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쉐보레 말리부

말리부의 페이스리프트는 성공적일까? <car> 에디터가 48시간 동안 말리부를 물고 뜯고 씹어가며 남긴 말말말

question 3기통 엔진인데 괜찮을까?

개인적으로 3기통과 아주 인연이 깊은데(현재 타고 다니는 미니 클럽맨도 3기통 엔진이다), 이제까지 경험했던 엔진과 비교하면 말리부는 아주 훌륭하다. 무엇보다 말리부는 3기통 엔진의 약점인 진동을 매끄럽게 잡았다. 멀리 갈 것 없이 다마스나 모닝만 하더라도 안마기 뺨치는 진동에 손이 얼얼해진다. 3기통 터보 엔진을 올린 미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니는 스톱 & 고 기능이 작동할 때마다 마치 경운기처럼 부르르 떤다. 하지만 말리부는 매우 신사적이다. 진동도 잘 잡혀 있고 엔진 소리도 제법 묵직하다. 게다가 시동도 아주 매끄럽게 꺼졌다 켜진다. 이 엔진, 내 차에 달 수는 없을까? 김장원기자

2015년 1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정확히 3년 동안, 3기통 엔진을 7만5000km 몰았다. <car> 매거진에도 가끔 등장했던 우리의 공식 의전 차량 레이 말이다. 결과적으로, 레이와 같은 진동이었다면 말리부는 오늘 이 자리에 서지도 못했다. 온몸에 세포를 총동원해 진동을 느껴보고자 마음먹는다면 어느 정도 느낄 수 있겠지만, 전혀 거슬리지 않는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이전 1.5ℓ 터보 엔진보다 동력 성능도 더욱 좋아졌으니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 최재형기자

별 기대 없었다. 바이크나 경차에 더 잘 어울릴 3기통 엔진을 번듯한 중형 패밀리 세단에 올린다니. 제아무리 다운사이징 엔진이 대세를 넘어 요즘 차 회사들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이라지만 다소 무모한 도전이지 않을까 싶었다. 구조적 한계로 인한 진동과 아쉬운 출력은 어떻게 보완한단 말인가! 그런데 웬일?! 말리부가 제대로 해냈다. 초반 가속과 공회전 시 짝수 기통 수 엔진과 비교해 진동이 살짝 더 생기기는 하지만 세단의 정숙성을 해칠 수준은 아니다. 적은 배기량 덕에 저렴한 세금 또한 큰 장점 중 하나다. 156마력과 24.1kg·m 토크는 화끈하진 않아도 크게 부족함 없이 끈덕지게 가속한다. 말리부를 편안한 가족차로 마주하고 부드럽게 운전하는 대다수의 오너들에게는 차고 넘칠 정도다. 시원한 달리기와 약간의 운전 재미를 원한다면 윗급 모델인 2.0 말리부를 고르면 된다. 이병진기자

question 무엇이 바뀌었나?

겉모습은 익숙하다. 이전 모델보다 커진 프런트 그릴과 Y자 모양의 리어램프를 제외하면 차이가 없다. 인테리어의 경우 크림 베이지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관리에 자신 있다면 도전해보자. 계기반 중앙의 8″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내비게이션과 연동된다. 물론 타 브랜드에서는 이미 가능했지만 쉐보레 국내 모델로는 처음으로 적용돼 반갑다. 기존 6단 자동변속기를 대신한 CVT는 자동변속기처럼 가상의 기어비를 나눠 주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전우빈기자

외관 디자인은 조금, 인테리어는 더 조금 바뀌었지만 그중에서도 새롭게 추가된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신형 말리부는 계기반 중앙에 무려 8″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온갖 주행 정보와 심지어 에어 필터 수명까지 표시해준다. 아, 물론 정보가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그래도 세련된 디지털 흐름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소비자 관점에서 기분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태코미터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남겨둔 건 신의 한 수다. 가속할 때 춤추는 바늘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김장원기자

얼굴이 변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유지하고 헤드램프와 프런트 그릴, 범퍼 디자인을 화려하고 과감하게 꾸며 호불호 강한 인상을 만들었다. ‘머스큘러리티’라는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철학은 신형 스파크와 이쿼녹스부터 시작해 말리부로 이어지며 슬슬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실내는 두드러진 변화보다 세세한 진화가 크다. 특히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의 진화가 뚜렷하다. 계기반 가운데 8″ 컬러 LCD 디스플레이 창으로 다양한 정보를 화려한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좀 더 선명해진 후방 카메라 화질과 보스 오디오 시스템의 추가도 감성 품질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병진기자

question 무엇에 가장 끌리는가?

