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손을 잡았다?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왕좌를 놓고 경쟁하던 거대한 두 회사가 손을 잡았다. 자세한 내막을 알아보자

라이벌의 사전적 정의는 같은 분야에서 또는 같은 목적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맞적수다. 라이벌은 나를 발전시키지만 좌절시키기도 한다. 코카콜라와 펩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등 어느 분야의 1위와 2위의 경쟁은 전쟁이라 해도 무방하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1위와 2위의 잔인한 경쟁을 바라며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고 싶어 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둘이 손을 잡는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소유에서 공유로 자동차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가는 요즘, 자동차 시장의 유명한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손을 잡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 AG와 BMW 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위해 손을 잡고 새로운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사실 두 기업의 합작은 2018년 3월부터 논의됐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BMW ‘드라이브 나우(Drive Now)’ 와 다임러 AG 카투고(Car2Go)를 합쳐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드라이브 나우와, 카투고는 전 세계 31개 도시에서 약 2만여 대의 자동차를 운용하며 약 4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을 가지고 있어 자동차 업계의 라이벌이자 거대한 공룡인 두 회사의 만남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독일 독점 규제 당국 승인은 받았지만 유럽연합(이하 EU)의 반독점 기구가 두 회사의 합작 법인을 반대해 추진이 어려웠다. 하지만 자동차 공유 업체 우버(미국)와 디디추싱(중국), IT 회사 구글 등이 모빌리티 시장에 가세하자 위협을 느낀 두 회사는 “경쟁을 위해 플랫폼 합병이 절실하다”라며 승인을 요청했고, 그 해 11월 EU 반독점 기구 승인과 12월 미국 반독점 규제 당국 승인을 받았다.

2019년 2월 독일 베를린에서 합작 법인을 발표한 다임러 AG와 BMW 그룹은 자동차 공유, 승차 공유, 주차 서비스, 충전, 복합 운송 등 5개 분야와 자동차 관련 스타트업 발굴에 10억 유로(약 1조 28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 CEO는 “우리는 강력한 고객을 확보했으며 다음 단계를 위한 전략적인 단계를 밝고 있다. 또한 신생 기업 및 다른 공급 업체들의 지분 투자를 통한 협력도 가능하다”라고 말했으며, 하랄트 크루거 BMW 회장은 “5가지 분야의 모빌리티 서비스는 긴밀하게 통합되며 자율적인 요금 부과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단일 모빌리티 서비스로 구성될 것이다. 또한 협력(벤처 투자)은 성장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극대화하면서 투자를 분배할 수 있는 전략적 핵심요소”라고 말했다.

자동차산업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자율주행과 같은 혁신기술과 소프트웨어 및 모바일 통신 등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자동차를 소유에서 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고 있다. 변화의 흐름에 맞춘 두 회사의 만남이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 상대에게 뒤처지고 있는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회사의 저력을 보여줄지 기대해본다.

전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