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포식자를 찾아라!

포르쉐 911에 덤벼든 애스턴 마틴의 신예 밴티지. 하지만 겨뤄야 할 상대는 911뿐만 아니다. 재규어 F-타입이 서슬 퍼런 송곳니를 드러내며 밴티지의 뒤를 노린다

섹시한 모델의 화보에서 눈길을 돌리게 하는 관능적인 실루엣,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시종일관 불을 뿜는 거대한 내연기관, 실력 좋은 금관악기 연주자가 부러워할 만큼 심금을 울리는 배기 사운드, 그 무엇보다 식은 가슴을 뛰게 만들고 온몸의 신경으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게 만드는 짜릿한 질주를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하고 나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자동차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스포츠카의 중독적인 매력에서 쉽게 헤어나오기 힘든 이유다.

포르쉐 911이 바로 그런 차다. 그동안 수많은 스포츠카가 등장할 때마다 911을 겨냥하며 칼을 빼 들었지만, 정작 나가떨어진 건 911이 아니라 수많은 도전자였다. 911의 아성에 흠집은 낼 수 있어도,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포르쉐는 911을 더 맹렬하게 다듬었다. 더 많은 능력을 부여했고, 운전자의 솜씨가 신통치 않더라도 911 스스로 멋진 라인을 그리며 질주할 수 있도록 영리한 기능까지 곁들이며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911만 현시대에 맞게 진화한 건 아니다. 다른 브랜드라고 해서 뒷짐만 지고 있진 않았다.

재규어의 전통과 역사의 산물인 F-타입이 바로 그중 하나다. 과거와 현대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에 재규어 모터스포츠의 전통이 어린, 관능적인 스포츠카다. F-타입 역시 911을 향해 총구를 겨냥했지만, 포르쉐의 미드십 스포츠카 카이맨이 등장한 뒤로 크기나 성능 면에서 종종 카이맨의 비교 대상으로 오르내렸다. 좀 더 정확히 짚어보자면, 최근 300마력짜리 4기통 터보 엔진을 품고 나온 F-타입 P300은 카이맨과 견줄 만하나, 슈퍼차저를 올린 V6와 V8 모델은 성능 면에서 911과 비교하는 게 맞다. 그래서 오늘 나온 레드 컬러의 911 4 GTS 모델에 견주기 위해 우리가 초청한 F-타입은 575마력짜리 V8 엔진을 얹은 푸른빛의 최상위 SVR 버전이다.

남은 하나는 시선을 끄는 생경한 스포츠카다. 어찌 보면 야하고 좋게 말하면 지나칠 정도로 화려한 애시드 그린 컬러로(그냥 연두색이라고 하자) 온몸을 칠한 애스턴 마틴의 기대주, 신형 밴티지다. 오늘 모인 셋 중 날렵한 비율 하나만큼은 가장 멋스럽고 매혹적인 이 녀석은, 무려 13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하며 뜨거운 기대를 받는 신성이다. 애스턴 마틴 라인업 중 가장 많이 팔리기 때문이다. 괜히 60년이 넘는 전통적인 이름인 밴티지를 쓰는 게 아니다. 밴티지의 목표는 분명하고 의지는 단호하다. 동급 스포츠카 중 최고라 손꼽히는 포르쉐 911을 꺾는 것. 물론, 쟁쟁한 라이벌이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AMG GT가 있고 아우디 R8도 여전하며, 같은 고향 브랜드인 맥라렌의 570S는 결코 쉬이 볼 수 없는 상대다. 과연 밴티지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우리의 열정을 하얗게 소진할 수 있는 시간은 불과 한나절도 안 된다. 서둘러서 촬영지인 굽잇길로 행했다. 촬영 장소로 가기 전 밴티지 앞에서 마음을 다잡고 상큼한 연두색 문짝에 숨어 있는 손잡이를 빼내서 문을 열었다. 레이스카 분위기 짙은 콕핏이 반긴다.

사각형 스티어링 휠과 센터패시아에 박힌 기어 버튼은 애스턴 마틴의 오랜 전통. 불쑥 솟아오른 센터 콘솔 위에는 메르세데스에서 가져온 터치패드와 다이얼 컨트롤러가 한자리를 꿰차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그동안 벤츠 모델에서 보던 구성이라 익숙하다. 3개로 나뉜 디지털 계기반은 전투기 느낌이 물씬하다. 연두색 패널과 스티치로 멋 부리고 곳곳에 가죽을 두른 실내의 첫인상은 고급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품질이 떨어지고 조립 마감이 신통치 않은 부분도 눈에 띈다.

