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승의 매력

넉넉하게 승객을 맞이할 수 있는 7개의 시트를 기본으로 상황에 맞게 드넓은 적재 공간까지 갖춘 7인승 모델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혼다 오딧세이와 포드 익스플로러 그리고 시트로엥 그랜드 C4 피카소(이하 피카소)는 크기도 제각각이고 장르도 다르다. 따라서, 비교 시승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누가 좋고 나쁘고를 논하는 기획이 아니기에 비교 시승은 아니다. 7명이 탈 수 있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혼다 오딧세이는 5세대 모델로 미니밴의 최대 시장인 북미에서 토요타 시에나와 최고의 자리를 다투는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기아자동차 카니발이 미니밴 시장을 장악하기에 판매량이 많지는 않다.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9인승, 연료 효율에 유리한 디젤 엔진이 카니발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카니발 7인승 가솔린 엔진과 오딧세이를 비교하면, 가격 말고는 오딧세이가 많은 부분 앞선다. 북미에서 팔리는 세도나(카니발, 가솔린 엔진 7인승)와 오딧세이의 대결을 보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정숙한 실내와 수납 공간 그리고 청소기를 넣어둔 아이디어는 정말이지 칭찬해주고 싶다. 운전석에 앉아 차근차근 실내를 보면, 큼지막한 버튼과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그리고 기어 변속 버튼으로 구성됐다. 모니터는 그래픽이 깔끔해 시인성이 좋고 아래 자리한 공조 시스템은 직관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뒤쪽 승객을 위한 천장형 모니터는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요소다.

미니밴의 3열은 운전석과 거리가 멀다. 운전석에서 고개를 뒤로 돌려 말하거나 큰 소리를 내야만 한다. 오딧세이는 캐빈토크와 캐빈와치 기능을 심었는데, 이 기능이 굉장히 재미있다. 터치스크린에서 두 기능을 불러올 수 있는데, 설치된 스피커와 카메라를 이용해 음성을 전달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능이다.

오딧세이는 3.5ℓ 가솔린 엔진으로 284마력의 최고출력과 36.2kg·m의 최대토크, 2095kg의 중량이다. 하이라이트는 10단 변속기다. 촘촘한 기어비는 출발부터 매우 가뿐하게 움직이며 안락한 주행 능력을 보여준다. 연비는 리터당 9.2km. 문제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기름값이다. 주행이 많다면, 가솔린 미니밴은 부담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무조건 가솔린을 추천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사숙고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1년 주행 거리가 1만 km가 넘으면 디젤을, 아니라면 가솔린을 추천한다.

자, 그럼 7인승 미니밴은 어느 가족에게 어울릴까? 전형적인 삼대 가족이다. 혹은 아이가 제법 큰 가정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2열은 2개의 좌석(본래 가운데 의자도 있어 8인승으로 나오지만, 활용성이 떨어져 오너들은 떼고 다닌다)은 넉넉하고 3열 역시 성인이 타고 다니기에 불편함은 없다. 다만, 미니밴의 특성상 트렁크에 많은 짐을 싣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짐(유모차 같은)이 많이 필요 없는, 어린아이를 제외한 가족에게 미니밴이 잘 어울릴 거라는 생각이다. 물론, 아이가 4명 정도 된다면 미니밴도 매우 합리적인 모델이다.

7인승 SUV 포드 익스플로러를 보자. 7인승 모델 중 인피니티 QX60도 매우 괜찮지만, 포드 익스플로러를 잊어서는 안 된다. 2017년 수입 SUV 1위였고 현재도 상위에 랭크될 만큼 저력을 보이는 몇 안 되는 모델이다. 신형 모델 공개에 대해 가닥이 잡히고 있는 상황에서도 판매량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괜찮은 가격대가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시장 흐름도 SUV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거기에, 디젤 엔진에 대한 신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익스플로러는 외모에서 풍기는 묘한 중압감이 있다. 비단, 크다고 해서 풍기는 건 아니다. 듬직해 보이는 디자인과 하체를 떠받치고 있는 다부진 휠까지. ‘익스플로러’라는 이름처럼 떠나기 좋아하는 소비자에게 잘 어울린다. 실내도 미래 지향적인 느낌이 아니다. 평범해 보이는 디스플레이 모니터 아래로 여러 기능을 수행할 간결한 버튼만 자리한다. 그냥 ‘있을 것만 있는’ 느낌이다. 익스플로러의 기어 레버가 버튼식이었다면, 이상했을 것 같다. 두툼한 레버를 움켜쥐고 명령을 내리는 느낌이 훨씬 잘 어울린다.

개인적으로 어린아이가 3명인 다둥이 가정에 익스플로러가 좋다고 생각한다. 미니밴도 잘 어울리지만, 유모차 등 부피가 큰 짐을 싣기 위해서는 미니밴보다는 SUV가 낫다. 2열에 나란히 아이를 앉히고, 넓은 트렁크가 온갖 짐을 집어삼켜야 하기 때문이다. 공간 구성을 어찌하느냐에 따라 미니밴이 유리할 수 있으니 생각을 잘해야 한다.

익스플로러의 3열은 버튼으로 쉽게 꺼내고 넣을 수 있다. 이 기능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끈을 당기면서 낑낑거리지 않고 버튼만 누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오늘 모인 3대 중,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장점은 유일한 4륜구동 모델이라는 점이다. 기어 레버 쪽에 자리한 로터리 스위치는 어떠한 길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가족과 캠핑 등을 즐긴다면, 단연 SUV를 선택해야 한다.

