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흡기 V8의 매력, 쉐보레 카마로

터보 엔진이 대세로 자리 잡은 시점에 V8 자연흡기 엔진은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쉐보레의 아이콘 카마로가 6세대 페이스리프트로 돌아왔다. 1967년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미국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카마로. 국내에는 영화 <트랜스포머>로 많이 알려진 모델이다. 뉴 카마로 SS는 정통 아메리칸 머슬카의 입체적인 디자인을 계승하며 더욱 과감하고 차별화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날렵하고 강인한 인상을 풍기는 측면 디자인과 카마로 SS 전용 보타이까지. 또한, 새로운 디자인의 LED 테일램프와 듀얼 머플러를 적용해 더욱 멋진 모습으로 태어났다.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8″ 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 및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심었다.

한층 개선된 인터페이스와 빠른 응답성, 다점 터치 방식으로 쉽고 편한 화면 조작이 가능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정보를 운전자에게 직관적으로 보여줘 운전 편의성을 높였다. 24가지 색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팅을 통해 다양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스포티한 젯 블랙 천공 가죽 시트를 적용해 세련된 스포츠카 감성을 살렸다.

시승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됐다. 전날 뉴스에서 대설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많은 눈이 오리라 예보했기에 걱정이 앞섰다. 스포츠카를 시승하는 날치고는 하늘이 무심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내내 굵은 눈이 쏟아졌다. 도착한 스피드웨이 서킷 상태는 하얀 도화지였다. 행사를 준비한 쉐보레도, 멋진 퍼포먼스를 기대했던 행사 참가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아쉬운 대로 슬라롬과 용인 스피드웨이 주변 도로를 짧게나마 시승하는 걸로 바뀌었다. 긴 코스는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카마로 SS를 느껴보기에는 충분했다.

먼저 진행된 슬라롬 코스는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카마로 동승석에 앉고 직접 운전했다. 번아웃 기능으로 제자리에서 슬립을 일으키며 하얀 연기를 내뿜는 카마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떨어진 기온 탓에 눈이 마르지도 않고 얼어붙어 스포츠카 주행에 불리한 상황이었음에도 요리조리 머리를 틀며 러버콘을 피해 가는 모습이 참 대견해 보일 정도였다.

외곽 시승을 위해 카마로에 앉아 시동 버튼을 눌렀다. 낮게 깔린 사운드가 스포츠카임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기에 관계자가 ‘아이스’ 모드로 돌리라며 무전 요청을 했다. 아이스 모드로 돌렸지만, 앞차는 뒷바퀴가 눈 속에 묻힌 상태로 출발했기에 미끄러지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조금씩 전진하더니 눈에서 탈출했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면서 rpm을 올리지 못하고 거북운행을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아쉬웠지만, 하늘의 뜻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외곽 길은 제법 눈이 녹아 있었다. 노면은 젖어 있었지만, 눈길보다는 훨씬 나아 보였다.

카마로 SS는 V8 6.2ℓ 자연흡기 엔진과 10단 하이드라매틱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은 453마력, 최대토크는 62.9kg·m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니 우렁찬 포효와 함께 토크가 실리는 게 느껴진다. 노면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접지력이 꽤 좋았다. 노면 상황과 타이어까지 스포츠 주행에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꽤 괜찮은 몸놀림을 보여줬다. 코너에서는 안정적으로 라인을 탔고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머리를 틀어댔다. 특히, 앞차의 롤링이 눈에 들어왔는데, 눈에 띄게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절제된 움직임으로 매섭게 코너를 돌아 나갔다.

카마로 SS는 1초당 1000번 이상 노면 상태를 파악해 댐핑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과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 후륜 브레이크의 독립적인 제어를 통해 코너링 성능을 높여주는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 적용된다. 또한, 발진력을 도와주는 라인 록 기능이 포함된 커스텀 론치 컨트롤 시스템으로 0→100km/h 가속 시간이 4초만 소요되는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이번 시승회에서는 카마로 SS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감성은 충분히 채워줬다. 터보 엔진이 대세로 자리 잡은 시점에 얼마 남지 않은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가격이다. 카마로 SS의 가격은 5428만 원이며, 스콜피온 레드 인테리어가 적용된 볼케이노 레드 에디션은 5507만 원이다.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LOVE
자연흡기 엔진
HATE
눈을 뿌린 하늘
VERDICT
얼마 남지 않은 V8 자연흡기 엔진의 최고봉

CHEVROLET CAMARO SS
Price 5428만 원
Engine 6162cc V8 가솔린, 453마력@5700rpm, 62.9kg·m@4600rpm
Transmission 10단 자동, RWD
Performance 0→100 4.0초, N/A km/h, 7.4km/ℓ, CO₂ 240g/km
Weight 1725kg

글 최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