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볼거리는 넘쳐나니까

2019 북미 국제 오토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는 없지만 실망하기는 아직 이르다

2019 북미 국제 오토쇼가 지난 1월 1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렸다. 북미 국제 오토쇼는 자동차회사들이 신모델과 컨셉트카를 전시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동향을 알 수 있는 행사다. 하지만 세계적인 모터쇼들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먼저 열린 CES에 자동차회사들이 참가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가 불참했고, 내년부터는 CES를 피해 1월이 아닌 6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예전 명성만큼은 아니지만 우리의 흥미를 자극할 자동차는 많으니 실망하지 말자.

Toyota Supra
토요타의 5세대 수프라(코드명 A90)는 2019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모델이다. 2002년 7월 생산을 중단한 이후 17년 만에 다시 돌아온 5세대 수프라는 FT-1 컨셉트카의 디자인을 유지했다. 헤드램프 옆의 공기 흡입구, 포뮬러 1에서 영감을 받은 중앙 브레이크등, 이중 배기 시스템, 공격적인 모양의 뒤 범퍼 등 컨셉트카와 많이 닮았다. 실내는 3-스포크 형상의 운전대와 디지털 계기반, 모양의 송풍구가 특징이다. 5세대 수프라는 3세대 Z4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다. 엔진은 BMW의 직렬 6기통 3.0ℓ 엔진과 직렬 4기통 2.0ℓ 엔진을 사용한다. 직렬 6기통 3.0ℓ 엔진은 최고출력 340마력과 최대토크 50.5kg·m의 성능을 보여 Z4 M40i보다 약간 떨어진다. 50:50의 전후 무게 배분과 렉서스의 스포츠카 LFA와 같은 급의 차체 강성은 수프라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나게 한다. 5세대 수프라는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생산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의 마그나슈타이어(Magna Steyr) 공장에서 생산되며 고성능 모델인 GRMN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Cadillac XT6
캐딜락 XT6는 지난해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링컨 에비에이터와 경쟁할 모델로 3열을 갖춘 7인승 SUV다. 에스칼라 컨셉트의 영향을 받아 전면의 커다란 그릴과 헤드램프, 세로형 리어램프 등 XT4, XT5와 비슷한 디자인을 보인다. XT6는 뷰익 엔클레이브와 쉐보레 트래버스에 사용된 C1XX 플랫폼의 롱 휠베이스 버전을 사용하고 3.6ℓ V6 가솔린 엔진(최고출력 311마력, 최대토크 37.5kg·m)과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또한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갖춰 주행 상황에 따라 4개의 실린더만 작동해 연료 효율을 끌어 올린다.

Volkswagen Passat
폭스바겐의 파사트가 조금 바뀐 모습으로 돌아왔다. 헤드램프와 이어지는 듯한 디자인의 그릴은 폭스바겐의 최신 디자인을 반영했지만 과도한 크롬 장식은 중국을 의식한 듯한 느낌을 준다. 낮아지고 평평해진 후드와 과감하게 커진 공기 흡입구는 헤드램프와 함께 공격적인 앞모습을 보여준다. 이전 모델과 같은 2.0ℓ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고 실내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 인포테인먼트가 장착된다.

Kia Telluride
이번에 공개된 기아 텔루라이드는 2018 SEMA 쇼에 튜닝 버전으로 먼저 등장했었다. 호평을 받았던 컨셉트카의 디자인과 많이 다른 전면부 디자인은 아쉬움이 들지만 박스형 디자인과 후면부 디자인은 컨셉트카를 닮았다. 텔루라이드는 3.8ℓ V6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다.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kg·m의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합을 맞춘다. 텔루라이드는 2열 좌석 배치에 따라 7인승과 8인승으로 나뉘며 나파 가죽으로 감싼 시트와 12.3″ 디지털 계기반, 전동 접이식 3열 좌석도 갖췄다. 안타깝지만 텔루라이드의 국내 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Infiniti QX Inspiration Concept
인피니티가 QX 인스퍼레이션 컨셉트를 통해 고성능 장거리 전기차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이번 컨셉트카는 숄더 라인이 높은 미래지향적인 외관을 자랑한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한 카메라와 새로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손님을 진심으로 접대한다는 일본의 환대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실내는 전통적인 기법과 첨단 기술을 어우른다.

