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2019 MKC, 물 건너온 프리미엄의 정체

2019 MKC가 링컨의 새 얼굴을 받아들이며 수줍게 프리미엄을 고백한다. 링컨의 입에 확성기라도 달아주고 싶다.

한때 미제라면 모든 게 다 최고로 통했던 시절, 링컨은 독특한 기품과 뛰어난 성능으로 스스로 명차임을 증명했다. 그때는 독일산 자동차보다 미국산 자동차의 위상이 실로 대단했다. 모름지기 할리우드 영화에 등장한 링컨 타운카는 수많은 사람에게 명차를 정의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현대는 포드 못지않은 자동차 제조사로 성장했고 제네시스는 링컨이 누렸던 명성을 호시탐탐 노리는 형국이다.

나는 신형 MKC를 시승하기에 앞서 링컨을 다시금 살펴보았다. 현재 링컨은 과연 진정한 프리미엄일까? 링컨과 제네시스를 비교 선상에 올려두면 나는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까? 그 답을 MKC를 시승하며 찾아보기로 했다. 새로운 MKC는 지난 2014년에 출시했던 MKC의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최근 링컨의 단정하고 위엄 있는 패밀리 룩을 받아들여 보다 안정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외관에서 가장 큰 변화는 링컨의 시그니처 그릴이다. 링컨의 엠블럼을 품고서 광채를 뽐내는 모습이 럭셔리한 컨티넨탈을 연상케 한다. 그릴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풍기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날렵한 링컨에서 고급스러운 링컨으로, 힘들이지 않고 긍정적인 변화를 꾀했다.

본래도 비율이 좋았던 차체는 큰 변화가 없다. 은은하게 부풀어 오른 차체에 날카로운 캐릭터 라인을 더하고 뒤에는 풍만한 볼륨감을 강조했다. 테일게이트는 테일램프를 온전히 품고서 열었을 때 마치 조개껍데기가 열리듯 개방감이 상당하다. 짐을 싣기에도 편리하며 풍만한 뒤태를 연출하기도 한다.

새로운 얼굴과 달리 실내는 큰 차이가 없다. MKC 출시 당시, 링컨의 한국인 디자이너 강수영 씨가 소개한 인테리어로 쾌적한 공간감과 버튼식 기어 셀렉터가 핵심 주제다. 더불어 링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 3(SYNC 3)를 이용해 전화 통화 및 음성 명령을 실행할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센터패시아는 조금 지저분하지만 직관적이고 다루기 편하다. 시트는 북유럽산 최고급 천연가죽을 사용한 브리지 오브 위어(Bridge of Weir)의 딥소프트(Deepsoft) 가죽으로 완성했다. 촉촉한 가죽 위에서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경험도 링컨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MKC를 처음 운전하면 왠지 헐렁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엔진은 너무 내성적이고 서스펜션은 물렁해 마치 잔잔한 호수 위에서 고무보트를 모는 기분이다. 노면을 움켜쥐고 달리는 단단한 주행감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링컨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MKC는 여전히 미국차의 정서를 고집했으며 짧은 시승에서 인상적인 기억을 남기지 못한다. 다시 말해, 차를 계약하기 위해 단 30분 동안 주어지는 시승 기회에서 MKC는 약체다. 적어도 2~3시간 동안 충분히 달리며 고속도로와 거친 국도를 유유히 쏘다녀야 진가를 알 수 있다.

2.0ℓ 에코부스트 엔진은 제법 야무진 출력(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8.0kg·m)을 발휘하지만 진동과 소음을 억제해 존재감이 크지 않다. 기어비가 넉넉한 6단 자동변속기는 언제나 부드러운 주행감을 끌어낸다. 인텔리전트 4륜구동(AWD)은 겨울철 든든한 지원군이다. 전륜구동 중심으로 반응하며 미끄러운 노면에서 위기를 극복한다. 차체는 롤을 허용하고 스티어링은 다분히 언더스티어를 사랑한다. 그래도 믿음직한 토크 벡터링 컨트롤이 좌우 앞바퀴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제어해 위험에 빠지는 법은 없다.

BMW나 아우디의 깔끔하고 안정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고속도로에 오른 MKC는 스트레스 없이 내달린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장거리 주행의 피로를 줄이는 일등 공신이다. 그저 푸근한 시트 위에 몸을 올린 채 고요한 순항을 즐기면 그만이다. 달리면 달릴수록 MKC는 매력적이다. 거친 노면과 시끄러운 소음을 완벽하게 걸러내며 안락한 콕핏은 온전히 운전자와 탑승객에게 돌아갔다. 앞차를 따라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은 나를 더욱 편하게 도왔다.

주행 내내 신경 쓸 게 없다는 건, 이동하는 노고 대신 여유를 의미한다. 한 대의 자동차 안에서 가족과 함께 즐기는 드라이브가 바로 링컨의 맛이다. 그렇다면 과연 링컨은 진정한 프리미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MKC는 프리미엄에 걸맞은 성능과 사양 그리고 감성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매우 안락하게 이동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러나 MKC는 너무 겸손하다. 요즘 역동적이고 활기찬 SUV 앞에서 너무 쉽게 움츠러든다. MKC에 필요한 건 부드러움이 아니라 용감한 성능일지도 모르겠다.

LOVE
쾌적한 실내 공간과 스트레스 없는 운전
HATE
너무 겸손한 주행 성능
VERDICT
느긋한 노부부의 콤팩트 SUV

Lincoln MKC
Price 5230만 원
Engine 1999cc I4 가솔린 터보, 245마력@5500rpm, 38.0kg·m@3000rpm,
Transmission 6단 자동, AWD
Performance 0→100 N/A 초, N/A km/h, 8.5km/ℓ, CO₂ 204g/km
Weight 1850kg

김장원 사진 김범석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