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패밀리카를 찾아라!

PEUGEOT 5008 GT

전 세계는 지금, SUV 붐이다.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

미니밴을 사용하는 있는 내가 왜 SUV를 선택한 걸까? 사실, 미니밴을 고르기 전까지는 당연히 SUV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려 여기저기 데리고 다녀야 할 일도 많았기에 SUV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끔 부모님과 함께 움직여야 할 상황이 많았기에 고심 끝에 미니밴을 선택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 차는 SUV다. 사실, 우리 가정은 나보다 아내가 운전하는 일이 더 많다. 10년 정도 아반떼를 사고 없이 몰고 다니던 아내도 크기가 갑자기 커져 버린 탓에 돌잡이도 못 한 미니밴은 여기저기 상처 투성이다. 아무래도 큰 덩치를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푸조는 과거 ‘소형’ 해치백 강자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세계적인 SUV 붐을 타고 공격적인 행보로 방향을 바꿨다. 2008, 3008, 5008에 이르기까지 모두 좋은 성과를 보여주는 중이다. 연비만 좋다는 프랑스 브랜드가 이제는 디자인까지 2~3단계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순항 중이다. 특히, 5008은 2명의 자녀가 있는 가정에 꽤 안성맞춤인 모델이다.

가끔 부모님을 모신다고? 3열에 고이 접혀 있는 2개의 시트를 펼치기만 하면 가까운 거리쯤은 문제없다. 물론, 아이가 크다면 불평은 들을 수 있겠다. 5008의 가장 큰 매력은 실내다. 운전석에서 바라본 센터패시아는 미래지향적으로 디자인됐다.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i-콕핏과 터치스크린을 기본으로 세련된 스위치류를 직관적으로 배치해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불러올 수 있다.

2열은 독립된 3개의 시트가 준비된다. 보통 60:40 비율로 나뉘는 게 대부분이지만, 푸조는 정확하게 3등분해 선 긋고 넘어오지 말라는 아이들의 유치한 싸움에도 적절히 대응한다. 트렁크 공간은 2열을 접었을 때 2150ℓ까지 넓어진다. 오늘 나온 모델은 5008 2.0 GT로 2.0ℓ 터보 디젤 엔진을 얹어 177마력의 최고출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반면, GT-라인은 1.5ℓ 디젤 엔진으로 130마력의 최고출력과 30.6kg·m의 최대토크다. 어느 엔진을 선택하더라도 후회는 없지만, 가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무조건 2.0 GT다.

두툼한 토크는 가속 및 추월에 특화돼 운전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려 주고 푸조의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코너 실력은 최소의 롤만 허용한 채 야무지게 코너를 정복한다. 이러한 파워트레인의 특성은 아내 운전 패턴에도 잘 맞아떨어진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쉽게 속도를 올리고 높고 넓은 시야 덕에 운전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거리 주행에 특화된 차는 아니다. GT는 그랜드 투어러의 줄임말이다. 따라서 장거리 주행에서 더욱 끼를 발산하는 모델이다. 무조건 잘 달리는 차는 널렸다. 다만,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승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매우 복합적인 요소다.

시트만 편하다고 안락함을 느끼는 건 아니다. 장거리, 즉 고속 주행에 있어서 차체가 불안하면 시트가 아무리 안락해도 오른손을 루프로 뻗어 손잡이를 찾을 게 분명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가족들이 불안해한다. 안락한 시트는 기본이고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감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진정 ‘GT’라는 배지를 달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장거리 여행 후, 집으로 복귀하는 굉장한 피로가 쌓인 후다. 아빠 입장에서 여행은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다. 업무에 시달린 채 여행을 떠나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고 운전기사 노릇까지 해야 하니 말이다. 그래서 안전 장비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로터스같이 하드코어한 모델을 운전한다면 졸음이 찾아오지도 않는다. 허벅지를 꼬집고 껌을 씹어도 허벅지와 턱이 괴롭기만 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5만 원권 한 장을 창문을 살짝 내린 채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창밖으로 내미는 방법이다. 조는 순간 돈도 사라진다. 물론, 금액이 커질수록 효과는 급상승한다. 5008은 차선을 넘어가면 본래 차선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앞차 간격에 맞춰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고 감속한다. 거기에, 정체 구간에서 한눈팔거나 졸다 앞 차를 추돌할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차를 멈춰 세운다.

