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의 SUV 듀오

한창 뜨거워지고 있는 SUV 흐름에 일찍이 뛰어들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노리는 SUV를 만들어내고 있는 쌍용차를 보라. 특히, 티볼리와 G4 렉스턴이 보여주는 원투 펀치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2015년 1월 등장한 이후로 꾸준히 상품성을 개선하고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B세그먼트 SUV 동네의 실력자로 자리매김한 티볼리. 지난해 막강한 경쟁자인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이 등장했지만, 오직 코나만 티볼리와 콤팩트 SUV 왕좌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때마침 티볼리의 디자인을 한층 감각적으로 꾸미고 고객 취향에 따라 디자인 커스터마이징을 시도해 티볼리 아머로 내세운 전략이 티볼리의 존재감을 굳히는 데 효과적이었다.

출시 후 4년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전 세계 판매 25만 대를 돌파한 티볼리가 쌍용차에 희망의 빛을 선사했다면, G4 렉스턴은 당당한 SUV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할 절호의 한 수였다. 전작인 렉스턴이 무려 16년간 페이스리프트를 연달아 거치며 상품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질긴 생명선을 이어온 뒤에 등장한 기대주이기에, 더 뜨거운 관심과 시선이 쏠리는 게 당연했다. 새로 개발한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거대한 SUV는, 그동안 선택지 적었던 국산 대형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이상적인 대안이 되기에 충분했다.

쌍용차는 최근 상품성을 한결 높인 2019년형 티볼리와 G4 렉스턴을 공개했다. SUV 시장에서 기틀을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쌍용차의 위치를 공고히 해줄, 시기적절한 행보다. 때마침 새롭게 단장한 뜨거운 형제를 함께 경험할 기회가 생겼다. SUV라면 응당 태어난 목적에 따라 자연의 품속으로 향해야 하지 않겠는가? 온갖 소음과 퀴퀴한 냄새로 가득한 서울 한복판을 벗어나, 호젓한 경기도 외곽으로 차머리를 돌렸다.

오랜만에 만난 티볼리는 외모에 활기가 넘친다.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첫인상의 50% 이상은 차체 색깔이 좌우한다. 무채색이 만연한 회색 도시에서 유독 화려한 분위기를 강하게 연출하는 건, 티볼리에 새롭게 추가한 오렌지팝 컬러의 영향이 크다. 주황색은 활력과 유쾌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색상 중 하나. 쌍용차 역시 티볼리의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20~30대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생동감과 젊음, 사용자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오렌지팝 컬러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산자락에 세워놓아도 화려함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쌍용차는 지난해 티볼리 아머를 출시하며 기어 에디션을 함께 선보였다. 다양한 전용 아이템을 마련해 운전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이는 2019년형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시승차는 화사한 오렌지팝 컬러에 지붕과 사이드미러를 하얀색으로 처리, 보닛과 테일게이트에는 전용 데칼까지 둘렀다. 새롭게 바뀐 점이 또 있다면, 앞뒤 범퍼에 크롬 몰딩을 둘렀다는 것.

티볼리와 동행한 맏형 G4 렉스턴은 우람한 덩치에서 발산하는 존재감이 강렬하다. 티볼리와 G4 렉스턴은 같은 혈통이라는 걸 드러내듯 비율이 묘하게 닮았다. 2019년형으로 거듭나며 바뀐 건 18″ 다이아몬드 커팅 휠의 디자인을 새로 다듬었다는 것. 시승차는 20″ 휠을 포함해 모든 옵션 및 장비를 다 쓸어 담은 최상위 트림 헤리티지 모델로, 이전까지 유라시아 에디션에만 들어가던 그물 타입 프런트 그릴이 헤리티지 모델과 어울려 은은히 빛난다. 차 키를 몸에 지닌 채 도어 핸들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문을 열고 잠글 수 있는 터치센싱 도어도 새로운 기능이다. 문을 열자 100만 원짜리 전동식 사이드스텝이 스르르 내려온다. 키 높고 덩치 큰 SUV에 오르는 게 쉽지 않은 이들을 위해 마련한 쌍용차의 배려다.

차에 올라서자 촘촘히 꿰맨 퀼팅 패턴으로 장식한 가죽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최상급 헤리티지 트림만의 특권이다. 새로 추가한 동승석 워크인 디바이스 버튼을 눌러 시트를 최대한 앞으로 밀어낸 뒤 뒷좌석으로 몸을 옮겼다. 여느 고급 대형 세단처럼 기품이 흘러넘칠 정도는 아니지만, 한없이 넓고 아늑한 건 일품이다.

G4 렉스턴의 인테리어가 단정한 품격을 자랑한다면, 티볼리의 캐빈은 좀 더 합리적인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앞뒤 도어 트림과 센터 콘솔 등 널찍한 공간 곳곳에 실용적인 수납 공간을 마련해 쓰임새 좋은 공간을 이뤄냈다.

