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의 다 준비된 것 같아, 기아 니로 EV

주행 가능 거리, 실내 공간, 충전 소요 시간. 전기차가 대중화에 성공하려면 꼭 갖춰야 할 조건이다. 과연 누가 이 게임의 승자가 될까? 니로 EV는 승자의 조건을 거의 다 갖췄다

2020년.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고대하는 전기차 시대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2년 뒤 가장 성공적인 전기차는 무엇이며, 어떤 제조사가 기쁨을 맛볼 것인가? 우리는 지금 나오는 전기차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기아는 이제까지 소형차를 대상으로 전동화를 실현했다. 2011년 경차인 레이 EV를 출시했고 2014년에는 쏘울 EV를 내놓아 실용적인 모델을 기반으로 대중적인 전기차를 만들었다. 하지만 91km를 달릴 수 있는 레이 EV와 180km의 쏘울 EV를 두고서 누가 흔쾌히 전기차를 살 수 있을까? 우리는 기아의 실험적인 시도에 격려를 보냈을 뿐, 현실적으로 매력적인 전기차라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출시한 니로 EV는 스펙부터 다르다. 국내 전기차 중 가장 넉넉한 크기를 자랑하며 385km의 주행 가능 거리를 확보해 매력적인 장거리 주행 능력도 갖췄다.

니로는 참 괜찮은 차다. 패밀리카로써 충분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올려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디자인 면에서 호불호가 나뉘지만, 적당한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합리적인 선택임에 틀림없다. 니로 EV 역시 타고 난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바로 실내 공간이다. 볼트와 코나가 ‘최고의 소형 EV’ 타이틀을 두고 경쟁을 펼칠 동안, 니로 EV는 체급을 올려 더욱 다양한 소비자층에게 한발 다가간다.

전기차가 상징하는 친환경 컨셉트는 니로 EV의 외모를 신선하게 바꾸어 놓았다.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에 기하학적인 패턴을 더하고 안개등과 주간주행등을 한데 모아 소소하게 멋을 부렸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파란색은 여전히 전기차의 상징이다. 니로 EV는 자랑스럽게 파란색 트림을 둘렀다.

하지만 관심이 가는 건 이 차의 외모가 아니라 전기차로써의 자질이다. 니로 EV는 64kWh 배터리 모델과 주행 거리가 짧은 소비자를 위해 39.2kWh 배터리를 탑재한 슬림 패키지로 구성했다(350만 원 저렴하다). 기본적으로 파워트레인은 코나 EV와 공유한다. 고밀도의 고전압 배터리에 수랭식 냉각 시스템을 적용하고 효율성을 높인 전기모터가 맞물린다.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전기차와 달리 통합전력제어장치(EPCU: Electric Power Control Unit)와 모터를 통합한 것이다. 덕분에 파워트레인의 크기는 줄이고 구조는 더 단순해졌다. 모터의 효율성이나 EPCU의 출력 밀도 역시 개선되어 쏘울 EV나 볼트 EV와 비교해도 월등히 앞선다. 최고출력 150kW(204마력), 최대토크 40.3kg·m로 웬만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부럽지 않다.

실내는 기존의 니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쾌적하고 트렁크 공간 역시 451ℓ로 경쟁 전기차는 물론 니로 하이브리드보다 더 넓다.

또한 전기차만의 차별화를 위해 재래식 기어 레버를 삭제하고 시프트 바이 와이어 방식의 변속 다이얼을 마련했는데, 장난감 같은 품질과 어색한 조작감은 공감하기 어렵다.

힘은 충분하다. 추월도 쉽고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활기차게 치고 나간다. 고속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지만, 아우토반이 없는 한국에서 니로 EV는 충분한 힘을 뽑아낸다. 기아는 아주 신통한 기능을 선보였는데 바로 스마트 회생 시스템이다. 주행 중 오른쪽 패들 시프트를 길게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된다.

이 기능은 도로 경사 및 앞 차량의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회생 제동 단계를 조절한다. 이를테면, 앞차의 속도가 느리거나 내리막길을 달릴 땐 회생 제동의 강도를 높여 엔진 브레이크 효과를 낸다. 판단도 정확하고 똑똑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제동이나 가속도 줄어든다. 운전은 편하고 높은 효율은 덤이다.

그밖에 편의 장비도 알차게 구성했다. 기본 트림 모델에도 통풍 시트가 들어가며, 안전 운전을 돕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역시 기본 장비다. 하지만 200만 원만 보태면 후측방 충돌 경고와 하이빔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까지 들어가므로 더 합리적이다.

전기차의 한계는 여전히 남아있다. 쏘울 EV보다 무려 2배 이상 늘어난 주행 거리를 자랑한다 한들, 여전히 마음 놓고 여행을 떠나기엔 385km는 불안한 수치다. 그래도 니로 EV는 제법 다 갖췄다. 그동안 관심은 많았지만 섣불리 선택할 수 없었던 전기차를 두고 고민했다면 니로 EV가 괜찮은 대안이 될 것이다.


LOVE 매력적인 상품성과 주행 가능 거리

HATE 조잡한 변속 다이얼

VERDICT 여전히 빠른 감이 있지만 살 만한 전기차


Kia Niro EV

Price 4980만 원(세제 혜택 반영)

Engine 전기모터+64kWh 배터리, 204마력, 40.3kg·m

Transmission 1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km/h, 5.3km/kWh, CO₂ 0g/km

Weight 1755kg

 

김장원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