2.3ℓ 에코부스트 엔진은 274마력의 최고출력과 41.5kg·m의 토크를 쏟아내며 당차게 움직인다. 3.5ℓ 자연흡기 엔진보다 출력은 20마력 낮지만, 토크는 6.2kg·m 높아 치고 나가는 능력은 더욱 좋다. 터보 엔진의 특성상, 출력과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구간도 낮아 운전이 훨씬 수월하다. 다만, 엔진음에 민감한 이들이라면 6기통 모델을 추천하고 그렇지 않다면 오늘 시승차인 4기통 모델을 선택하라. 4기통 모델의 엔진음이 조금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미니밴과 SUV를 만나봤으니, 이젠 MPV다. 오늘 모인 모델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엄연히 7인승 모델이다. 독특하다고 말이 많았던 헤드램프와 주간 주행등의 위치는 현재 다른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을 만큼 시대를 앞선 디자인이 돼버렸다. 현대 싼타페, 지프 체로키, 쉐보레 블레이저 등이 비슷하게 나왔다. 세단보다는 높고 SUV보다는 낮다. 이런 크로스오버가 제법 많아지긴 했지만, 피카소만큼 실내 공간이 뛰어난 모델은 없다.

운전석에 앉으면, 차의 상태를 알려주는 계기반이 스티어링 휠 뒤편이 아닌 대시보드 중앙 상단에 있다. 2열 시트는 독립된 방식이다. 보통의 자동차는 2열 가운데 자리에 앉아 있기 불편하지만, 피카소는 다르다. 제각각 움직이는 2열 시트는 어느 자리에 앉아도 불편함이 없다. 또한, 상황에 따라 시트 배열을 달리해 공간 활용성을 최대한 살릴 수도 있다.

윈드스크린과 글라스 루프는 피카소의 매력을 보여주는 아이템이다. 햇빛 가리개가 슬라이드 기능을 지원할 만큼 면적이 매우 넓고, A필러는 두 갈래로 나뉘며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많이 보인다는 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승객들이 느끼는 개방감이 좋아 쾌적한 실내 환경도 만들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이 매우 좋아하는 모델이 피카소다. 또한, 3열은 어린아이를 불편함 없이 태울 수 있어 옆집 순희 엄마와 순희를 만나 가까운 공원에 마실 나가기도 좋다.

덩치가 작다는 건, 주행 시 불편함이 줄어든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7인승 모델은 대부분 주차 면적을 꽉 채우기 마련이다. 주차장에 즐비하게 늘어선 카니발을 보더라도 주차 라인 안에 겨우 들어가 있거나(이런 운전자는 배려심이 강한 편이다) 선을 밟고 있을 정도다. 적어도 피카소는 그럴 일이 없다.

피카소는 디젤 엔진이다. 디젤 엔진의 인기가 조금씩 시들해지고 있지만, PSA 그룹의 디젤 엔진은 정말 믿어도 된다. 디젤 엔진에 관한 한 각종 특허와 전 차종 SCR 시스템 도입 등 디젤 엔진 최고의 명가다. 현재 디젤 엔진은 WLTP(Worldwide Harmoniz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기준 충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디젤 엔진을 정리하는 브랜드도 이번 방식의 영향이 크다. PSA 그룹은 지난 8월 말, 푸조, 시트로엥, DS의 모든 승용 모델이 이 기준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피카소는 7인승치고 작은 덩치, 디젤 엔진의 장점인 두툼한 토크 덕분에 출발부터 매우 경쾌하게 움직인다. 실용 구간에서 쏟아내는 힘이 운전을 쉽게 만든다.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을 잃지 않은 채 묵묵히 목적지를 향해 달릴 뿐이다. 피카소의 이러한 성격은 고스란히 기름값을 아끼게 해준다. 오딧세이와 익스플로러가 한 자릿수 연비를 보여주는 반면, 피카소는 1.6ℓ 모델 기준 14.2km/ℓ, 2.0ℓ는 12.9km/ℓ의 연비다. 물론, PSA 모델은 실연비가 더 잘 나오기로 소문이 자자하니, 급가속과 급출발 등을 하지 않는다면, 주유소 방문 횟수가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온종일 7인승 모델을 시승하면서, 개인적인 상황에 대입해봤다. 어린아이 2명을 둔 4인 가족. 부모님 댁이나 공원에 나들이를 가더라도 유모차를 비롯해 많은 짐을 실어야 한다. 특히, 운행 비율도 아내가 90% 정도기 때문에 나보다 아내 마음에 들어야 했다. 무엇보다, 한 달에 지출되는 기름값도 생각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우리 가족에게는 피카소가 제격이었다.

Ford Explorer 2.3 Ecoboost
Price 5790만 원
Engine 2261cc I4 가솔린 터보, 274마력@5500rpm, 41.5kg·m@25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7.9km/ℓ, CO₂ 215g/km
Weight 2195kg

Honda Odyssey
Price 5710만 원
Engine 3471cc V6 가솔린, 284마력@6000rpm, 36.2kg·m@4700rpm
Transmission 10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9.2km/ℓ, CO₂ 188g/km
Weight 2095kg

Citroën Grand C4 Picasso 2.0 Shine
Price 4939만 원
Engine 1997cc I4 터보 디젤, 150마력@4000rpm, 37.8kg·m@20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12.9km/ℓ, CO₂ 148g/km
Weight 168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