푸조는 SUV 특화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최근 행보를 미루어 볼 때 사활을 건 듯 보인다. 물론, 신형 508을 출시하며 기존 라인업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차 이름에 자랑스럽게 ‘SUV’를 붙인 푸조. 5008 SUV패밀리카로 최고의 선택이다.

 

HONDA ODDYSSEY

패밀리카 = 미니밴 공식은 절대불패!

내 첫차는 1999년식 카니발 9인승 LPG 모델로 아버지가 타시던 차를 물려받았다. 면허를 취득하고 한창 친구들과 놀러 다닐 때 카니발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싣고 바다로 산으로 놀러 다녔다. 넓은 실내 공간은 부족함이 없었고 시트를 펼치면 훌륭한 잠자리가 됐다. 여유로움은 즐거움을 불렀고 즐거움은 추억으로 켜켜이 쌓여갔다.

이런 좋은 기억 때문일까? 나에게 가족을 위한 차는 언제나 미니밴을 떠올리게 한다. 미니밴은 특유의 공식이 존재한다. 커다란 차체와 넉넉한 실내 공간, 슬라이딩 도어, 어딘가 모르게 재미없어 보이는 느낌 등 미니밴은 운전을 위한 재미보다는 가족을 위한 차로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아이들을 축구장에 데려다주는 ‘싸커맘’차 인식이 강하다.

혼다 오딧세이도 미니밴의 정석을 따르지만 운전의 재미를 포기하지 않았다. 1994년 첫 출시 당시 운전의 재미를 포기한 미니밴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레이즈드 왜건(Raised Wagon)이라는 컨셉트를 가지고 출시했다. 어코드 플랫폼을 사용한 1세대 오딧세이는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5세대로 거듭난 오딧세이는 대형 크롬바를 배치한 프런트 그릴과 자연스레 이어지는 헤드램프 등 혼다의 패밀리 룩을 따르고 있다. 혼다 SUV 파일럿과 닮은 외모는 앞만 보면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쉽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직선과 곡선을 조화롭게 엮고 측면 벨트 라인을 중간 지점에서 구부려 높이를 낮추고 플로팅 루프 디자인을 적용해 거대한 덩치(5190×1955×1765mm)를 실제보다 작아 보이게 한다. 오딧세이는 디젤 엔진과 비교해 출력과 소음, 진동에서 이점을 보이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3.5ℓ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kg.m를 발휘하고 10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2t이 넘는 차체를 경쾌하게 움직인다. 또한 주행 상황에 따라 실린더를 3개만 사용하는 가변 실린더(VCM) 기술을 탑재해 복합 연비 9.2km/ℓ의 우수한 연료 효율을 보여준다.

실내로 들어가면 오딧세이가 최고의 패밀리카로 뽑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운전석에 앉으면 넓은 시야와 두툼하고 큼직한 스티어링 휠, 간결한 디자인의 센터패시아가 자리잡고 있다. 센터패시아에는 8″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그 아래로 공조 장치, 버튼식 기어 셀렉터를 장착했다.

스티어링 휠 왼편으로는 슬라이딩 도어 개폐 크래시패드가 장착돼 운전석에서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또한 거대한 글러브 박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과 광활한 수납 공간을 지닌 센터 콘솔은 실용성을 더한다. 오딧세이는 2열과 3열이 중요한 미니밴이다.

2열은 기운데 시트를 떼어내면 좌우로 시트를 밀 수 있고 필요하면 2열 모든 시트를 떼어낼 수 있어 원하는 대로 시트를 배치할 수 있다. 2열 천장에는 탑승객을 위한 10.2″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장착돼 장거리 이동의 지루함을 줄여 준다.

3열 시트는 필요에 따라 바닥으로 접어 넣을 수 있어 2열을 제거하고 3열을 접어 넣으면 짐차로도 사용할 수 있다. 오딧세이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탑승자의 안전을 위한 혼다 센싱을 적용했고 천장에 있는 와이드 카메라로 2열과 3열 승객을 보여주는 캐빈 워치(Cabin Watch), 1열 목소리를 2열과 3열에 전달하는 캐빈 토크(Cabin Talk), 실내 전체를 청소할 수 있는 내장형 진공청소기 혼다 백(VAC) 등 무궁무진한 매력을 가졌다.

