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유행에 집착하는 거 아냐? 기아 스포티지 더 볼드

더 과감한 얼굴과 최신 유행을 온몸에 두르고 나타난 스포티지 더 볼드. 스포티지는 트렌드에 열광하는 사춘기 소년처럼 톡톡 튄다

모델의 수명을 한 번 더 연장하기 위한 페이스리프트. 여러 자동차 제조사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상품성을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는다. 페이스리프트를 가장 잘 활용하는 브랜드가 바로 현대와 기아다. 스포티지 역시 4.5세대로 거듭났다. 이름하여 스포티지 더 볼드. 오래된 이름에 ‘더 볼드’라는 수식어를 붙여 조금이라도 변화된 스포티지를 강조하려 애쓰고 있다. 아무튼 ‘더 볼드’라는 꼬리말은 제법 잘 어울린다. 우리가 강조하고 싶은 문구에 볼드(Bold) 효과를 더하듯, 4.5세대 스포티지는 커다란 변화 대신 은은하게 강조하는 스타일을 뽐낸다.

외관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앞쪽에 집중되어 있다. 헤드램프에 LED를 적용하고 내부 그래픽을 섬세하게 다듬어 최신 기아의 스타일을 반영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핫스탬핑 공법으로 고급감을 더했으며 폭을 늘려 더욱 과감한 인상을 남긴다. 안개등 부위는 매우 입체적이다. 범퍼 장식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단면의 각도를 달리해 잔뜩 멋 부린 느낌이다.

실내에서도 작은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더욱 날렵한 스티어링 휠을 달았으며, 센터 디스플레이와 베젤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심리스 내비게이션과 에어 벤트를 산뜻하게 바꿨다. 버튼의 배치나 품질은 여전히 훌륭하며, 국내 소비자의 수요를 정확히 꿰뚫는 수납 공간과 풍요로운 편의 장비를 그대로 품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는 페이스리프트를 기회 삼아 새로운 엔진을 투입했다. 스마트스트림 D 1.6 엔진은 기존의 U2 디젤 엔진을 대체해 효율을 높인 게 특징이다. 알루미늄 소재로 무게를 줄이고 고압 인젝터와 저마찰 터보차저 조합의 고효율 연소 시스템, 경량화된 피스톤, 히터로 냉각수를 분배해 온도를 제어하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 등 신형 엔진의 경쟁력은 효율성에 초점을 맞췄다. 독특한 점은 타이밍 시스템 구동 방식을 기존 체인에서 벨트로 바꾼 것인데, 덕분에 회전 소음도 줄이고 제작 단가도 줄일 수 있었다.

크기로 보나 출력으로 보나 스마트스트림 D 1.6 모델이 합리적이지만, 시승차는 우리에게 익숙한 R 2.0 디젤 모델이었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로 이전과 동일하지만, 새로운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연비가 0.5km/ℓ 높아졌다. 이전 스포티지 역시 충분한 힘을 보여줬기에 더이상 출력을 의심할 필요 없었다. 도심을 달리든 고속도로를 질주하든 언제나 든든한 토크가 뚝심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의 활약으로 영리한 주행이 이어진다. 8단 자동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으로 유연한 변속과 부드러운 반응이 특징이다. 수동 모드에서 완벽한 변속 타이밍을 기대하기 힘드나 일상 주행에선 충분히 빠르고 자동변속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출력에 대한 기대가 있다거나 조금이라도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R 2.0 모델이 제격이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추월할 때 스트레스가 없고 제법 단단하게 조율된 스포티지의 하체 세팅과 더불어 젊은 기아의 주행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실내 공간은 동급보다 여전히 넓고 유용하며, 시트 등받이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뒷좌석과 트렁크 공간 활용성도 매우 훌륭하다.

무엇보다 이번 변화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건 바로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이다. 고속도로 주행보조(HDA)를 탑재한 스포티지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면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차선을 넘지 않고 스스로 달린다. 현대와 기아에 빠르게 적용되는 이 시스템은 매우 편리하며 제법 완성도가 높다. 주의할 점은 차간 거리 유지 기능은 완전히 정차할 때까지 작동하지만, 조향 보조 기능은 약 50km/h를 넘겨야 활성화된다는 점이다. 즉, 고속으로 달릴 땐 잠시 여유를 즐겨도 좋지만 속도가 낮아지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외에도 크루즈 컨트롤 상황에서 도로별 제한속도를 자동으로 맞춰주고, 과속 단속 구간에서 속도를 맞춰주는 등 수입차는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국산차의 매력을 한껏 경험할 수 있다.

현대 투싼도 페이스리프트가 된 시점에서 둘은 쟁쟁한 경쟁 모델이자 유일한 선택지다. 다른 동급 모델도 있지만 사실 둘의 경쟁력은 나머지를 압도한다. 둘은 성능도 비슷하고 유행에 충실한 디자인과 상품성을 자랑하기에 당신이 끌리는 스타일을 선택해도 좋다. 신차가 빠르게 구형이 되어버리는 아쉬움도 있지만,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페이스리프트가 소비자로선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LOVE 신선한 스타일과 똑똑한 주행 보조 기능

HATE 유행에 집착하는 SPA 브랜드 느낌

VERDICT 패밀리카로써 나쁘지 않은 선택


Kia Sportage The Bold R 2.0

Price 3038만 원

Engine 1995cc I4 터보 디젤, 186마력@4000rpm, 41.0kg·m@1750~275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km/h, 14.4km/ℓ, CO₂ 131g/km

Weight 1670kg

김장원 사진 최대일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