Lexus LC Convertible Concept
렉서스 LC 쿠페가 지붕을 벗었다. 이번에 공개한 LC 컨버터블 컨셉트는 ‘궁극의 아름다움’을 목표로 설계됐다. LC 쿠페와 같은 휠베이스(2870mm)를 갖지만, 10mm 더 길고 5mm 낮아 쿠페보다 공격적인 인상을 보여준다. 수석 디자이너는 “LC 컨버터블 컨셉트는 쿠페의 많은 장점과 컨버터블의 역동적인 디자인을 결합해 탑승자에게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운동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Ford Explorer
수입 대형 SUV의 선두 자리를 지켜온 익스플로러의 풀체인지모델이 공개됐다. 새로운 익스플로러는 인상부터 많이 변했다. 수평을 강조한 헤드램프와 조금 더 커진 그릴은 남성미를 부각한다. 올 뉴 엣지와 비슷한 전면부는 포드의 패밀리 룩을 보여준다. 신형 익스플로러에는 링컨의 에비에이터와 같은 새로운 후륜구동 전용으로 만든 가변형 아키텍처 포드 플랫폼(CD6)을 사용해 모든 엔진이 세로로 배치되고, 차체가 커져 실내 공간이 더욱 여유로워졌다. 새롭게 추가된 에코부스트 3.0ℓ 엔진은 최고출력 365마력과 최대토크 52.5kg·m의 성능을 발휘하고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실내의 가장 큰 변화는 로터리 방식의 기어와 10.1″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송풍구 사이에 세로로 길게 배치된 디스플레이는 태블릿 PC를 얹은 느낌이다. 센터패시아는 물리적 버튼으로 채워 운전자에게 직관적인 조작을 가능하게 한다.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싱크 3(Sync 3) 인포테인먼트와 운전자 보조 시스템(Ford Co-pilot360)을 기본 장착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 다양한 장치를 선택할 수 있어 편의성과 안전성 모두 높였다.

Lincoln Continental Coach Door Edition
신차는 아니지만 눈에 띄는 모델이 있다. 기존 모델보다 길어진 차체와 롤스로이스처럼 열리는 문을 가진 코치 도어 에디션은 링컨 컨티넨탈 8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다. 컨티넨탈 코치 도어 에디션은 30방향으로 조절되는 퍼펙트 포지션 시트와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 레벨 울티마 오디오 등 기존 컨티넨탈의 고급스러운 편의 사양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특별함을 더했다. 152mm 늘어난 휠베이스는 동급 최고의 2열 레그룸을 제공하고 목재 트림으로 장식된 2열 센터 콘솔은 온도 조절 시스템과 트레이 테이블, 태블릿 홀더를 갖췄다. 엔진은 3.0ℓ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을 사용해 최고출력 406마력의 힘을 낼 수 있다. 컨티넨탈 코치 도어 에디션은 2019년형 80대만 한정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2020년형 모델에도 적용될 수 있다.

2019 북미 국제 오토쇼 올해의 차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는 미국 및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60여 명의 자동차 전문 기자단이 해당 연도에 출시된 신차들을 대상으로 ‘올해의 차’, ‘올해의 유틸리티’, ‘올해의 트럭’ 3개 부문의 승자를 선정한다. 올해의 차에는 제네시스의 G70, 올해의 유틸리티에는 현대자동차 코나가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의 자동차가 2관왕에 올랐다. 올해의 트럭에는 램 1500이 선정됐다.

전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