낮게 내려앉은 가죽 버킷 시트에 몸을 맡기고 투명한 시동 버튼을 눌러 밴티지를 깨웠다. AMG에서 가져온 4.0ℓ 핫 인사이드 V8 트윈터보 엔진이 부르르 떨면서 맞이한다. 쓰고 있는 엔진의 바탕은 같지만 얼마 전에 시승한 AMG GT와는 또 다른 느낌. 절절 끓는 감각의 AMG 엔진을 애스턴 마틴의 입맛에 맞춰 터보를 바꾸고 웨트 섬프 장치를 세팅하는 등 다시 손본 버전이다.

깊숙한 곳에서 울려 퍼져 나오는 고동 소리를 요란하게 드러내던 AMG GT와 달리, 밴티지는 꽤 점잖다. 밴티지의 최고출력은 510마력에 달하고 2000rpm부터 69.8kg·m의 넘치는 힘을 쏟아내며 0→100km/h까지 3.6초 만에 내달린다지만, 일반 도로에서 이토록 광포한 힘을 풀어놓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그나마 이런 환경에서 ZF 8단 자동변속기의 재빠른 변속 능력과 댐퍼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서스펜션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상위 모델인 그랜드 투어러 DB11에서 가져온 8단 기어박스는 토크컨버터 변속기가 이토록 빠르고 정확하게 작동했나 싶을 만큼 톱니바퀴를 바꿔 무는 솜씨가 굉장하다.

스포츠 모드부터 시작해 스포츠 플러스, 트랙 모드까지 나뉘는 주행 모드를 바꿀 때는 성격을 화끈하게 달리하며 운전자의 열정을 부추긴다. 신기한 건 주행 모드와 서스펜션 세팅을(주행 모드와 똑같이 나뉜다) 서로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는 건데, 단계에 따른 댐퍼의 변화 역시 뚜렷하다. 하체는 보디 롤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단단한 편이고 이따금 요철을 빠르게 지날 때 당황스러운 기색을 보이기도 하니, 일반 도로에서는 스포츠 모드까지만 쓰는 게 심장과 허리 건강에 이롭다. 아쉬운 건 흥을 돋우는 음악이 부족하다는 것. 파워트레인 세팅을 트랙 모드로 돌리기 전까지 스포츠 배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V8 엔진을 품은 화끈한 스포츠카치고 너무 점잔 빼는 건 아닌가 싶었다. 맛깔스러운 엔진음을 들려주는 것도 인색하긴 마찬가지다. 아쉬운 것 하나 더. 스티어링 휠에 달린 주행 모드와 댐퍼 세팅 조작 버튼을 누를 때 반응이 신통치 않아서 종종 계기반을 확인해야 할 때가 있다.

서울을 빠져나와 길이 좀 뚫리기 시작할 무렵, 비로소 넘쳐나는 파워를 조금씩 꺼내 쓸 기회가 찾아왔다. 가속 페달에 무게를 더하자 터보 엔진답지 않게 점진적으로 힘을 쌓아간다. 앞차가 옆으로 빠지는 순간에 맞춰 스로틀을 콱 열었다. 새빨간 태코미터 바늘이 순식간에 레드존인 7000rpm까지 치솟고 밴티지는 무시무시한 기세로 뻗어 나간다. 속도를 낮춘 뒤 비로소 트랙 모드로 돌려두고 다시 한번 스로틀을 열었다. 스로틀 반응은 다분히 과격해지고 괴물 같은 힘을 모조리 쏟아내려는 기세로 격렬하게 밀어붙인다. 그제야 배기 플랩이 제대로 열리는데, 날카로운 총성이 땅땅거리며 터질 때마다 AMG GT의 천둥 같은 파열음이 그리워진다. 그래도 터보차저를 받아들인 목으로 발버둥치는 911보다야 낫긴 하다.

마침내 도착한 촬영지. 단풍처럼 붉게 타오르는 911 4 GTS와 쾌청한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F-타입 SVR이 진작에 도착해 서로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밴티지가 끼어들었으니, 그들로서는 달갑지 않을 테다. 잔뜩 독이 오른 빨강 개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익숙한 911의 콕핏에 먼저 올랐다. 세대를 거듭하며 아이코닉 스포츠카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911이건만, 좀 전까지 밴티지의 레이스카 분위기 짙은 좁은 운전석에서 1시간을 넘게 보낸 터라 911의 실내는 여유롭기까지 했다.

