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칼럼] 기본이 모여 당신의 운전실력을 바꾼다

운전은 이론과 실기가 합쳐졌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몸이 먼저 반응해 차를 몰아야 고수다

한적한 산길 초입에 분위기 심각한 두 남자가 섰다. 잠시 얼굴이나 보자며 동네 마실 차림으로 친구를 만났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집에서 1시간 넘게 떨어진 한적한 지방 와인딩코스 초입에 서게 됐다. 그날도 친구와의 대화 주제는 자동차였다. 괴상망측한 허풍에 망상까지 더해 온갖 운전 기술을 설명하더니 이제는 가르치려 들기까지 했다. 말 싸움도 피곤해 들어만 주다 결국 참지 못하고 의견을 반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결국 직접 붙어보기로 결론 짓고 지방국도에 서게 된 것이다. 남들 보기엔 치기 어린 애들 장난 같지만, 당사자들에겐 세상 어떤 경쟁보다 중요했다. 운전을 잘 하려면 공부하고 연습해야 한다. 실제로 차를 몰며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써먹으려면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할 만큼 연습해 익혀야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바르고 정확한 이론을 충분히 숙지해야 가능한 법이다.

최근 다시 공부 중인 운전 기술 가운데 몇 가지를 공유한다. 별 건 아니다. 하지만 기본이 쌓여 고수를 만든다. 스티어링 휠은 가볍게 잡고 이동방향으로 밀며 돌리는 게 좋다. 몸이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며 시트에 밀착되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두 팔이 교차하지 않는 한, 두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한다. 회전반경이 커서 두 팔이 교차한다면 한 손을 떼 스티어링 휠을 다시 잡아 팔이 겹치는 것을 피한다. 오른쪽으로 크게 돌릴 경우 왼손으로 운전대 아래를 잡고 오른손으로 운전대의 9시 지점을 잡는다. 그렇게 필요한 만큼 스티어링 휠을 돌린다. 자연스럽고 빠르게 조작하려면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이론은 복잡해도 따라 해보면 별로 안 어렵다. 스티어링 휠은 빨리 돌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돌리는 게 먼저다. 많은 이들이 스티어링 휠을 급조작하는 게 잘하는 운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전각을 정확히 판단하지 않고 빨리만 돌리면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으로 차의 움직임이 불안해진다. 스티어링 조작의 기본은 정밀함과 정확성이다. 스티어링 반응 각도와 차의 회전각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몸으로 익힌 다음 부드럽고 빠르게 돌려야 한다. 그래야 잘 하는 운전이다.

정확한 페달 조작도 운전을 더 잘하게 만드는 비법이다. 대개 페달을 별 생각 없이 밟는다. 페달 조작의 기본은 부드러움이다. 차가 페달 압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경험하고 정확히 아는 게 우선이다. 원하는 속도로 차를 제어하기 위해 가속 페달과 감속 페달을 얼마나 밟아야 하는지 확실히 이해했을 때 빠르고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페달 조작 감각을 익히기 위한 좋은 학습방법 중 하나가 주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달려보는 것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가속 페달을 꾸준히, 그리고 섬세하게 조절해야 한다. 처음엔 어렵지만 매우 미묘한 페달 조작이 가능해진다. 부드럽고 빠른 운전뿐 아니라 효율적인 운전까지 가능해진다. 코너링 기법도 알아야한다. 코너 진입 전에 회전 각도를 판단해야 한다. 진입 전 결정했던 회전 각도에 맞춰 스티어링 휠을 돌려 부드럽게 진입한다. 이후 추가로 스티어링 휠을 최대한 조작하지 않아야 한다. 코너링 중 추가 조작은 차를 불안하고 느리게 만든다. 추가 조작을 최소화함으로써 차의 능력치를 한계까지 끌어낼 수 있게 된다. 안정적인 코너링을 위해서는 일정하게 속도를 유지하는 게 효과적이고 가감속 없이 일정하게 주행 속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일정한 속도유지와 가속은 앞뒤 타이어에 고르게 하중을 전달한다. 타이어가 노면을 횡단면으로 잡아주는 측면 그립을 극대화해 균형잡힌 코너링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운전 고수가 되기 위해 배우고 익혀야 할 게 산더미다.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기본이지만 이것들이 모여 당신의 운전실력을 바꾼다. 공부하고 생각하며 운전하자. 운전을 잘하기 위해 그것만큼 필요한 것도 없다. 혹시 자존심건 친구와의 새벽 레이싱 결과가 궁금하신가? 노코멘트다.

글 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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