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심탄회] 필수품으로 거듭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미래엔 어떤 모습일까?

고작 라디오나 카세트테이프 밖에 없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 자동차는 그야말로 첨단 기술의 결정체다. 거대한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수많은 기능을 한데 품은 인포테인먼트의 허와 실을 이야기해본다


대체 인포테인먼트가 뭐야?

김장원 기자

옛날엔 정말 허술했다. 그래도 그런대로 쓸만했다. 1990년대에는 CD가 빠르게 보급됐지만, 자동차는 한발 뒤처졌다. 그때는 휴대용 CD 플레이어를 달아 신호선을 따로 연결해 음악을 들었다. 거추장스러워 보여도 그땐 그게 참 멋졌다. 내비게이션? 시트 백 포켓에 넣어둔 전국지도면 충분했다. 그거 하나면 못 가는 데가 없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진짜다.

이세환 기자

인포테인먼트란 쉽게 말하면, 차 안에서 자동차 관련 정보와 기능을 다루고 음악과 라디오, TV와 내비게이션을 담당하는 시스템을 총칭하는 말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 차의 뒷좌석 천장에 달렸던 모니터에서 나오는 TV를 보며 멀미를 참았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게 최고급 옵션이었다. 요즘엔 라디오는 기본이고, 약간의 옵션만 넣으면 위의 기능을 전부 담고 있는 터치스크린이 달려 나온다.


이런 기능도 돼?

김장원 기자

제조사마다 독특한 인포테인먼트를 선보이는데,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테슬라다. 내가 중학생 때 정말 사고 싶었던 17″ 모니터를 센터패시아에 박아넣었다. 디스플레이 크기만 작았지 볼보도 사실 이런 형태와 비슷하다. 남들 모두가 가로형 디스플레이를 벗어나지 못할 때 세로형으로 히트를 쳤다. 가장 신기했던 건 K9의 후측방 모니터 기능이었다. 사이드미러 시야를 계기반으로 옮겨온 신기함이란….

이세환 기자

2010년대에 들어서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의 진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처음 봤을 때 신기했던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사각지대 경고등까지 보여줄 정도로 진화했다. 케이블만 연결하면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이어주는 애플 카플레이는 기존에 블루투스로 연결해야 했던 번거로움을 날려버렸다. 최근 현대차는 인공지능 음원 서버를 통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정보를 알려주는 사운드하운드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자동차는 나날이 편해지고 있다.


버튼? 터치? 다이얼?

김장원 기자

버튼을 사랑하는 메르세데스와 포르쉐가 점점 버튼을 날려버리는 것만 봐도 대세는 터치스크린이다. 실제로 터치식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한 인테리어가 더 멋지고 깔끔하다. 그러나 나는 아직 직접 누르거나 돌리는 아날로그 방식이 편하다. 자주 조작하는 공조 장치나 오디오 볼륨, 열선 시트는 제발 버튼으로 남겨두길 바란다.

이세환 기자

모터쇼에 오르는 최신 컨셉트카의 실내를 살펴보면 자동차의 형태만 남아 있을 뿐, 버튼과 다이얼, 심지어 터치스크린조차 사라진 걸 볼 수 있다. 이런 차가 실제로 양산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모든 기능을 다루려면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야 한다는 소리 아닌가? 실제로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음성 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지진 않겠지만, 감기에 걸려 목이라도 쉰다면 어떻게 될까?


유행도 좋지만 이건 아니라고!

김장원 기자

화려함으로 따지면 메르세데스가 최고지만, 조작성은 정말이지 한숨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는 다이얼과 터치패널 그리고 버튼을 모두 활용하고 있지만, 하나도 편한 게 없다. 아무래도 셋 사이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그에 반해 테슬라는 일방통행식 터치스크린이 오히려 문제다. 모든 기능을 모조리 터치스크린에 쓸어 담는 것도 모자라 내 시선까지 쓸어 담을 심산이다.

이세환 기자

과유불급이란 말은 자동차에도 해당하는 사자성어다. 값비싸지만 쓸모없는 기능이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건 BMW의 제스처 컨트롤. 손동작을 인식해서 음량이나 실내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인데, 인식률이 낮아서 손을 정확히 움직이느라 오히려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다. 두 번째는 여러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는 터치패드. 손가락을 터치해 모니터 속 커서를 움직이거나 내비게이션 입력지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인데, 어쩌면 그토록 부정확한지 쓰다 보면 답답해서 욕이 튀어나올 지경이다.


이제 내 차가 비서가 되는 건가?

김장원 기자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최근 A-클래스에서 선보인 MBUX는 음성으로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으며 손짓으로 간단한 명령도 내릴 수 있다. 게다가 운전자의 사용 패턴을 학습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자주 듣는 라디오 채널이나 자주 통화하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자동으로 추천하기도 한다. 사실 내 아이폰에도 ‘시리’라는 디지털 비서가 있지만 무능해서 부를 일이 없다. 과연 MBUX는 시리보다 똑똑할까?

이세환 기자

현대기아차는 카카오와 협력해 내비게이션 목적지나 맛집, 관광지 등의 정보를 음성 명령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 I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이 선보인 인공지능 플랫폼 알렉사도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다. 음악 재생, 날씨 정보, 교통 정보 등의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며, 사용자가 자주 말하는 단어나 패턴을 학습한다고 한다. 미래의 운전자는 기분에 맞춰 음악을 틀거나 목적지 부근의 맛집을 검색하고, 집 거실 전등을 미리 켜두는 개인 비서를 갖게 되는 셈이다.


VR? 이런 것도 나와?

김장원 기자

결국 빠르게 발전하는 IT 기술과 AI 기술이 자동차 안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모습이다. 2018 CES에서 삼성이 소개한 디지털 콕핏은 대시보드 전체를 거대한 디스플레이로 가득 채웠다. 옆에 탄 아이에게 <헬로 카봇>을 와이드 스크린으로 보여줄 수 있으며, 다이얼 버튼을 운전자 취향에 맞도록 설정해 나만의 콕핏을 만들 수 있다. VR? 아직 그런 차는 못 봤지만 차가 날아다닐 때쯤이면 가능할 수도….

이세환 기자

자동차는 점점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하고 있다. 머지않아 첨단 IT 기술이 자동차의 콕핏을 가득 채울 게 분명하다. 결국 우리는 자율주행차로 나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중이다.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 우리는 교통 정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인공지능 비서의 로봇 팔이 따라준 커피를 마시며 앞 창문 가득 펼쳐진 영화를 감상하게 될지도 모른다.

 

김장원, 이세환

이세환

사람과 자동차, 당신의 이야기와 우리의 자동차를 함께 나누고픈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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