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한 푸조 508 어때요?

독일 세단 명성에 눌려있던 508이 8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car> 에디터들은 환골탈태한 508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QUESTION 1
첫인상이 인상적이다. 당신의 눈엔 어떤가?
8년 만의 변화답다고 해야 할까? 과거 508은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뭔가 강렬한 인상은 없었다. 라이벌과 비교하면 어딘가 빈약하고 너무 밋밋했으니까. 하지만 신형 508은 완전히 달라졌다. 날카로운 인상과 선명한 표정이 살아있고 무엇보다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이 압권이다. 파격적인 디자인도 눈에 띈다. 사자의 송곳니를 연상시키는 주간주행등과 프레임리스 도어 등 이 차를 단순히 세단이라고 단정 짓기엔 끼가 너무 많다. 아, 물론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세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중후함과 안정감을 추구하니까. 김장원기자

정말 508이 맞는지 물어보고 싶다. 밋밋하고 특색 없던 지난 모델은 언뜻 보면 현대 LF 쏘나타와 볼보 S80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무색무취의 정직한 패밀리 세단이랄까? 하지만 이번 508은 ‘환골탈태’라는 말이 딱 맞다. 헤드램프와 절묘하게 이어지는 주간주행등은 밤이 되면 사나운 야수의 얼굴로 변한다. 빛나는 맹수의 이빨을 내민 채 운전을 하면 없던 용기도 생기는 기분이다. 게다가 패스트백 스타일 차체는 뒤에서 바라볼 때 정말 섹시하다. ‘네가 알던 내가 아냐’ 노래가 절로 귓가에 맴돈다. 전우빈기자

사실 뭐 푸조가 큰 차를 잘 만드는 브랜드는 아니니까. 그래도 기함이니 최선을 다하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게 왠 걸? 생각보다 사진이,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멋지고 훌륭하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챙기는 패스트백 스타일을 과감히 택했고 날카로운 헤드램프 아래로 뿔(혹자는 사자의 송곳니라고 한다)처럼 세로로 잡아 뺀 주간주행등(방향지시등 기능도 겸함)이 독특하다. 알루미늄 도트 프런트 그릴과 사자 엠블럼, 보닛 끝에 508 엠블럼을 달아 기함의 이름을 강조한 것도 자신감 넘치고. 쿠페만큼 매끈한 루프 라인 또한 멋들어진다. 하나로 이어진 듯 디자인한 테일램프와 3분할한 램프 구성도 이들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포인트다. 푸조가 해치백과 MPV만 잘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세단까지 훌륭하게 완성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병진기자

QUESTION 2
푸조는 운전이 재밌어? 508도 그래?
여러 시승기에서 말했지만, 나는 푸조의 핸들링과 코너링 성능을 사랑한다. BMW가 정교하고 계산적이라면, 푸조는 부드러우면서도 민첩하달까? 아무튼 푸조만의 색깔이 분명하다. 그리고 운전이 아주 재미있다. 그래서 508에도 그런 경쾌함을 기대했다. 하지만 508은 못 본 사이에 많이 성숙한 것 같다. 내가 기대했던 경쾌함보다 진중함에 더 가까웠다. 스티어링은 묵직하고 하체는 노면을 꽉 움켜쥐는 느낌이다. 덕분에 얻은 것도 많다. 푸근한 승차감에 고속에서 안정감이 발군이다. 운전 재미? 결론부터 말하면 노잼이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라이벌에 비하면 평균 이상이니까. 김장원기자

출중한 외모와 다르게 주행 느낌은 평범했다. 2.0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로 특별할 것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외모는 고성능처럼 과감하지만 경쟁 모델과 비슷한 출력은 새로울 게 없다. 결론은 딱히 뛰어나지도 부족하지도 않다는 것. 그래서일까?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섀시의 반응이 뚜렷하게 달라지지만 그뿐이다. 탄탄한 차체가 평범한 엔진을 만나 본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WLTP를 충족하는 엔진은 디젤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준다. 전우빈기자

푸조 하면 핸들링과 하체 감각이라고들 말한다. 다년간 WRC에서 쌓아 올린 기술과 다져 온 내공이 양산 모델에서 유감없이 발휘된다. 타이어에 본드를 바르거나 껌을 붙여 달리는 듯 쫀득한 맛이 참 인상적이다. 그럼 이 녀석도 그럴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푸조 특유의 말랑하면서 끈끈한 맛은 있는데, 그 크기가 좀 줄었다. 대신 안락하고 부드러운 맛이 강조됐다. 아무래도 가족을 위한 세단이고 기함이라서 그렇게 의도적으로 완성한 것 같다. 508은 기존의 해치백처럼 톡 쏘는 맛 대신 담백한 맛이 강한 몸에 좋은 밥 같다. 덜 재미있지만 더 편안한, 패밀리 세단으로 안성맞춤이란 말씀. 이병진기자

QUESTION 3
아무렴 인테리어가 중요하지. 실내 분위기는 괜찮아?
208부터 시작된 푸조의 i-콕핏이 여전히 남아있다. 이건 정말 신의 한 수다. 작은 스티어링 휠과 위로 솟아난 계기반 조합이 정말 실용적이다. 게다가 508에선 계기반을 12.3″ 디지털 스크린으로 교체했다. 그야말로 i-콕핏의 완성형이라 볼 수 있다. 인테리어 역시 외관만큼이나 과감하고 미래지향적이다. 운전석에 딱 앉으면 갓 나온 신차 느낌으로 충만하다. 특히 8″ 터치스크린과 토글 스위치의 조화도 마음에 든다. 요즘 ‘뉴트로’가 대세 아닌가. 복고를 신기술로 즐기는 방법 말이다. 김장원기자

