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빈 칼럼]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시대에 맞춘 결과물이다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새로운 블루오션이자 변화하는 시대에 맞춘 결과물이다

신문·잡지 같은 종이 매체가 스마트폰, 인터넷, TV 등 영상매체로 대체되는 디지털 시대에 정기구독은 과거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기구독은 생각 외로 우리 삶과 밀접하다. 아침에 배달되는 요구르트, 매월 요금을 내는 인터넷과 케이블 TV, 스마트폰 등이 대표적이며 화장품, 면도기, 양말, 한 끼 식사분 재료부터 조미료까지 들어 있는 밀 키트(Meal Kit) 등 수많은 정기구독 서비스가 있다. 정기구독 서비스는 쏟아지는 정보와 상품들로 선택의 피로를 느끼는 소비자가 다른 사람이 골라주는 개인맞춤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점과, 전통적으로 소유 개념이 강한 물품을 빌려 쓰는 새로운 세대의 인식 변화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자동차는 구매 직후부터 자산가치가 떨어지고 세금, 정비, 주차 등 소유할 때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높아 장기적으로 소유하지 않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정기구독 서비스가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자동차를 공유하는 카셰어링, 탑승을 공유하는 라이드 셰어링, 우버, 타다 등 자동차를 호출하는 카헤일링에 이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다. 자동차 서브스크립션의 특징은 렌털, 리스와 같은 ‘빌려 쓰는’ 개념이지만 자동차 사용과 점검 서비스, 정비 및 보험 등을 묶어 제공하는 기본적인 형태에 이용 기간을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원하는 자동차로 바꿀 수 있는 등 개인별 맞춤이 더해진 서비스다. 또한 언제든지 서비스를 취소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도 높다.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서브스크립션 특성상 소비자에게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기회로 작용, 공유경제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수익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이용 후 사용자 만족감에 따라 브랜드 충성도가 달라질 수 있고, 경험을 중요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이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 등 새로운 자동차에 대한 경험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계는 이에 맞춰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시장 기준으로 볼보(케어 바이 볼보)는 XC40을 추가 비용 없이 정해진 월정액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지털 열쇠로 가족이나 친구와 차를 공유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캐딜락(북 바이 캐딜락)은 원하는 모델을 3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캐딜락 10개 모델을 최대 18번까지 바꿀 수 있다. 포르쉐(포르쉐 패스포트)는 월정액 요금에 따라 718 박스터, 카이엔, 911 카레라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요금에는 무제한 마일리지 및 세금, 등록비 등이 포함된다. BMW(BMW 엑세스)는 고성능 모델인 M 시리즈를 이용할 수 있고, 메르세데스-벤츠(벤츠 컬렉션)는 3가지 등급을 나눠 등급별로 각기 다른 모델을 제공한다. 링컨은 연식이 지난 모델을 사용해 젊은 고객에게 링컨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아쉽지만 국내에는 현대자동차가 서울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현대 셀렉션 서비스’와 미니가 커넥티드 카 플랫폼 서비스 기업 에피카와 함께한 ‘올 더 타임’ 뿐이다. 그 외에는 쏘카, 그린카 등 초단기 카셰어링 서비스가 주를 이루고, 국내 카셰어링 사업은 자동차 단기대여 서비스와 별다른 차이점이 없다. 유럽에서 두 손가락에 꼽히는 은행이자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는 이동수단 공유 서비스가 2015년 약 4조 원 규모에서 5년 동안 연평균 54%씩 성장해 2020년 35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본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개념에서 공유 개념으로 바뀌는 요즘, 소비자는 세금이나 보험, 정비 등을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자동차를 바꿔가면서 이용할 수 있고, 자동차 회사는 줄어드는 수요를 대신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전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