GTS 모델은 알칸타라를 사방에 둘러 촉감까지 좋고 시트는 밴티지보다 편하다. 운전석 왼쪽 구멍을 찾아 키를 꽂아 돌려 시동을 걸었다. 이 얼마나 전통적이고 숭고한 의식인가. 잠깐 요란하게 성내던 수평대향 6기통 터보 엔진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동안 어떤 음악을 들으며 산을 타고 오를까 싶어 스마트폰을 연결했다. 그렇다. 나름 업데이트가 빠른 포르쉐는 911에도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도록 배려했다. 2018년형 밴티지는 전 세대의 벤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쓴 탓에 오직 블루투스 연결만 강요했다. 신형 911에는 더 쓰임새 좋은 터치스크린이 들어갈 예정이다.

산자락 와인딩 도로 초입에 들어선 우리는 굽이굽이 연속되는 코너를 돌아나가며 조금씩 템포를 올렸다. 저 앞에 연둣빛 스포츠카의 잔영이 코너 끄트머리마다 남았고 등 뒤에서는 온 산을 울릴 정도로 높은 톤의 맹렬한 F-타입 사운드가 수시로 들려왔다. 911의 배기 사운드는 그 소리에 파묻혀서 존재감을 잃었다. 뒤쪽에 놓인 엔진과 스포츠 배기 파이프가 이루는 듀엣도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 소리에서 탈출하려면 한시바삐 밴티지를 추격해야 한다.

 

코너를 대하는 911의 자세는 진중했다. 리드미컬하게 움직일수록 차체는 템포에 맞춰 완벽한 선을 그려나갔다. 사실 내가 한 것보다 911 GTS가 하는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전자식 스티어링 휠을 돌리고 페달 2개를 나눠 밟으면 그만이지만, 911 GTS의 내부에선 엔진 마운트가 끊임없이 균형을 유지하고 가변 댐퍼와 액티브 안티롤 바가 언제나 최상의 접지력을 찾아냈으며, 상황에 맞게 조금씩 돌아가는 뒷바퀴가 깔끔한 궤적을 그리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포르쉐는 역시 포르쉐다. 연속된 코너에선 575마력의 F-타입과 510마력을 자랑하는 밴티지보다 크게 떨어지는 450마력이란 숫자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엄청나게 똑똑한 7단 PDK 변속기의 도움을 받으면 누구라도 전문 드라이버처럼 빠르게 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 인상적인 건 엄청난 안정감과 편안한 승차감. 아무리 4륜구동이라지만 광기 어린 스포츠카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이 때문에 한계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밀어붙이다가는 극단적인 경우에 큰 사고까지 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안정감과 편안함은 F-타입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나긋나긋 평온하며 고급스러운 로장주 패턴 가죽 시트가 포근하게 감싼다. 911과 마찬가지로 4륜구동을 택한 SVR 버전은 뒷바퀴에 힘을 몰아주다가도 흉포한 성격을 드러낼 때 네 바퀴를 이용해 맹렬하게 가속했다. 영리한 4륜구동 시스템과 신속한 토크벡터링의 만남.

곧게 뻗은 길이 펼쳐질 때면 최고 575마력, 71.4kg·m를 뿜어내는 V8 5.0ℓ 트윈 슈퍼차저 엔진이 무지막지한 괴력을 발휘했다. 코너를 마주할 때마다 2, 3단을 오가며 스로틀을 조작할수록 F-타입의 야성미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훌륭한 조련사에게 훈련받은 동물원 우리 속 고양잇과 맹수에 불과하다. 영양분 가득한 사료를 너무 많이 먹어서인지 무게도 다른 둘보다 300kg이나 더 무겁다. 안정감 돋보이는 네 발 맹수의 등에 올라 밀림에 새로 들어온 도전자를 추격했다.

