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울어대던 여름을 끝내러 왔다, AMG GT S

극단적인 비율의 실루엣, 폭발적인 성능, 중독적인 배기음. AMG GT를 표현할 말이 또 뭐가 있을까? 포르쉐 911의 강력한 라이벌쯤 되려나

AMG의 영역 확장이 끝없이 이뤄지고 있다. 세단과 SUV, 쿠페를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라인업에 걸쳐 고성능을 담아낸 AMG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인 BMW M과 비교해도 가짓수만큼은 엎치락뒤치락,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AMG 라인업을 채워갈수록 판매량도 솟구쳤다. 최신 AMG 모델의 운동 성능이 빠르게 발전, 서슬 퍼런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M과 폭발적인 출력을 앞세웠던 AMG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기에 스포츠 주행을 즐기려는 이들도 많이 찾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물론, 동급에서 가장 고급스럽기로 소문난 인테리어의 품격은 라이벌을 압도한다. 고성능과 프리미엄의 이율배반적인 조화, AMG의 정점이 바로 AMG GT다.

AMG GT는 지난 2009년 선보인 SLS AMG의 뒤를 이어 AMG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두 번째 모델. 극단적인 롱 노즈 숏 데크 형태를 지닌 프런트 미드십 구조의 실루엣이 SLS와 흡사하지만, 메르세데스는 AMG GT가 SLS의 후속 모델이 아니라 완전히 개별적인 모델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숨길 수 없는 진한 혈통의 증거가 AMG GT 곳곳에 깃들어 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주철로 경량화를 꾀한 차체의 앞뒤 무게를 47:53 비율로 나누기 위해, 앞차축과 캐빈 사이에 엔진을 배치하고 카본 드라이브 샤프트로 연결된 7단 DCT를 뒤차축에 배치한 건 SLS에서도 사용한 방식. 높은 횡 G가 계속되는 격렬한 주행에서도 엔진오일이 원활하게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드라이섬프 냉각 방식 또한 이어지고 있다. 이로써 엔진을 더 낮게 배치해 무게중심을 낮추는 효과도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시승차는 고성능 버전인 GT S 모델로, 프런트 범퍼 아래 엔진 냉각을 도와주는 에어 패널도 달았다.

SLS와 AMG GT가 크게 다른 게 있다면 SLS의 6.3ℓ V8 자연흡기 엔진 대신, 90°를 이루는 실린더 뱅크 사이에 2개의 터보차저를 넣어 빠른 스로틀 반응과 흡배기의 효율성을 높인 4.0ℓ V8 트윈 터보 엔진을 품었다는 것. 엔진의 크기를 대폭 줄였지만, 500마력에 육박하는 출력과 60.0kg·m를 훌쩍 뛰어넘는 힘은 다분히 폭력적이다. 내뿜는 배출가스가 줄어들고 연비도 높아진 건 당연하다. SLS를 타본 적이 없어 어떤 느낌일지 알 수 없지만, AMG GT는 마치 도로 위에 사나운 맹수를 풀어놓은 것처럼 아스팔트를 열렬히 박차며 달린다.

현재 모델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엔진을 손봐 성능을 아주 조금 업그레이드했다. 시승차의 경우 12마력, 1.9kg·m를 더했지만 크게 와닿는 수치는 아니다. 그보다 2018년형 모델부터 GT S에 AMG 라이드 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과 전자식 LSD,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와 에어로다이내믹스 패키지 등이 기본 장비라는 게 더 인상적인 변화다. 모두 더 강력하고 날렵한 주행 성능을 위한 장비다.

물론, 빼놓을 수 없는 것도 있다. 모터스포츠에 출전 중인 AMG GT3 레이스카에서나 볼 수 있던 파나메리카나 그릴로 얼굴을 장식한 것도 놓치면 섭섭한 변화다. 고급스러운 나파 가죽으로 장식한 실내는 달라진 점을 찾을 수 없다. 실내에 올라 몸을 꽉 붙들어 매는 시트에 몸을 맡기면, 밖에서 보기보다 실내가 넓고 아늑하다는 걸 깨닫는다. 체구에 비해 거대한 크기의 스티어링 휠은 알칸타라 옵션을 둘러 그립이 상당히 좋다. 조막손만 한 기어 레버는 여전히 쓰기 불편한 뒤쪽 멀리 가 있고, 비상등 버튼이 생뚱맞게도 오버헤드 콘솔에 있는 것도 그대로다.

AMG GT는 달리기 위해 태어난 혈통을 굳이 숨기려 들지 않는다. 엔진을 깨우는 순간부터 주행 모드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성향을 뚜렷이 바꾸며 파워트레인과 하체를 수축하고 이완한다. 압권은 단연코 GT S에 허용된 레이스 모드. 스포츠 플러스 모드부터 고동치기 시작하는 엔진을 운전자 입맛대로 다룰 수 있도록 수동 변속을 적극적으로 권하기 때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을 더 팽팽히 조이고 자세 제어 장치를 느슨하게 풀었는데도 폭 295mm의 뒤타이어가 노면을 꽉 움켜쥐고 달린다. 강력한 성능을 쏟아내기엔 최적인 셈. 컴포트 모드에서도 하체가 단단한 편이기에 일반 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까지만 써도 충분하다. 다만, 도로 위에서 중독성 깊은 가변 배기 사운드에 너무 심취하면 뜨거운 눈길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할 것.

AMG GT는 AMG 브랜드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는 모델이자, 아이코닉 스포츠카 포르쉐 911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SLS AMG가 값비싼 한정판 모델에 가까웠다면, AMG GT는 접근성 좋은 가격과 훌륭한 성능을 갖춰 911이 지키고 있는 시장에 뛰어들었다. 포르쉐가 4도어 스포츠 세단 파나메라를 선보였듯, AMG 또한 GT 4도어 모델을 출시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포르쉐와 AMG의 대결이 이렇게 흥미진진할 줄 누가 알았겠나.


LOVE 짐승의 격정적인 포효

HATE GT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단단한 서스펜션

VERDICT 포르쉐 911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


Mercedes-AMG GT S

Price 2억900만 원

Engine 3982cc V8 가솔린 트윈터보, 522마력@6250rpm, 68.2kg·m@1800~5000rpm

Transmission 7단 DCT, RWD

Performance 0→100 3.8초, 310km/h, 7.7km/ℓ, CO₂ 229g/km

Weight 1675kg

 

이세환 사진 김범석

이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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