외모처럼 화려한 실내도 눈길을 끈다. i-콕핏은 푸조의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어릴 적 SF영화에서 보던 미래 자동차 같다. 스티어링 휠 위로 올라온 계기반은 과장을 좀 보태면 HUD가 필요 없을 정도. 스티어링 휠은 나처럼 손이 큰 사람한테는 조금 작은 느낌이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정보만 제공한다. 하지만 너무 심플한 나머지 조금은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한다. 현대나 BMW처럼 온갖 정보를 보여주는 TMI 디스플레이는 별로지만 푸조는 너무 심플하다. 좀 더 보여줘도 좋을 텐데…. 전우빈기자

얼마 전부터 시작한 인테리어 컨셉트인 i-콕핏에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미래적으로 진화했다. 기함 세단과 어울리지 않을 만큼 작은 스티어링 휠은 똑 떼어다 내 차에 달고 싶도록 여전히 마음을 흔든다. 센터터널을 크고 두껍게 만들어 운전석과 동승석 공간을 명확히 갈랐다. 독특한 기어 노브는 물론 버튼 디자인 또한 생소하고 독특해 컨셉트카를 다루는 맛도 난다. 푸조의 과감함과 도전정신이 과하지 않게 곳곳에 잘 스며들어 만지고 보는 맛이 참 좋았다. 이병진기자

QUESTION 4
세상에 완벽한 차는 없잖아?
508의 멋진 디자인도 한몫하지만, 난 무엇보다 패스트백 스타일에 푹 빠져버렸다. 얼핏 봐서는 이 차가 패스트백인지 세단인지 알 수 없다. 즉, 세단의 단정함과 패스트백의 스포티함이 공존하는 차다. 트렁크를 열어보면 이 차의 진가가 드러난다. 광활한 적재 공간에 짐을 싣기도 아주 편리하다. 하지만 아쉬운 것도 있다. GT라인 트림은 전동식 테일게이트가 빠져있다. 그래도 엄연히 푸조의 기함인데, 508 정도면 당연히 넣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김장원기자

단점부터 말하자면, 지금보다 높은 출력의 엔진을 사용했으면 좋겠다. 다운사이징이 대세지만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 평범한 엔진으로만 구성된 건 조금 아쉽다.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을 바라지도 않지만 플래그십이면 그 자리에 맞는 실력과 위엄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이 양산 검토 중이라지만 하이브리드로는 뭔가 부족하다. 장점은 역시 스타일이다. 이전 모델과 완전히 다르게 바뀐 모습은 계속해서 칭찬해주고 싶다. 자동차를 고르는 데 있어 외관도 꽤 중요한 요소니까. 전우빈기자

장점? 패스트백 스타일의 쿠페 뺨치는 실루엣과 크지 않지만 쓰기 편한 뒷 공간. 제법 조용하고 효율성 좋은 파워트레인. 기함 세단에 어울리지 않을 듯 작지만 그래서 운전이 재미있고 다루기 쉬운 미니 스티어링 휠. 단점? 푸조다운 운전 재미가 덜 하다는 것. 특유의 찰진 맛이 너무 옅어져 버렸다. 그래서 안락하고 고급스러운 맛은 커지고 패밀리 세단의 명분은 더 커졌다. 푸조다움을 덜어낸 자리에 대중이 좋아할 무난함이 자리 잡았다. 좋긴 한데 푸조 팬으로서 좀 아쉽다. 이병진기자

QUESTION 5
508 대안으로 뭐가 있을까? 그리고 왜?
국산차 중에선 제네시스 G70. 가격이 절묘하게 겹친다. 물론 성격이나 지향점이 많이 다르지만, 4000~5000만 원대에서 둘 모두 매력적인 세단임이 틀림없다. 참고로 스포츠 주행을 추구한다면 G70, 실용성과 스타일을 원한다면 508이 한 수 위다. 그리고 아테온도 빼놓을 수 없다.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 비슷한 성능에 패스트백 스타일마저 508과 똑같은 조건이다. 그래서 둘 중에 뭐가 좋으냐고? 나는 당연히 508이다. 벌써부터 아재처럼 느긋하게 운전하긴 싫거든. 이건 전시장에 가서 시승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김장원기자

스팅어와 어코드 하이브리드. 4000~5000만 원 정도의 예산으로는 독일 3사의 E 세그먼트 세단을 살 순 없다. 국내와 해외 모두 좋은 평가를 받은 스팅어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외관과 고성능 엔진도 고를 수 있다. 2.0ℓ 엔진 스팅어는 508 1.5ℓ 디젤 모델보다 저렴하기도 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연료 효율과 정숙성을 모두 갖췄다. 심지어 출력과 복합 연비도 더 높다. 10세대로 바뀌면서 공격적으로 변한 외모는 그동안의 모범생 이미지를 벗어버렸다. 하이브리드를 원한다면 어코드, 디젤 이라면 508이다. 전우빈기자

쟁쟁한 라이벌들은 넘쳐나지만 그중에서도 폭스바겐 아테온이지 않을까? 가격, 성능, 디자인과 포지션이 경쟁 모델일 수밖에 없다. 아테온이 단정하고 솔직하며 직관적이라면, 508은 더 매력적인 요소들이 다분하다. 운전 감각도 좀 다르다. 패밀리 세단다운 안락함과 부드러움은 공통점이지만 아테온은 독일차 특유의 단단하고 절도 있는 맛이 비교적 크다. 반면 508은 감성 친화적이고 따뜻한 맛이 더 크다. 결론은 두 차 모두 직접 타보고 충분히 경험한 후 선택하는 게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답이다. 이병진기자

편집부 사진 최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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