했다. 6세대로 진화한 그랜저는 중후함과 역동적인 비율을 고루 담은 디자인과 고급스럽고 품질 좋은 인테리어로 시선을 끌고, 담을 수 있는 온갖 편의 장비를 가득 담아 쾌적하고 아늑한 공간을 선사한다. 주행 성능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물렁물렁한 감각이 물씬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성숙한 기운이 여실히 드러난다.

게다가 2018년식 모델은 카카오i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과 공기 청정 모드, 하이패스 시스템을 기본 모델까지 확대 적용해 상품성을 더욱 높였다. 수준 높은 주행 안전 장비 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기본급 모델부터 고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중요한 건, 기본급 모델인 2.4 모던 트림의 가격이 3048만 원이고 주력 모델인 2.4 프리미엄 트림이 3156만 원인데, 비슷한 사양을 갖춘 국산 중형 세단과 비교했을 때 가격 차이가 적다는 것.

6기통 가솔린 엔진의 매끄러운 질감과 더욱 고급스러운 옵션을 원한다면 3529만~3829만 원에 이르는 3.0 모델이 기다리고 있다. 이 가격이면 복합연비가 16.2km/ℓ에 이르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도 노려볼 만하다. 그리고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 중형 세단까지 눈길이 향할 수도 있다. 고급스럽고 편리한 장비가 가득한 국산 준대형 세단과 기본기는 튼실하지만 아늑함과 편의성 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수입 중형 세단? 당연히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눈길이 그랜저로 향할 수밖에 없다.

동급 최고

고급스러움

고효율

NEED TO KNOW

>어떤 차야? 국산 고급차의 선구자

>핵심 매력 크고 고급스러운 면에 있어서 따라올 동급 모델이 없다

>대상 고객 멋지게 나이 든 신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젊은 고객도 많다

>눈여겨볼 경쟁 모델 가격대 겹치는 수입 중형 세단, 실제로는 기아 K7


Toyota Camry

믿고 선택하는 베스트셀러

그랜저를 물망에 올려놨다면 토요타 캠리와 폭스바겐 파사트 역시 꼭 생각해봐야 할 모델이다. 엄밀히 말해서 그랜저가 한 체급 위에 속하기에 동급 모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셋을 놓고 비교한다면 가격대가 겹치기에 많은 소비자가 고민하는 문제다. 캠리는 가솔린 모델 3540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 4190만 원이며, 그랜저는 가솔린 모델 3048만~4251만 원, 하이브리드 모델이 3512만~3919만 원에 이른다. 파사트는 가솔린 모델이 3613만 원이고 디젤 모델은 4263만~5219만 원에 달한다.

캠리의 장점은 뚜렷하다. 주행 성능이 훌륭하고 달리기에 좋은 조종 성능을 지녔다. 토요타가 본질 개선을 위해 전사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TNGA 전략의 힘이다. 안정적인 승차감은 캠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다이내믹 포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한 가솔린 모델의 성능도 흠잡을 데 없지만,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곁들여 빼어난 효율성까지 겸비한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매력적이다. 주행 성능만 놓고 캠리와 그랜저, 파사트를 비교하자면, 캠리의 근소한 승리다.

토요타가 캠리를 통해 처음 소개한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이탈 방지 장비는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진화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누구나 다루기 쉽다.

아쉬운 건 부족한 편의 장비. 배터리를 뒷좌석 밑으로 옮기고 휠베이스가 늘어난 덕분에 뒷좌석 공간은 널찍하다. 패밀리 세단이라면 가족을 위한 마음에 편의성을 꼼꼼히 따져야 하는데, 뒷좌석에는 열선 시트를 넣을 수 없고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면 파노라마 선루프도 고를 수 없다. 송풍구와 2개의 USB 슬롯이 있다는 게 다행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동급 최고

