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JCW 컨버터블, 바람과 함께 즐기는 고성능

최악의 폭염이 몰아치기 전인 6월 어느 날, 미니가 새로운 제품군을 나열해 시승 행사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는 지금의 JCW의 창립자 존 쿠퍼 웍스의 손자인 찰리 쿠퍼도 있었다. 실제로 봤느냐고? 후배에게 들었다. 그 행사에 나는 못 갔다. 그래서 JCW 시승이 더욱 기다려졌다. 출시가 꽤 늦어졌다. 인증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튼, BMW 코리아에서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용히 새로운 미니를 출시했다. 동그란 눈망울은 더욱 귀여워졌고 테일램프 역시 유니언잭 그래픽으로 개성을 뽐냈다. 그뿐만 아니다. 이번 시승 모델은 컨버터블로 패브릭 루프에도 유니언잭을 입혔다.

JCW는 모터스포츠에 한 획을 그은 튜너였다. 지금이야 미니로 편입돼 고성능 모델을 만들지만, 그 출발은 모터스포츠였다. 안 그래도 재미있는 핸들링으로 정평이 난 미니, 그것도 JCW는 타보기 전에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지난 세대 JCW를 시승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아담한 체격이지만, 단단한 서스펜션 그리고 묵직한 스티어링 휠. 두 손으로 이리저리 돌리기만 하면 미리 알고 있다는 듯 야무지게 코너를 돌아 나가는 실력은 매콤함을 넘어 알싸한 마늘을 씹고 있는 느낌이었다.

운전석에 앉아 뭐가 변한 건지 찾아보려 해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원래 이랬나?’ 참 어렵다. 중앙 디스플레이 모니터는 큰 원 안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고 그 아래쪽에는 공조 장치가 있다. 더 아래에는 크롬 소재의 스위치가 있는데, 일반적인 버튼이 아닌, 위 혹은 아래로 조절하는 토글 방식이다. 그 중앙에는 붉은색 조명을 내비치는 스타트 스위치가 있다. 별것 아닌 거 같아도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은 아이템이다.

시동 소리도 우렁차다. 직렬 4기통 2.0ℓ 엔진으로 231마력의 최고출력과 32.7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무게는 1310kg. 수치로만 본다면 그리 놀라울 건 없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진동과 소음 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다. 물론, 컨버터블이라 더 그렇다. 조금만 움직여도 다부진 하체를 느낄 수 있지만, 돌덩이 같던 예전 느낌은 아니다. 시대는 좀 더 편안한 미니를 원했다. 지금의 미니는 과거보다 부드러워진 서스펜션 설정이다. 물론, 일반적인 자동차보다는 단단하다. 이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결국 미니의 결정은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드라이브 모드는 기본과 그린(ECO), 그리고 스포츠로 준비된다. 그린 모드는 확실히 뭔가 막힌 듯 모든 게 한 템포 느슨해진다. 그린 모드에서는 계기반에 아이콘이 생성되는데, 몇 km 더 갈 수 있는 연료를 아꼈는지를 표시해준다. 스포츠 모드로 돌리면 rpm이 치솟으면서 언제든 치고 나갈 준비를 한다. 가속 페달을 깊이 밟으면 거친 음색을 포효하며 속도계를 하염없이 올린다. 감속을 위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콩 볶는 소리를 내는데 중독성이 꽤 강하다.

그렇다고 외부에 이런 소리가 고스란히 들리는 건 아니다.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들려주기에 민폐 끼칠 일은 없다. 고속 주행에서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순 없지만, 속도를 올리고 줄이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운 차다. JCW의 아기자기한 주행 실력은 코너에서 빛을 낸다. 암팡진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마다 재빨리 노즈를 돌려대는데 두 손과 바퀴 사이에 물리적인 연결을 무시한 듯 즉각 반응한다.

시트는 몸을 잘 받쳐주고 페달의 위치도 매우 이상적이기에 운전자 실력만 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장난감처럼 즐길 수 있다. 호기롭게 소프트톱을 열었다. 열리는 방식도 일반적인 컨버터블과는 다르다. 선루프처럼 미끄러지듯 열리다 멈춘다. 다시 한번 스위치를 당기면 뒤쪽으로 고이 접히는 방식이다.

카랑카랑한 사운드가 더 커져 스릴은 배가 된다. 비록 머리는 산발이 됐지만, 더 추워지기 전에 이런 시승을 한다는 게 마냥 즐겁다. 미니를 원하는 소비자는 개성이 강하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디자인은 당연하고 운전 재미가 있어야 한다. 여러 브랜드에서 이와 비슷한 모델을 내놓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미니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LOVE
한층 진보된 디자인과 운전 재미
HATE
뒷자석은 있지만, 사람의 자리는 아닌 듯
VERDICT
개성으로 똘똘 뭉친 최고의 장난감

MINI JCW Convertible
Price 5570만 원
Engine 1998cc I4 가솔린 터보, 231마력@ 5200~6200rpm, 32.7kg·m@ 1250~48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6.1초, 246km/h, 11.9km/ℓ, 146g/km
Weight 1310kg

최재형 사진 최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