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 그 위대한 부품 속으로

시트는 우리의 몸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 부품이다. 딱딱한 나무 의자로 시작해 첨단 기술과 고급 소재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동차 시트를 만나보자

메르세데스-벤츠 액티브 멀티 컨투어 시트
어쩜 E-클래스는 시트도 저렇게 아름답고 고급스러울까? 아니나 다를까 E-클래스 시트는 여성의 드레스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여느 시트와 달리 세로로 유연하게 이어지는 패턴은 인체 곡선을 따라 아름답게 구성되어 있다. 단지 보기에만 예쁜 게 아니라, 독일척추협회(AGR)에서 인증한 기술로 장시간 운전해도 안락하게 허리를 감싼다. 옵션으로 제공하는 액티브 멀티 컨투어 시트는 14개의 에어 챔버가 내장되어 있다. 빠르게 코너를 선회할 때 운전자 몸에 가해지는 횡가속도에 대응해 에어 챔버를 부풀리는 기능이다. 예컨대 왼쪽 코너를 빨리 돌아나갈 땐 오른쪽 볼스터를 부풀려 운전자의 몸을 흐트러지지 않도록 지탱한다. 뿐만 아니라 측면 충돌 상황에서 승객을 보호하기도 한다. 충돌이 예상되기 0.8초 전, 에어 챔버를 순식간에 부풀려 승객을 도어로부터 5cm 밀어낸다. 메르세데스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부상 정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한다.

볼보의 안전 기술이 깃든 시트
볼보 시트는 이미 소비자 사이에서 편안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들의 평가를 요약하면 맞춤제작처럼 몸에 잘 맞고 오래 운전해도 피로가 덜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볼보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참여해 시트를 설계한다. 대부분 완성차 업체는 부품 회사에 의뢰한 시트를 구입해 적용하지만, 볼보는 직접 제작은 물론 시트 설계에 들이는 노력도 남다르다. 뿐만 아니라 볼보는 자사의 안전 기술을 시트에 녹여낸다. 신장이 작은 어린아이의 안전을 위한 부스터 시트, 충돌 시 충격을 줄이는 에너지 흡수 기능, 경추 충격 완화 기능이 대표적이다.

제네시스 모던 에르고 시트
아주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사실, 자동차 시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대중 브랜드와 고급 브랜드는 시트에서 가장 큰 격차를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제네시스를 들 수 있다. 제네시스 G90는 모던 에르고 시트를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품격에 걸맞은 품질과 기능을 갖추기 위해 현대다이모스 시트 연구소의 역량을 총동원한 결과다. 모던 에르고 시트의 핵심은 안락함이다. 시트에 고장력강 구조를 적용해 떨림을 개선하고 몸에 닿는 부위별 패드를 최적화해 오래도록 안락함을 유지한다. 또한 헤드레스트가 목 전체를 받쳐줄 수 있도록 등받이 상단의 지지감을 높였으며, 어깨를 잘 지지할 수 있도록 숄더 조절 기능을 넣었다. 전동 조절 범위는 무려 22개 방향에 달한다. 뒷 좌석에 요추 지지부가 하나 더 추가된 것도 눈에 띈다. 대개 리무진 뒷 좌석에 앉는 승객은 시트에 깊게 파묻혀 앉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엉덩이뼈가 아프기 마련이다. 모던 에르고 시트는 펠빅(요추와 엉덩이) 부위를 보완했다. 이 기술은 독일 척추건강협회(AGR) 인증을 통해 그 효과를 인정받았다.

현대 기아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나의 운전 자세는 정말 올바른 걸까? 매일같이 앉는 시트도 어느 날 어색할 때가 있다. 누군가 올바른 시트 위치를 추천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대차와 기아차에 적용된 스마트 제세 제어 시스템이 힌트가 될 것이다. 이 기능은 놀랍게도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다. 운전자가 키, 앉은키, 몸무게 등 신체 체형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의 운전 자세를 분석해 자동으로 시트, 스티어링 휠, 사이드 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위치를 최적의 자세에 맞춰 변경시키고 편안한 운전 자세를 제공한다. 맞춤 설정된 운전 자세는 메모리 시트 저장 기능으로 언제든 불러올 수 있으며, 심지어 운전자의 요추 하중과 변형률에 대한 건강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유용한 걸까? 적어도 올바른 운전 자세조차 모르는 초보운전자에겐 꽤 요긴할 것이다.

닛산 저중력 시트
닛산은 시트에 대해 정말 할 말이 많은 브랜드다. 닛산은 저중력 시트를 적용한 알티마를 통해 보다 편안하고 피로하지 않은 시트의 성능을 강조한다. 저중력시트는 닛산과 일본 게이오대 연구소가 공동개발했다. 우주의 무중력 환경에서 인체가 취하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기반으로, 운전자의 골반부터 어깨까지 몸 전체를 감싸는 정교한 형태로 설계했다. 신체 무게의 분산도 편안함의 비결이다. 저중력 시트의 쿠션은 무게점의 압력을 최대로 분산시켜 장거리 운전의 피로감을 효과적으로 줄인다.

스마트 레디스페이스 시트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여행이 얼마나 힘든 일이지 잘 알고 있다. 자동차 뒷 좌석은 반려견이 탑승하기에 너무 높거나 비좁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반려견이 키가 작거나 노령견이라면 차에 올라타기도 두려워할 것이다. 이런 고충을 똑똑하게 해결한 건 바로 스마트다. 스마트 포포는 반려견의 안전한 탑승을 위해 레디스페이스 시트를 적용했다. 레디스페이스 시트는 방석을 180° 뒤집어 바닥으로 접어 넣을 수 있다. 시트 높이를 12cm 낮출 수 있으며, 낮아진 입구 높이 만큼 반려견이 드나들기도 쉽다. 또한, 방석은 뒤집어지므로 시트 표면은 언제나 깨끗하게 유지된다. 이제 반려견을 태우고 하네스에 안전 벨트까지 체결하면 댕댕이와 여행 준비 끝!

포르쉐 오피스 체어 RS
포르쉐가 너무너무 좋아도 그렇지. 수백만 원이 훌쩍 넘는 포르쉐 시트를 사무용 의자로 개조한 사람은 없겠지? 단지 상상만으로 그쳤던 일을 포르쉐가 저질러 버렸다. 911 시트를 그대로 떼어 사무용 의자로 개조한 것. 포르쉐 오피스 체어 RS는 멋진 디자인과 음각으로 남긴 포르쉐 엠블럼, 몸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볼스터는 물론 촉촉한 가죽까지 그대로 담았다. 정말 무섭도록 탐난다. 포르쉐 바이러스가 사무실까지 전염될 줄이야.

시트로엥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
시트로엥은 승차감에 조예가 깊은 브랜드다. 그들은 승차감을 결정짓는 차체, 서스펜션, 시트를 중심으로 ‘시트로엥 어드밴스드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C4 칵투스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다. 진동은 자동차 여러 부위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시트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시트가 자동차의 안락함과 승차감을 결정 짓는 셈이다. 시트로엥의 기술진은 최적의 시트 형상을 구현했다. 신체 모양과 굴곡을 조사하고 시트 구조를 다시 조정했다. 또한 소재에서도 비밀이 담겨 있다. 어드밴스드 컴포트 시트는 빳빳한 텍스처 폼과 유연하게 형태가 변화하는 메모리 폼을 혼합했다. 저주파 진동을 차단하는 4mm 와이어 스프링을 적용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고밀도 카펫도 사용했다.

김장원

김장원

너무 진지할 필요 없어요. 쉽고 즐거운 자동차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bejangwon@carmagazi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