F-타입은 넓은 rpm 영역에서 일관적으로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도록 2개의 슈퍼차저를 품었다. 6세대까지 진화한 트윈 보어텍스 시스템이다. 출력 손실이 불가피한 슈퍼차저 구조지만, 재규어는 실린더 협곡 사이에 2개의 스크롤을 맞물려 압축공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이를 만회했다. 이로써 얻는 이익은 상당하다. 우리는 배기가스를 사용해 터보차저를 돌려야 하는 탓에 배기 파이프를 통과해 대기 중에 분출될 때까지 힘이 많이 빠져 매력이 희미해진 배기음을 911과 밴티지에서 경험했다. 하지만 F-타입은 흡기 과정에서 기능할 뿐 배기와 상관없는 슈퍼차저를 이용한 덕분에 5.0ℓ V8 엔진의 생동감 넘치는 배기 사운드를 고스란히 들려줬다.

가변 배기 시스템 버튼을 누르면 좌우 2개씩 달린 인코넬 티타늄 배기 파이프를 통해 흘러나오는 장렬하고 웅장한 사운드가 산중에 울려 퍼진다. 그래, 스포츠카는 이런 맛과 즐거움을 만끽하려고도 타는 거다. 재규어의 고성능 부서 SVO에서 매만진 F-타입 SVR의 외모는 익숙한 생김새의 911을 압도했고, 우악스럽게 벌린 입과 날카롭게 솟아오른 카본 리어 스포일러 윙이 유려하게 굴곡진 밴티지의 관능미를 짓밟았다. 이는 오직 SVR 모델만의 특권이다. 클래식한 느낌 강한 인테리어에도 SVR의 특권이 이어졌다. 화려함을 뽐내는 로장주 패턴의 품질 좋은 가죽이 손길을 빼앗았고, 군데군데 두른 알칸타라와 SVR 로고가 눈을 사로잡았다.

다시 만난 밴티지. 여기까지 오는 길에서 잠깐이나마 밴티지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거칠고 냉혹한 사냥꾼의 자질을 엿봤다. 밴티지는 과연 독을 품은 개구리와 발톱 숨긴 고양이를 물어뜯을 수 있을까? 앞서 떠난 둘을 향해 단숨에 고갯길 정상으로 달렸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세팅을 트랙 모드로 맞추니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 한층 날카로워지고 댐퍼가 돌덩이처럼 단단해진다. 밴티지는 911을 제압하기 위해 애스턴 마틴 최초로 전자식 디퍼렌셜을 달았고 프런트 미드십 엔진과 뒤차축에 끼운 변속기로 50:50의 완벽한 무게 배분을 이뤄냈다. 코너의 정점으로 뛰어들어 스로틀을 열고 빠져나가는 일련의 움직임이 놀랍도록 정교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4륜구동 911과 F-타입이 과하게 안정된 움직임을 보여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낀 걸 수도 있다. 강렬하고 거칠기 짝이 없던 밴티지가 박력 있는 코너링의 강자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짧은 시간 동안 불태웠던 열정이 스러져간다. 총합 6억 원을 뛰어넘는 스포츠카 3대와 함께한 하루. 최근 들어 가장 인상적인 시간이었다. 단순히 이들이 비싸고 엄청난 성능을 퍼붓는 자동차라서 그런 게 아니라, 순수한 내연기관이 위협받는 시대에 여전히 이토록 훌륭한 차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감명받아서다.

활력이 넘치는 신형 밴티지는 애스턴 마틴의 밝은 미래를 약속해줄 기대주일 뿐만 아니라, 고성능 스포츠카의 영역을 한결 넓혀줄 능력이 충분한 차다. 911은 여전히 쓰임새 좋은 데일리 스포츠카의 대표이고, F-타입은 존재 자체로도 가치 있는 아이코닉 스포츠카다.

글 이세환 | 사진 김범석

Porsche 911
Carrera 4 GTS
Price 1억8150만 원
Engine 2981cc F6 가솔린 트윈터보, 450마력@6000rpm, 56.1kg·m@2150~5000rpm
Transmission 7단 PDK, AWD
Performance 0→100 3.6초, 308km/h, 8.8km/ℓ, CO₂ 195g/km
Weight 1560kg

Jaguar F-Type SVR
Price 2억2580만 원
Engine 5000cc V8 가솔린 슈퍼차저, 575마력@6500rpm, 71.4kg·m@35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3.7초, 314km/h, 7.5km/ℓ, CO₂ 230g/km
Weight 1880kg

Aston Martin Vantage
Price 1억9800만 원
Engine 3982cc V8 가솔린 트윈터보, 510마력@6000rpm, 69.8kg·m@2000~50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RWD
Performance 0→100 3.6초, 314km/h, 9.7km/ℓ, CO₂ 236g/km
Weight 153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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