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심탄회] 이제 내연기관을 놓아주어야 하나?

내연기관은 정말 한계에 다다른 걸까? 떠들썩했던 디젤게이트와 화재 사건은 우리를 분노케 했고, 심각한 환경문제 앞에서 내연기관은 설 자리를 잃어간다. 한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완벽한 대안이라고 말할 수 없다. 130년이 넘도록 뜨겁게 돌아갔던 엔진과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하는 걸까?

아직 엔진의 시대 아닌가?

김장원 기자

본래 엔진은 토크 밴드가 좁고 열효율이 낮은 동력원이다. 구조는 복잡하고 변속기가 필요하며 회전할 때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다. 인간은 오래도록 불편한 엔진을 편리하게 발전시켰다. 더 이상 시동을 걸기 위해 고생할 필요도, 복잡하게 변속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전기모터와 비교하면 본질적인 한계를 인정할 때가 됐다. 전기모터는 회전 시점부터 최대토크가 쏟아져 나온다. 회전 속도도 매우 빠르기 때문에 복잡한 변속기를 달지 않아도 된다. 내연기관에 비하면 부품도 훨씬 적고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고장 원인도 적다.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주행 거리까지 확보된다면, 전기모터에 자리를 양보해야 할 것 같다. 아쉽지만 나도 이별을 준비 중이다.

이세환 기자

솔직히 그렇다고 믿고 싶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등 각종 차를 타봤지만, 단순히 이동의 목적이 아니라 운전을 즐기는 입장에서 내연기관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이건 온전히 나 개인의 생각이다. 많은 사람이 친환경성을 강조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매력에 빠져 있으며, 세계 각국 정부와 자동차 메이커 또한 친환경차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나 또한 꽉 막힌 터널을 지날 때면 숨 막히는 배출가스가 아니라 맑은 공기를 원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은 매우 짧다. 운전할 때면 여전히 엔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손과 발끝으로 차를 느끼며 다룰 때가 좋다. 아끼는 사람을 태우고 어딘가로 안전하게 향할 때 들이는 시간과 여정이 즐겁다. 이 세상엔 나 같은 사람이 아직도 많다.

내연기관에 희망이 있다면?

김장원 기자

효율만 따지면 가솔린 엔진보다 디젤 엔진이 유리하다. 문제는 디젤 엔진의 연소과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 BMW 화재 사건도 결국 후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내연기관은 생존을 걸고 치열하게 발전 중이다. 최근 보쉬는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발표했다. 보쉬는 분사 타이밍을 늦추고 개선된 공기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며, 새로운 열관리 시스템으로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추가 부품이나 비용 상승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세환 기자

엔진은 최신 기술로 만드는 정밀 제어 부품의 집합체다. 여전히 많은 자동차 메이커와 부품사가 더욱 뛰어난 성능과 친환경성을 겸비한 엔진을 만들기 위해 매달리고 있다. 배기량을 줄인 가솔린 터보 엔진이 대중화된 것도 같은 이유다. 주목할 만한 가솔린 엔진 기술을 살펴보자. 마쓰다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15:1의 압축비를 자랑하는 불꽃 제어 압축 점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마쓰다는 토크와 연비가 동시에 30%가량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피니티는 고출력과 연비를 모두 얻기 위해 20년간 개발한 가변 압축비 기술을 양산해 적용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압축비를 8:1에서 14:1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과도기인가?

김장원 기자

우리는 하이브리드의 가능성을 목격했다. 하이브리드야말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파워트레인이다. 요즘 하이브리드는 힘도 세고 연비도 좋다. 하이브리드 특유의 괴상한 스타일만 감수한다면 제법 괜찮은 대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문제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라는 점이다. 결국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늘어날수록 하이브리드는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

이세환 기자

요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퍽 자연스럽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전보다 더욱 정밀하고 유기적으로 동력을 제어하며, 운전하는 입장에서 느끼는 이질감도 많이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술을 거듭 개선하는 수준이지,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결합이라는 큰 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토요타가 2014년에 소개한 FPEG 방식은 엔진 실린더 안에 발전기를 결합한 혁신적인 기술이었지만, 양산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과도기에 직면했다는 말은 여전하다.

결국 전기차인가?

김장원 기자

이미 모든 제조사가 전기차를 개발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2020년을 기점으로 수많은 전기차가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대중화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전기차는 필연적으로 충전 시설과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문제는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다. 주차 공간조차 부족한 도심에서 충전기까지 설치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전기차가 많아진다 한들, 불편을 감수하면서 전기차로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다.

이세환 기자

나는 요즘 전기차를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전기차란 시내를 벗어나기 어려운 차라고 생각했지만, 전기차의 주행 가능 거리가 나날이 늘어날수록 전기차의 영향력도 강해지고 있다. 최근엔 현대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깜짝 놀랐다. 내가 알던 전기차가 아니었다. 주행 품질은 훌륭했고 달릴 수 있는 범위는 400km에 달했다. 하지만 결국, 충전이 문제였다. 언제든 원할 때마다 내 마음대로 충전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고, 난 다시 한번 충전 스트레스에 속이 쓰렸다. 전기차? 길 위에 수두룩한 주유소의 30%만큼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지 않는 한, 아직은 아니다.

내연기관은 정말 종말을 맞이할 것인가?

김장원 기자

내연기관은 영원할 것이다. 단, 돈 많은 사람들의 장난감이나 수집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모든 제조사가 전동화 흐름에 동참하고 있지만, 그들은 누구보다 내연기관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엔지니어와 경영진 출신이다. 그들은 자산가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전기차가 보급될수록 내연기관 자동차는 더욱 가치가 빛날 것이며, 한정 판매되는 값비싼 내연기관 자동차를 보면서 과거를 추억할지도 모른다.

이세환 기자

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이때, 문제를 갖고 있던 BMW 디젤차들이 연달아 불탔는지 문제를 더 정확히 조사하고 꼼꼼히 분석해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 그래도 내연기관의 종말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지구 위에 존재하는 수십 억대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라지게 하는 게 오히려 더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내연기관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에 조금씩 자리를 양보해주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많은 조사기관과 자동차 메이커 또한 그렇게 예상하고 있다. 내연기관의 종말은 SF 영화 속의 미래가 다가올 때쯤에나 얘기할 거리가 되지 않을까?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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