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의 필수품, 카시오 에디피스 ECB-800

자동차로 서킷 주행을 즐기는가? 그런 당신의 손목 위에 가장 잘 어울릴 만한 시계가 나왔다. 서킷 랩타임을 계측해서 데이터화하는 에디피스 ECB-800이 주인공이다

시계는 멋쟁이의 필수품 중 하나라지만, 나는 시계에 관심도 없고 차고 다니지도 않는다. 원체 땀이 많은 탓에 손목 피부와 시계 사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게 싫어서다. 그리고 나는 멋쟁이가 아니다. 사실 현역 군인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차고 다녔고, 왕년에 멋 좀 부린다고 선물 받은 가죽 시계를 차고 다니긴 했지만, 얼마 안 가서 서랍 속에 처박아뒀다.

나는 얼마 전 생애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를 치렀다. 가까운 지인을 초대해놓고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의 약속을 선언했다. 그때 예물 시계가 필요 없냐는 말에 딱 잘라 “차라리 다른 쓸모 있는 게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은근히 후회한 적도 있지만, 어차피 안 하고 다닐 텐데 뭘.

그런데 요즘 내 관심사 중 하나가 시계다. 뭔 소리냐고? 자동차와 함께하며 촬영하고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는 내게, 지인이 자동차와 어울리는 시계 하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진 속에는 액정에 카본 무늬를 자랑하는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가 하나 있었다. 그리 멋져 보일 수 없었다. 자동차 좀 좋아한다는 사람들에겐 카본 파이버가 얼마나 값진 물건인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제대로 된 뽐뿌를 받았다. 그 뒤로 사진 속 시계에 대한 정보를 여기저기서 찾아보고 다녔다. 시계 명가 카시오에서 만든 에디피스 ECB-800 제품으로 스마트폰 블루투스 연결이 특징이란다. 카시오라면 G-SHOCK만 있는 줄 알았던 내게 있어선 신세계나 다름없다. 게다가 블루투스라니.

무엇보다 내가 본능적으로 끌렸던 이유가 있었다. ECB-800은 특별히 모터스포츠 디자인을 콘셉트로 삼았고, 서킷 랩타임을 정확히 측정하는 타깃타임 인디케이터 기능도 담았기 때문.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하고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만사 오케이다. 앱 안에는 세계 주요 서킷 리스트가 있어서, 서킷을 고르고 주행을 시작하면 된다.

랩타임을 계측할 때 한 바퀴마다 목표 시각의 10초 전부터 액정 속 핸즈가 카운트다운을 알리며, 이를 통해 자신이 얼마나 목표치에 가깝게 달렸는지 알 수 있다. 앱을 통해 시계가 계측한 랩타임을 1/1000초 단위로 세밀하게 보여주고 200개의 주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에, 가끔 서킷 주행을 즐기는 나 같은 사람이나 자신의 랩타임을 줄이려는 사람에겐 안성맞춤.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시계의 액정 화면에서도 최고 랩타임 기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건, 서킷 리스트에 국내 서킷이 없다는 것. 카시오는 한시바삐 업데이트를 해달라!(농담이 아니다) 혹시나 해외 출장 또는 여행 중에 서킷을 달려볼 기회가 생긴다면 ECB-800을 두르고 가도 좋겠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세계 각국 300개 이상의 도시의 시간에 맞춰주는 듀얼 타임 기능도 있으니 말이다.

놀라운 건 스마트폰을 통해 가져온 시간 및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재 위치의 타임존과 서머타임 정보를 분석해 시계를 정확히 수정하는 기능도 갖췄다는 것. 자동 시간 보정 기능으로 하루에 4번 스스로 시간을 수정한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얻는 편리함은 그뿐 아니다. 시계의 버튼을 조작해 스마트폰의 알람을 울려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뒀을 때 찾기 편하게 도와준다.

시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봐도, ECB-800이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는 걸 금세 알겠다. 게다가 멋있기까지 하다. 번쩍번쩍한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에 카본 파이버 무늬라니. 이거 반칙 아닌가? ECB-800의 종류는 세 가지. 은색 또는 검은색 보디에 붉은색이나 파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차이다. 개인적으로는 자극적인 붉은색에 마음이 기울었다. 고성능차를 대표하는 컬러가 바로 붉은색 아닌가. 페라리의 상징 컬러인 로쏘 코르사 컬러처럼 말이다. 얼른 집에 가서 아내에게 시계 사진을 보여줘야겠다.

카시오 에디피스 ECB-800의 제품 라인업은 아래와 같다.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면 사진을 클릭할 것.

이세환 사진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