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예술의 앙상블, DS DS 7 크로스백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로 거듭난 DS가 한국 땅을 밟았다. DS 7 크로스백에 서린 예술적인 감각은 우리의 상상력을 훌쩍 뛰어넘는다

DS 7 크로스백(이하 DS 7)을 말하기 전에 잠시 족보 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PSA 그룹은 푸조, 시트로엥, DS, 복스홀, 오펠을 소유하고 있다. DS를 두고 시트로엥 모델로 알고 있다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과거의 DS는 시트로엥의 대표 모델로, 현재의 DS는 PSA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DS는 2014년 파리에서 출범했다. 이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이자, 시트로엥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프랑스의 고급스러운 감성을 듬뿍 담은 프리미엄 브랜드다. 새로운 DS는 1955년에 등장해 세상을 놀라게 한 DS 모델의 혁신과 아방가르드 정신을 그대로 반영해 차원이 다른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한다.

고성능 SUV라기 보다 고급스러운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기자는 운 좋게도 파리에 위치한 ‘DS World Paris’를 방문한 적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DS는 시트로엥의 모델로만 남아 있었지만, 파리에서 DS는 남다른 럭셔리 브랜드로서 결이 다른 분위기와 품질을 뽐냈다. 그곳엔 상징적인 DS 로고, 고혹스러운 인테리어, 수많은 커스텀 오더 사양, 감각적인 디스플레이 그리고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 작품이 자랑스럽게 전시되어 있었다. 한 가지 반가운 소식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DS 스토어를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파리의 플래그십 스토어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DS 7의 정체가 궁금하거나 남다른 DS를 경험하기엔 안성맞춤인 장소다.

DS 7 크로스백은 2014년 브랜드 독립에 맞춰 신설한 DS 디자인팀이 만든 첫 번째 모델이다. 새로운 DS의 첫 작품이자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의 자리에 오른 만큼, DS7은 33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걸쳐 야심 차게 개발한 결과물이다. 출발점은 DS의 대표적인 컨셉트카 디바인(Divine)과 E-텐스(E-Tense)다. 둘 모두 DS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반영됐으며, 예술적이고 혁신적인 감각이 스며든 DS의 작품이다. 진중한 표정이 돋보이는 앞모습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섬세하게 구성된 육각형 그릴과 예리한 선들이 만들어내는 근육질 차체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독특한 LED 헤드램프는 보는 재미가 남다르다. 시동을 걸면 주간주행등 모듈이 스르르 움직이며, 정교하게 새겨진 다이아몬드 패턴이 빛을 반사해 눈이 부시도록 반짝인다. 테일램프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정교함이 돋보이는데, 마치 테일램프 안에서 레이저 쇼가 벌어진 것처럼 화려하고 아름답다.

차체는 균형감 있는 형태에 볼륨감을 강조해 SUV를 좀 더 섹시하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후드는 낮게, 휠하우스는 넓게 설정해 어딜 보나 안정적인 자세를 뽐내며, 벨트 라인은 높이고 상대적으로 그린하우스는 날카롭게 그렸다. DS 7은 세련미를 갖춘 도심형 크로스오버다. 전통적인 SUV 형태 대신 모든 디자인이 우아함에 초점을 맞췄으며, 24시간 화려하고 역동적인 서울과 잘 어울리는 차다.

뻔한 프리미엄 방식을 따르지 않았다. 기요세 패턴부터 펄 스티치까지 남다른 기교로 넘쳐난다

유럽 시장에서 DS 7은 스타일에 따라 리볼리, 퍼포먼스 라인, 오페라 트림으로 나뉘지만, 국내는 쏘 시크(So Chic)와 그랜드 시크(Grand Chic)로 구분된다. 하지만 우리는 운 좋게도 시승차로 오페라 트림을 만났다. 오페라 트림은 DS의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한껏 강조한 트림으로, 대시보드를 가죽으로 감싸고 펄(pearl) 스티치로 멋을 냈으며, 포칼 오디오 시스템과 고급스러운 가죽 시트가 달린 모델이다. 독특한 건, DS는 각각의 트림을 상하 구조가 아닌 평등 구조라 설명한다. 다시 말해 리볼리부터 오페라까지, 트림에 따라 각각의 개성을 표현하며 운전자의 취향을 반영해 폭넓은 선택지를 제안한다. 그리고 우리가 시승한 오페라 트림 역시 곧 출시할 예정이다.