카본 패턴으로 스타일 살린 앞좌석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좀 더 스포티하게 가다듬은 기어 레버. 바닥 평평하고 넓은 뒷좌석은 동급 모델 중에서는 가장 넓은 공간을 선사한다. 편의 장비 풍성한 현대기아차와 견줘도 좋을 만큼 다양한 옵션을 담고 있는 티볼리는, 2019년형에 이르러서 더 편리하고 똑똑한 기능을 더했다. 예컨대,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려 이동할 때 차에서 멀어지면 스스로 문이 잠기는 오토 클로징 도어 기능을 이제는 G4 렉스턴뿐 아니라 티볼리에서도 누릴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크루즈 컨트롤은 이제 기본 사양으로 거듭났고, 내리막길에서 5~30km/h 범위로 속도를 제한하는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도 모든 트림에 기본이다.

티볼리와 G4 렉스턴은 그야말로 생긴 것처럼 달린다. 티볼리는 신발 끈 묶고 활기차게 달리듯 경쾌한 주행 감각을 선보이고, G4 렉스턴은 진중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티볼리는 적절히 단단하게 세팅한 하체 덕분에 격한 움직임에도 차체가 요동치는 범위가 크지 않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을 넣으며 뒤 서스펜션을 토션 빔에서 멀티링크 구조로 바꾼 영향은, 승차감과 주행 감각의 미묘한 차이로 이어진다. 전륜구동 티볼리는 단단하면서 통통 튀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만난 4륜구동 티볼리는 한결 평온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파워트레인은 그대로지만, 진동과 소음을 더 확실히 차단했다.

아늑하고 편안한 승차감은 G4 렉스턴이 가진 최고의 장점 중 하나다. 적당히 롤과 피치를 허용하면서 달리는데,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감각이 일품이다. 단단한 주행 질감의 티볼리를 탄 뒤에 바로 G4 렉스턴에 오른 영향일 수도 있다. 유압식 스티어링의 질감도 좋다. 몸놀림이 결코 둔한 편은 아니지만, 이토록 큰 덩치에 매끈하고 역동적인 달리기 실력까지 바란다면 내 욕심이 과한 것이다. G4 렉스턴의 2.2ℓ 4기통 디젤 엔진은 조용할 뿐 아니라, 큰 덩치를 이끌기에 일상적인 주행에서 전혀 부족하지 않은 성능을 낸다.

150km/h를 넘어서는 영역까지 힘을 잘도 뽑아낸다. 게다가 2019년형 G4 렉스턴에는 내년 9월부터 더욱 강화되는 유로 6D 배출가스 기준을 위해 요소수를 이용하는 SCR이 들어간다. 마침내 도착한 경기도 외곽의 한적한 숲속. 인적이 드문 곳으로 찾아간 데는 이유가 있다. 아무리 도심형 크로스오버가 판치는 시대라고 한들, SUV란 모름지기 척박한 땅 위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릴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티볼리와 G4 렉스턴은 상황에 맞춰 앞뒤로 구동력을 수시로 나누는 똑똑한 4륜구동 시스템을 무기 삼아, 호젓한 자연을 누비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티볼리는 접지력 잃기 쉬운 흙길 위에서도 여전히 활기찬 달리기 실력을 뽐냈고, G4 렉스턴은 힘을 진득하게 나눠 쓰는 4륜구동 L 모드와 후륜구동 모드를 오가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을 제집처럼 누비기에 제격이다.

사람들이 SUV에 끌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높아서 시야가 좋아 운전하기 편하고, 실내 공간이 넓으며, 요즘 SUV는 예전 같지 않게 안정적이고 편안한 승차감과 풍성한 편의 장비까지 선사하기 때문이다. 이를 잘 파악한 쌍용차가 이뤄낸 결실이 바로, 티볼리와 G4 렉스턴이다. 2019년형으로 거듭나며 상품성을 한층 높인 티볼리와 G4 렉스턴의 인기몰이는 더 뜨거워질 것이며, SUV 시대를 맞이한 쌍용차의 성공은 계속될 것이다.

글 이세환 | 사진 최대일, 김범석

Ssangyong G4 Rexton Heritage
Price 4605만 원
Engine 2157cc I4 터보 디젤, 187마력@3800rpm, 43.0kg·m@ 1600~2600rpm Transmission 7단 자동, 4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10.1km/ℓ, CO₂ 194g/km
Weight 2180kg

Ssangyong Tivoli Armour 1.6 e-XDi
Price 2361 만 원
Engine 1597cc I4 터보 디젤, 115마력@4000rpm, 30.6kg·m@ 1500~25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4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13.4km/ℓ, CO₂ 142g/km
Weight 149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