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 일병 구하기

3008, 5008의 변화는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제 남은 건, 푸조의 유일한 세단인 508이다. 푸조는 새로운 508을 만들기 위해 푸조의 디자인 팀은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수많은 세단 중에서도 소비자의 시선을 잡아끌 결정적인 한 방도 필요했을 테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을 구상해야 했으니 말이다.

자동차는 1mm의 차이만으로도 많은 게 바뀐다고 한다. 하지만, 푸조는 508의 대대적인 변화를 위해 전장을 무려 8cm 줄였고 전고는 6cm 낮췄다. 전고를 낮추는 결정적인 한 방은 프레임이 없는 윈도였다. 프레임을 없애면 2.5cm 정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크기가 줄어들면 실내 공간이 불리해지기 마련이지만, 푸조는 세심하게 다듬고 또 다듬었다. 변경된 부분이 실내 공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승객의 시야 확보가 잘 되는지, 트렁크 수납 공간은 어떤지 등을 연구하는 데에만 18개월이 걸렸다.

차체 비율도 비율이지만, 무엇보다 품위 있게 보여야 한다고 방향을 잡았던 터였다. 너무 심플하거나 세단의 갖고 있던 기존 전통을 많이 따르면 눈에 띄지 않을 거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자동차의 앞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푸조는 508의 주간 주행등에 카리스마를 심기 위해 노력했다. 헤드램프를 시작으로 날카롭게 튀어나온 주간 주행등은 야생 동물의 송곳니처럼 생겼다.

옆 모습은 굉장히 근육질로 표현했다. 6년 전 시작된 프로젝트 당시에는 이렇게 복잡한 판금 기술이 없었다. 푸조 판금 팀으로서는 굉장한 도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우디 몇몇 모델에 이런 공법이 적용됐기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많게는 16cm 정도 접혀 들어간 부분이 있기에 굉장한 도전이었지만, 디자인 팀이 엄청나게 닦달했다고 한다. 이러한 패키지가 완성되는 데 또 18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실내는 i-콕핏 철학을 철저히 따른다. 스티어링 휠 뒤에 자리한 계기반은 나이트비전까지 품었다. 나이트비전은 적외선 카메라가 탐지한 영상을 계기반에 보여준다. 508에 올라간 나이트비전은 단순히 영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위험요소에 따라 운전자의 판단을 돕기도 한다. 가령, 인도를 따라 안전하게 걸어가는 보행자는 노란색으로 표시해준다. 하지만, 보행자가 인도가 아닌 차도에 내려와 있으면 붉은색으로 표시한다.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라면 삼각형 주의 표시와 알람이 울린다.

반자율주행을 품은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빼놓을 수 없다. 차선 이탈 방지뿐 아니라, 차로 중앙으로 달리게 해 주고 멈췄다가 다시 달리기도 한다.

508은 푸조 최초로 용접과 접착 방식으로 섀시를 만든 모델이다. 짧아고 낮아진 차체는 70kg 정도의 감량을 이뤘다. 당연히 코너에서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연료 효율이 좋아진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된 508은 2019년 또 하나의 라인업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려 한다. 세단과 왜건 버전 모두 포함되며 외형 차이는 충전구 덮개와 배지뿐이다. 80kw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해 EV모드로 4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1.6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는 220마력 이상의 최고출력을 보일 듯하다.

지금 시대에 세단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 맞을까? 시대는 SUV를 원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는 세단을 줄이고 과거 단종됐던 SUV를 부활시키거나 새로 만들고있다. 그렇지만, 모든 소비자가 SUV를 원하는 건 아니다. 푸조 508은 그 틈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