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칼럼] 안티롤 바

안티롤 바는 좌우 휠을 물리적 링크로 연결함으로써
서로의 움직임을 구속한다

로드카 대부분은 4개의 휠 스프링 강도를 독립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앞뒤 스프링의 강도 차이는 핸들링 밸런스에 영향을 미친다. 핸들링 밸런스는 오버스티어, 뉴트럴 스티어, 언더스티어로 대표되는 핸들링 특성이다. 더 단단한 스프링이 부착된 휠 축이 반대쪽 축보다 접지력을 잃기 쉽다. 전후 하중 배분이 정확히 50:50인 자동차가 있다고 가정하자. 전륜 스프링 강도가 더 큰 자동차는 전륜부터 접지력이 줄기 때문에 언더스티어 경향이 높다. 반대로 후륜 스프링 강도가 크면 오버스티어 경향이 높아진다. 하지만, 전후 스프링 강도를 바꿈으로써 핸들링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언더스티어를 줄이기 위해 프런트 스프링 강도를 줄이면 브레이킹 시 앞쪽으로 쏠리는 다이브 현상이 심해진다. 오버스티어를 줄이기 위해 리어 스프링을 부드럽게 하면 가속 시 차가 뒤쪽으로 쏠리는 스쿼트 현상이 심해진다. 그렇다면, 핸들링 밸런스 조절을 위한 바람직한 서스펜션 튜닝 방법은 무엇일까?

회전 중인 자동차는 횡가속으로 인한 하중 이동과 서스펜션 스프링의 유연성 때문에 차체가 코너 바깥쪽으로 기운다. 자연히 코너 바깥쪽 휠 서스펜션 스프링은 수축하고 안쪽은 늘어난다. 스프링만 있다면 이 두 휠의 운동은 완전히 독립적이다. 하지만, 이 독립성이 회전 시 차체 밸런스를 해친다. 회전할 때 롤이 커지기 때문이다. 차체의 롤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는 서스펜션 요소가 안티롤 바(Anti-roll bar)다. 안티롤 바는 좌우 휠을 물리적 링크로 연결함으로써 서로의 움직임을 구속한다. 안티롤 바는 일종의 토션 스프링이다. 안티롤 바는 회전 중에만 스프링 강도를 올려주는 장치로 이해하면 쉽다. 안티롤 바의 스프링 강성이 크면 클수록 좌우 휠의 상하 운동이 동일해지는 경향이 커지고 그 결과 코너에서 롤이 줄어든다. 반대로 부드러운 안티롤 바를 사용하면 좌우 휠의 독립성이 커지고 롤도 심해진다. 안티롤 바는 직선 구간에서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로지 하중이 좌우로 이동해 롤이 발생하는 코너에서만 핸들링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회전 시 차체의 하중 이동 혹은 롤 모먼트는 전후 안티롤 바가 나누어 지탱하는데, 그 배분 정도를 롤 배분 혹은 기계적 밸런스라 칭한다. 한쪽 안티롤 바를 교체하면 기계적 밸런스가 바뀐다. 상대적으로 더 단단한 안티롤 바가 부착된 축이 더 많은 하중 이동을 감당한다. 하중 이동을 더 많이 지탱하는 축은 접지력이 한쪽 휠에 더 많이 집중되기 때문에 축 전체 접지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핸들링 안정성을 가장 좋게 해주는 기계적 밸런스를 찾는 것이 밸런스 튜닝의 목표다.

안티롤 바는 핸들링 밸런스를 튜닝하는 가장 파워풀한 서스펜션 요소다. 예를 들어, 미드 코너 구간에서 언더스티어가 심한 차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언더스티어는 전륜의 접지력이 후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 차 머리가 도로의 곡률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전륜의 접지력을 상승시키든지, 후륜의 접지력을 떨어뜨려야 앞뒤 접지력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전륜 안티롤 바의 강성을 낮춰야 한다. 반대로 오버스티어가 심하면 후륜에 더 부드러운 안티롤 바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오버스티어 현상을 막기 위해 전륜의 안티롤 바 강성을 높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원하는 핸들링 밸런스를 개선할 수는 있겠으나, 전후륜 모두의 접지력을 떨어뜨려 균형을 맞추는 꼴이니 접지력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김남호

김남호 박사는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졸업 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메커니컬 엔지니어링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르노에서 F1과 첫 인연을 맺었고, 현재 르노 스포트 F1 팀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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