DS는 브랜드 정체성을 대담함과 혁신을 상징하는 ‘아방가르드 정신’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 바로 인테리어다. 운전석에 오르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화려한 콕핏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인테리어의 주제는 인스퍼레이션(Inspiration). 이 명칭은 파리의 유명 거리에서 가져왔으며, 국내 사양은 튀일리 정원, 루브르궁이 위치한 거리를 모티브로 한 ‘리볼리(Rivoli)’, 파리지앵의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의 방식에 뿌리를 둔 ‘퍼포먼스 라인’을 선보인다. 리볼리는 퀼팅 패턴 가죽으로 우아함을, 퍼포먼스 라인은 이름처럼 고성능 모델이 즐겨 쓰는 알칸타라를 활용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DS의 감각을 보여주는 B.R.M 아날로그 시계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건 다양한 기교를 곁들인 디테일이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180° 회전하며 등장하는 프랑스 모터스포츠 전문 시계 메이커 B.R.M 크로노그래프의 아날로그 시계가 돋보인다. 또한, 실내 곳곳에서 럭셔리 시계 메이커가 선보이는 기요세(Guilloche) 패턴으로 마감했으며, 다이아몬드 형태의 다이얼 버튼부터 한 땀 한 땀 멋을 더한 펄 스티치까지 장인의 노련함과 섬세함이 깃들어 있다. 이는 이제까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기교이며, 아방가르드 정신을 추구하는 DS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디자인에서 창의적인 감각이 돋보였다면, 섀시와 파워트레인에선 PSA의 기술력을 진중하게 담아냈다. 섀시는 푸조 3008부터 508까지 두루 쓰이는 EMP2 플랫폼을 공유한다. 엔진은 디젤과 가솔린 엔진으로 나뉘지만 국내는 177마력을 내는 블루HDi가 올라간다. 비록 배기량은 2.0ℓ에 불과하지만, 2000rpm에서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실용적인 추진력은 충분히 확보했다. 드라이브트레인은 자동 8단 변속기로 동력을 잘게 나누며 앞바퀴를 굴린다. 시동 버튼이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점을 빼면, 우리에게 익숙한 PSA 주행 감각이 돋보인다. 부드럽고 날렵하며 언제나 유연한 기동이다. 엔진은 낮은 회전부터 충분한 토크가 분출한다. 덕분에 속도는 쉽게 오르고 운전자는 스트레스 없이 도심을 쏘다닐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진동을 말끔하게 잡아내 심지어 아이들링 스톱 & 고 기능이 바쁘게 작동하더라도 불편한 기운을 느낄 수 없다.

8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데다 효율적이며 언제나 민첩하게 반응한다. 기어 레버에 달린 M 버튼을 누르면 수동 모드도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패들 시프트를 눌러가며 DS 7을 마음껏 진두지휘하고 싶다면 자주 누르게 될 것이다. 핸들링과 승차감 역시 여전히 PSA 스타일을 벗어나지 않았다. 스티어링 반응을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점, 노면 충격을 그대로 흡수하는 점, 롤과 피치를 빠르게 회복하는 점, 그립을 끈질기게 유지하는 점이 전형적인 PSA 스타일이자 장점이다.

발끝까지 평범하지 않다. 18″ 휠마저 화려함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DS 7은 ‘DS 액티브 스캔 서스펜션’을 적용해 프리미엄에 걸맞은 승차감과 주행 감각을 실현했다. 이 시스템은 1955년 DS 모델에서 첫선을 보인 유압식 서스펜션의 계보를 잇는 첨단 기술이라 할 수 있다. DS 7은 카메라와 4개의 센서로 지면의 높낮이를 감지하고, 3개의 가속도계를 통해 전방 5m에서 20m 내의 노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네 바퀴의 감쇠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한다. 그뿐만 아니라 가속과 스티어링, 제동과 같은 운전 조작까지 감지해 최적의 주행감을 선사한다. 물론 전자 장비의 섬세한 움직임을 몸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분명한 건 이제까지 경험했던 PSA의 SUV와 비교해 정제된 움직임을 보여준다는 점 그리고 한결같이 안정된 반응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또한, 나이트 비전 역시 눈길을 끈다. DS 7은 적외선 카메라를 활용해 어두운 전방에 사물이나 사람을 감지하며,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에서나 볼 법한 화면을 12.3″ 디지털 계기반을 통해 눈앞에 띄운다. 우리는 신기한 눈으로 계기반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이트 비전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사람을 정확하게 인식했고 충돌이 임박하면 효과적으로 위험을 알렸다. 단순히 기술력과 품질만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지났다. 단번에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는 정체성, 매력 충만한 개성이 공존해야 진정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시대다. 적어도 DS는 독창적인 매력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프랑스식 럭셔리를 자랑스럽게 담아냈다. 그리고 이 모든 매력은 DS 7에서 낱낱이 발견할 수 있다.

DS DS 7 CROSSBACK
Price 5890만 원
Engine 1997cc I4 터보 디젤, 177마력@3750rpm, 40.8kg·m@20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FWD
Performance 0→100 N/A, N/A km/h, 12.8km/ℓ, CO₂ 149g/km
Weight 1725kg

LOVE 개성 충만한 프리미엄의 기운
HATE 가솔린 엔진의 부재
VERDICT 남다른 브랜드의 남다른 SUV

김장원 사진 김범석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