고효율

NEED TO KNOW

>어떤 차야? 국산차 사기 전, 한 번씩 가격표를 보게 되는 차

>핵심 매력 안정감 넘치는 달리기 실력, 쑥쑥 오르는 연비

>대상 고객 굳이 연비를 신경 안 쓰고 달리고 싶은 열정적인 오너

>눈여겨볼 경쟁 모델 혼다 어코드, 폭스바겐 파사트, 현대 그랜저


Volkswagen Passat GT

첨단 기술과 기본기로 이뤄낸 정석

파사트는 디젤 모델이 주력이다. 파사트에 들어간 2.0ℓ 4기통 디젤 엔진은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의 결합을 위해 새로 개발한 것으로, 190마력, 40.8kg·m의 출력과 전륜구동 기준 15.1km/ℓ의 효율성을 갖췄다. 또다른 장점은 경쟁 모델 중 오직 파사트만 4륜구동 시스템을 가졌다는 것. 비록 최상위 트림인 5219만 원짜리 4모션 프레스티지 트림에만 들어가지만,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더 안정적으로 달리고 싶다면 신중하게 고민해도 좋을 것이다.

폭스바겐이 기본기만 튼실했지, 편의 장비가 부족하다는 것도 옛말이다. 복귀한 파사트와 티구안은 최첨단 디지털 장비로 정갈하게 꾸민 콕핏의 진보를 이뤄냈고, 반자율주행 기술과 다중 충돌 브레이크 같은 안전 장비를 촘촘히 둘렀다. 뒷좌석 개별 공조 장치까지 기본이다. 편의성은 캠리와 비교 불가다.

파사트가 그랜저와 캠리보다 비싸긴 하지만,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2.0 TDI 기본 모델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다. 기본적으로 품은 장비가 워낙 많아서다. 파사트는 개소세 할인을 맞아 50만~60만 원 정도 가격이 내려간 상태다.

고효율


Chevrolet Malibu

달리고 싶은 가장의 합리적인 선택

국산 중형 세단 사이에서 말리부의 판매량이 제일 뒤처지긴 하지만, 당신이 운전을 즐기는 타입이라면 말리부를 다시 돌아보길 바란다. 말리부는 1.5ℓ와 2.0ℓ로 나뉘는 가솔린 터보 모델과 1.8ℓ 하이브리드까지 세 종류. 개인적으로는 화끈한 253마력으로 쏘나타와 K5, SM6를 멀리 따돌리는 2.0ℓ 모델에 구미가 당기지만, 평소 쓰임새와 유지비를 따져본다면 166마력의 1.5ℓ 모델도 충분하다.

힘은 모자람이 없고 다른 국산 세단보다 탄탄한 주행 감각은 이따금 혼자만의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딱 알맞다. 게다가 12.7km/ℓ의 복합연비는 동급 최고 수준. 추가로 1.5ℓ 모델은 제3종 저공해차 혜택을 받아서 공영 주차장이나 김포와 인천공항 주차장 요금을 50% 할인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지금 말리부를 사면 최대 59만 원의 개소세 인하 혜택과 더불어, 한국지엠이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최대 100만 원의 가격 인하 이벤트까지 누릴 수 있다.

가성비 최고

화끈한 성능


Kia K3

화끈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K3의 반등을 기대한다

흔들림 없이 국산 준중형 세단의 왕좌를 지키고 있는 현대 아반떼. 아니, 올해 초에 아반떼의 지위가 살짝 흔들리긴 했다. 배다른 형제인 K3가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돌아온 직후다. K3? 아반떼 타기 싫은 사람들이 아주 가끔 고른다는 그 차 아닌가?

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신형 K3는 정말 훌륭하게 진화했다. 아반떼와 같은 바탕에서 태어났지만, 디자인은 아반떼보다 젊고 감각적이며 가격 대비 기본적으로 갖춘 장비 또한 더 알차다. 만약 K3를 고민하고 있다면, 주행 안전 장비 패키지인 드라이브 와이즈는 꼭 넣길 권한다. 그 정도면 웬만한 윗급 세단이 부럽지 않을 수준의 장비를 갖추는 셈이다.

사실, K3를 경험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행 성능이다. 현대기아차에 처음 들어간 스마트스트림 파워트레인은 제원 수치보다 훌륭한 감각을 선사했다. 그것보다 사람들이 끌릴 만한 요소는 다름 아닌 연비. 준중형차에 15.2km/ℓ라는 결과를 이뤄냈다. 동급의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은 공차중량이 불과 15kg 더 무거울 뿐인데 13.7km/ℓ에 그친다. K3에 끌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아차는 개소세 인하를 맞이해 20만 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취할 수 있는 건 다 취해야 한다.

가성비

고효율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serrard@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