역시 컬러의 힘은 대단하다. 새롭게 추가된 크림 베이지 인테리어 컬러가 분위기를 확 바꿔놓았다. 사실 신형 말리부의 인테리어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하지만 화사한 베이지색 컬러가 칙칙한 인테리어를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게다가 은은하게 빛나는 크롬 에어 벤트와 무드 램프가 더해져 멋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저렴해 보이는 플라스틱 트림이 눈에 거슬리지만 나라면 크림 베이지 컬러를 선택할 것이다. 김장원기자

디자인도 괜찮고 성능도 나무랄 데 없다. 무엇보다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연비다. 레이를 3년간 몰고 다니면서 얻었던 연비는 처참했다. 힘이 없기 때문에 가속 페달을 깊이 밟게 되고 이런저런 짐을 많이 넣고 다니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3기통 말리부(156마력)의 연비는 13.3~14.2km/ℓ다. 그에 반해 2.0ℓ 자연흡기 엔진을 올린 현대자동차 쏘나타(163마력)의 11.6~12.3km/ℓ와 비교하면, 연료 효율 면에서 꽤 차이가 난다. 최재형기자

실내 구성과 크기가 가장 흡족하다. 구성과 기능이 단순해 다루는 데 거치적거리는 게 없다. 혹자는 실내가 심심하다고도 하지만 너무 복잡한 탓에 공부해 다뤄야 하는 최첨단 실내보다 마음 편하다. 여유로운 실내 크기도 마음을 사로잡는 주요 포인트. 북미 특유의 풍요가 느껴지는 실내는 앞뒤 여하를 막론하고 드넓고 푸근하다. 중형 패밀리 세단의 실내 공간이 어떠해야 하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병진기자

question 단점이 없진 않겠지?

실내 소재와 색상이 아쉽다. 단순한 구성은 쓰기 쉽고 보기 좋지만 소재와 마감재가 좀 더 고급스럽거나 매력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난함 또한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딱히 마음 불편한 구석은 없지만 또 강하게 마음을 잡아끄는 구석도 없다. 무단변속기 CVT도 개인적 취향과 거리가 멀다. 가벼운 엔진의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이상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흐느적거리고 싱겁게 출력을 끌어 쓰며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반응한다. 이병진기자

가속 페달을 깊이 밟을수록 커지는 엔진 소리는 중형 세단인지 경차인지 구분이 힘들어진다. 자동차에 못된 짓을 하는 건 아닐까 괜스레 미안해진다. 또한 경제적인 관념을 제외하면 감성을 자극할 만한 특별함이 없다. 개성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평범하다는 건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우빈기자

몰아보면 참 기분 좋고 편안하며, 수준 높은 주행 성능 덕분에 두루 만족스럽다. 그러나 마음을 훅 끌어당기는 결정적인 매력이 부족하다. 이를테면 정말 멋진 디자인을 갖고 있다든지, 짜릿한 운전 재미를 제공한다든지, 하물며 다른 중형 세단과 비교해 특출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좋게 말하면 모난 곳 없는 괜찮은 차지만, 나쁘게 말하면 개성 없는 중형 세단일 뿐이다. 김장원기자

question 쏘나타와 SM6를 상대할 수 있을까?

중형 세단을 모두 몰아본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말리부가 가장 매력적이다. 인테리어를 보면, SM6는 중앙 터치스크린에 많은 기능을 몰아넣은 스타일이다. 하지만, 고급스러운 맛이 없다. 터치스크린 반응도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쏘나타는 심플하면서 직관적인 모습이다. 외부에 뽑아 놓은 물리적인 버튼 배치도 마음에 든다. 말리부는 딱 중간이다. 좋게 말하면, ‘무난’이고 나쁘게 말하면 좀 지루해 보인다. 그렇지만,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말리부는 최고의 대안이다. 주행 스타일도 가장 마음에 든다. 힘차게 산길을 몰아본 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출퇴근 상황에서는 가장 편안하고 안락했다. 최재형기자

스타일만 보면 SM6가 가장 멋지지만, 말리부가 그렇게 못난 것도 아니다. 게다가 통풍 시트부터 반자율주행 기능까지, 쏘나타가 갖춘 편의 장비도 두루 갖추었다. 상품성을 꼼꼼히 따져봤을 때 말리부는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솔직히 셋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고민 없이 말리부를 선택할 것이다.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곧 등장할 신형 쏘나타의 존재다. 김장원기자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오히려 가장 우세할 가능성도 짙다. 신형 쏘나타가 나온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지겠지만. 가격 경쟁력이 제법 있는 데다 유지비, 크고 작은 편의 장비, 보스 오디오와 반자율주행 장치, 넓은 실내 공간이 주는 안락함과 실용성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작은 배기량 덕에 세금을 절약하고 공영 주차장 할인 등 저공해차 할인은 덤이자 말리부 1.35만의 특권이다. 이병진기자

편집부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