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안녕, BMW M2

화끈한 M 가문의 막내가 마지막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았다. 그렇다고 너무 아쉬워하지는 말자. 더 화려한 모습으로 곧 돌아올 테니

나날이 강력해지는 배출가스 규제의 촘촘한 그물망을 통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겪고 있는 딜레마다. 유럽의 강화된 배출가스 측정 방식 WLTP(국제 표준 배출가스 측정 방법)에 따라 신차는 더 엄격해진 시험대 위에 올랐다.

BMW M2 역시 마찬가지다. 더이상 기존의 N55B30T0 엔진으로는 강화된 기준을 통과할 수 없었고 급기야 단종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엄밀히 말해서 단종은 아니다. M2의 고성능 버전인 M2 컴페티션 모델이 그 자리를 대체하기 때문. 원래는 상위 버전으로 추가될 예정이었으나, 운명적으로 자리를 이어받은 셈이다. M2 컴페티션에는 현재 M3와 M4에 들어 있는 S55B30T0 엔진이 들어간다.

N55 엔진과 S55 엔진의 주요한 차이는 더 강한 출력(370→405마력)을 내기 위한 피스톤과 밸브, 터보차저의 개수(싱글/트윈), 높아진 출력을 뒷받침하는 냉각 시스템 등이다. 더욱 날카롭게 다듬은 외관 디자인과 제동 성능을 높인 브레이크, 핸들링 성능 향상을 위한 엔진룸 내부의 탄소 섬유 스트럿 바, 더 낮춘 서스펜션과 M 드라이브 모드 세팅을 저장해놓을 수 있는 M 모드 버튼 등 다양한 업그레이드 또한 이뤄졌다.

그럼, 여기 사진 속의 M2는 뭐냐고? 눈치챘겠지만 단종이 확정된 기존의 M2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부분 변경을 거친 M2 LCI 모델. 이제 막 유럽에서 데뷔한 M2 컴페티션이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 만날 수 있는 마지막 M2인 셈이다. 페이스리프트지만 바뀐 부분은 많지 않다. 기존 모델에서 크게 손댈 곳이 없었다는 말과 같다. 바이제논 헤드램프 대신 육각형 엔젤 아이가 들어 있는 풀 LED 어댑티브 헤드램프로 바뀌었고, LED 테일램프의 그래픽 또한 바뀌었다. 카본 소재의 새로운 리어 스포일러와 리어 디퓨저도 눈길을 끄는 요소.

얼핏 봐서는 실내에서 뭐가 달라졌는지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M2와 조금만 달리다 보면 퍼뜩 눈치챌 수 있다. 최신 BMW 같지 않던 이전 계기반의 주황빛 조명이 하얀색으로 바뀌어서 야밤에 보기 좋아졌고, 스포츠 시트는 허리 받침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컵홀더 사이의 USB 슬롯과 콘솔 박스 안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트렌드에 맞는 변화. 게다가 i드라이브 컨트롤러로만 조작할 수 있던 센터 모니터는 터치 기능을 받아들였고, UI 또한 최신 BMW 스타일로 다듬었다.

주행 성능과 연관된 변화는 없다. 짧은 차체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과 화끈한 달리기 실력으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악동 이미지의 M이 나왔다고 평가받은 M2 아니던가. M2 컴페티션처럼 파워트레인을 바꾸지 않는 이상, 크게 손볼 곳은 없었을 것이다. M2는 여전히 생동감 넘치는 주행 감각을 보여준다. 최고출력 370마력을 온전히 쏟아부으며 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고, 휠베이스가 짧은 탓에 고속에서의 안정감도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코너에 빠르게 진입해 매끈하게 돌아나가는 능력만큼은 엄지를 척 세워도 전혀 아깝지 않다. 기계적인 요소와 훌륭하게 세팅한 전자 장비의 만남으로 꽁무니를 쉽게 흘리질 않는다. 좀 더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M2와 함께 꼬불꼬불한 서킷으로 가고 싶었던 이유다.

아드레날린을 더 뽑아내기 위해 ESC의 개입을 느슨하게 만드는 M 다이내믹 모드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오가며 M2를 코너로 내던졌다. 배기사운드가 커질수록 흥분지수도 덩달아 상승했다. 기어를 3단에 물리고 코너를 빠르게 벗어나며 6000rpm 부근까지 높인 찰나, 오른손으로 패들 시프트를 당기자 뒤통수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충격이 이어졌다. 여운은 오래 갔다. 짜릿함은 쉽게 가시지 않았고 뻥 뚫린 도로와 코너를 만날 때마다 엔진 회전수를 높이는 일이 즐거웠다. 하지만 돌덩이처럼 단단한 하체 탓에 시승한 생각만 할 때면 지금도 허리에 통증이 가시질 않는다. 짜릿한 재미를 위해 편안한 승차감을 과감히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궁극적인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 중에는 또한, 변속 속도가 더 빠른 7단 DCT 대신 직접 다룰 수 있는 6단 수동변속기를 원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M2의 전신 격인 1M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몰렸던 뜨거운 관심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과연 M2 컴페티션은 두 종류의 변속기를 모두 품고 국내에 들어올 수 있을까? 그럴 수 있기를 고대하며, 운명을 다해가는 M2와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LOVE 형들보다 시원한 배기음

HATE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단단함

VERDICT 코너를 찾아 유랑하는 악동


BMW M2

Price 7510만 원

Engine 2979cc I6 가솔린 터보, 370마력@6500rpm, 47.5kg·m@1400~5560rpm

Transmission 7단 DCT, RWD

Performance 0→100 4.3초, 250km/h, 9.4km/ℓ, CO₂ 184g/km

Weight 1585kg

 

이세환 사진 김범석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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