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넷플릭스 정주행

‘DRIVE TO SURVIVE’. 살아남기 위한 주행? 정식 한글 제목은 ‘본능의 질주’다. 무슨 제목이 이토록 거창하고 진지할까? 처음엔 너무 진지한 제목에 있던 관심도 사라질 뻔했다. 그렇다고 자칭 ‘차덕’이 F1 다큐멘터리를 거를 순 없는 법이다. F1은 그야말로 자동차 레이싱의 꽃이니까. 차덕이라면 F1 정도는 잘 알아야 하니까. 그렇게 기대 반 의무감 반으로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포뮬러 1 본능의 질주>는 총 10개의 에피소드 구성된 F1 다큐멘터리다. 평소에 F1을 즐겨보는 팬이라면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정주행을 마쳤을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F1에 관한 규칙이나 레이스 설명보다 레이싱 팀의 사투, 라이벌 간의 미묘한 경쟁 심리, 스태프의 분주한 분위기, 팀 감독의 허탈함을 주로 다룬다. 그러니깐 F1 팬에겐 비하인드 스토리를, F1을 한 번도 본적 없는 사람들에겐 생생한 레이싱 현장을 영화처럼 보여준다.

호주 멜버른을 시작으로 바레인과 캐나다, 오스트리아, 싱가포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브라질을 거쳐, 결승전이 열리는 아부다비까지, <본능의 질주>는 F1 시즌의 긴 여정을 긴장감 넘치는 호흡으로 따라나선다. 산전수전 모두 겪은 백전노장과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로 정상 탈환을 노리는 젊은 레이서들의 치열한 선두 다툼 역시 볼거리다.

10편의 에피소드를 모두 보고 나면 F1 레이스의 여정을 빠르게 편집해 관전하는 느낌이다. 때로는 선수의 눈으로, 때로는 감독의 눈으로 다양한 시점에서 F1의 뜨거운 열기와 긴장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한편 위대한 레이스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치러졌지만, 운영 경험 부족과 빈양학 부대시설 및 낮은 흥행과 수익으로 짧은 인연에 그쳤다. 이제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졌으니 넷플릭스에 기댈 수 밖에… 차덕이 아니어도 좋고, 차덕이면 더 좋다. 1000분의 1초를 다투는 F1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

넷플릭스가 알아서 추천하겠지만…

<포뮬러 1 본능의 질주>에 푹 빠져서 정주행 했다면, 그 자리에서 <세나 F1의 신화>를 이어서 봐야 한다. 2011년 개봉한 이 영화는 F1의 전설로 남아있는 아일톤 세나의 신화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105분의 영상에서 그의 활약과 드라마틱한 인생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의 연출을 맡은 제임스 게이 리(James Gay Rees)와 폴 마틴(Paul Martin)의 연출도 일품이다. 실제로 아일톤 세나의 머신에 달려있는 카메라 영상을 그대로 담아 실제로 레이스카를 타고 있는 것과 같은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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