깔끔한 외모와 원하는 대로 배치가 가능한 시트, 다양한 편의 장비와 안전 장치 등 세단과 SUV는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을 가진 혼다의 미니밴, 오딧세이를 최고의 패밀리카로 추천한다.

 

VOLVO S90 T5

북유럽에서 온 또 하나의 가족

좋은 가족차는 이래야 한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짐 부리기 괜찮은 트렁크, 가족의 안녕을 담보할 안정성, 나름의 효율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볼보 S90은 안성맞춤이다. 녀석은 참신하고 강력하다. 헤드램프에는 토르의 망치가 빛나고 세단 고유의 정직한 비율은 그저 아름답다. 더 이상 뺄 것 없는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다.

우직한 그릴과 우람한 펜더, 곳곳에 배치된 크롬 라인이 절묘하게 빛나고, 20″ 휠은 듬직하다. 전작인 S80보다 우월한 차체는 도로에 넘쳐나는 BMW 5시리즈나 아우디 A6보다도 크다. 5m에 가까운 길이와 3m나 되는 휠베이스가 운동장 같은 실내를 보장한다. S90의 실내는 간결한 자신감이 넘친다. 질 좋은 가죽과 스웨덴산 목재를 아낌없이 쓴 실내는 촉감까지 고급스럽다. 특히 시트는 볼보의 특별한 장기 중 하나.

허리에 맞게 낭창하게 휜 시트는 옆구리의 조임과 요추를 지지하는 각도까지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대시보드 한가운데에는 통합형 인터페이스의 주인공인 센서스 커넥트가 놓여 있다. 터치에 대한 반응은 예민하고 구성은 직관적이다. 쓰기 쉽고 보기 좋다. 19개 스피커의 바우어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의 음악을 평소와 다르게 연주한다.

가족차로 고른 파워트레인은 2.0ℓ 가솔린 터보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이다. 경쾌하고 가벼우며 조용하게 반응하는 엔진은 254마력과 35.7kg·m 최대토크를 낸다. 앞 바퀴에 힘을 실어 달리며 엔진 회전은 매끄럽고 가속은 힘차고 여유롭다. 최대토크가 제법 낮은 1500~5000rpm까지 이어지는 덕이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에서 뜨겁게 반응한다.

보채지 않아도 속도계 바늘이 경쾌하게 움직인다. 바닥까지 누른 가속 페달에 레드존 부근(4800rpm)을 순식간에 타고 올라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능숙하게 톱니를 바꿔 문다. 변덕스러운 주문에도 거침이 없다. S90은 맹렬히 달릴 때조차 기품을 지킨다. 하체 감각은 언제나 우월한 신사인데, 더블 위시본(앞)과 멀티링크(뒤) 구조는 안락함에 좀 더 치중했다.

부드럽게 요철을 타고 넘으며 충격과 진동을 감쪽같이 숨긴다. 안락함과 고급이라는 세단의 본질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S90이 두부처럼 말랑한 건 아니다. 스티어링을 감아 과감히 코너로 들어서면 한쪽으로 치우친 무게를 우직하게 버텨내는 뚝심을 발휘한다. 운전이 격해질수록 능청스럽게 반응하며 운전자를 안심시킨다.

도로 상태를 파악하고, 그립을 확보하며 하중 이동을 고민해야 할 코너 위의 머리 아픈 상황을 알아서 대처한다. 가족차라고 무조건 안락하거나 편안함만 추구해서는 안 된다. 아빠, 또는 엄마의 운전 재미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S90은 또 한 번 적임자다. 하체와 스티어링은 제법 역동적이다. 스티어링 피드백은 탄탄하고 어지간한 코너에서도 하체는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가족차다운 안락함을 우선하지만 달리는 맛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18년 만에 부활한 호사스런 기함이 예사롭지 않다. 안락한 승차감에서 우월한 힘이 넘쳐나고, 실내는 첨단 기능으로 흐드러진다. S90이라는 새 이름을 달 자격이 충분하다. 볼보의 미래를 책임질 기함의 적임자인 셈이다. 더불어 우리 가족의 행복한 앞 날을 함께 할 좋은 차로써도 적임자다. 누가 뭐래도 안전의 볼보는 예나 지금이나 우월한 안전성을 품었다.

자동주차를 돕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긴급제동, 교차로 추돌 방지 등 풍성한 첨단 장비들에 마음 든든하다.

글 편집부 사진 최대일, 김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