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경쾌한 렉서스 UX 250h

렉서스가 UX를 추가하며 SUV 라인업의 축을 완성했다. 막내 SUV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훌륭한 감성 품질로 형 부럽지 않은 자태를 뽐낸다

글 이병진

시승 전 우연히 UX 뒤에 서서 파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꼼꼼히 살폈다. 작은 차체지만 날카로운 에지와 선을 더해 몸매가 입체적이다. 베일 듯 단호하게 접었다 편 선이 차체에 각을 더하고 하나로 길게 이어진 선명한 테일램프가 UX 특유의 오라를 풍겼다.

호불호 강한 스핀들 그릴을 중심으로 펼치는 최근 렉서스의 디자인은 호기롭다. 범상치 않은 디자인은 막내라고 다르지 않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입체감 덕분에 일반 도로에서도 존재감은 제법 크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효율성을 강조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었다. 에지 넘치는 겉모습과 달리 움직임과 반응은 상냥하고 경쾌하다. UX는 렉서스가 표방하는 깔끔하고 깊이 있는 주행의 정도를 걷고 있다.

스포티지(1645㎜)보다 125㎜ 낮은 UX는 SUV에서 기대하는 듬직함이나 든든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벨트 라인이 높아 SUV 분위기를 낸다. 두툼한 문짝과 옆 차체, 검정 플라스틱으로 차체 아래와 휠 하우스를 사다리꼴 모양으로 꾸며 터프한 SUV 맛을 가미했다. UX는 렉서스 가문의 막내답게 실내가 제법 고급스럽다. LS에서 봄 직한 스티어링 휠과 아날로그 시계, 질 좋은 가죽으로 감싼 대시보드 등 아이템과 소재가 작은 SUV에서 기대하기 힘든 것들이다. 열선과 통풍은 물론 3명까지 자세를 저장할 수 있는 시트 등 이런저런 편의 장비들은 풍성함을 넘어 사치스럽다.

대시보드 가죽 소재의 질감이나 루프를 덮은 패브릭 소재의 촉감, 완만한 곡선과 부드러운 질감으로 처리된 각종 버튼, 알루미늄을 가공해 만든 버튼과 다이얼 등에서 렉서스의 집요하고 꼼꼼한 품질이 묻어난다. 뒷 좌석은 여유롭지 않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어른 넷이 타고 움직이기에 적당하다. SUV라서 머리 공간에 여유가 있는 덕에 실내가 좁거나 답답한 느낌은 거의 없다.

트렁크는 SUV치고는 좀 작다. 기본 적재 공간은 220ℓ, 뒷시트를 접으면 1000ℓ로 늘어난다. 높은 천장까지 고려하면 세단보다 활용성은 우월하다. UX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힘을 모아 움직이는 하이브리드다. 시동을 걸면 계기반만 깨어날 뿐 과묵하다. 저속 주행에도 고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앞 80kW(약 106마력), 뒤 5.4kW(약 7.2마력)전기모터의 출력이 작은 SUV를 무난히 움직인다. 가속 페달 반응은 제법 빠르다. 주행 중 가속 페달을 밟으면 엔진과 변속기가 힘쓸 채비를 하는 동안 전기모터가 힘을 낸다. 이후 엔진이 본격적으로 가속을 돕는다. 전기모터와 146마력의 2.0ℓ 엔진이 힘을 모아 만드는 시스템 출력은 181마력. 0→시속 100km 가속은 8.7초. 무난한 기록이다. 이 엔진은 토요타 캠리에도 쓰이는 것으로 고효율과 성능이라는 2마리 토끼를 쫓고 있다.

프리우스보다 힘이 좋아 원하는 만큼 경쾌하고 조용하게 달릴 수 있다. 물 흐르듯 도로를 부유하면 큰 형이 아쉽지 않을 만큼 정숙하다. 전자식 무단변속기 e-CVT 역시 정숙함과 부드러움의 힘이 된다. UX의 가장 큰 장점은 승차감이다. 낮은 시트 포지션이 주는 안정감,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하체가 고급 중형 세단을 타는 듯 방지턱을 타고 넘는다. 그렇다고 코너나 급차선 변경 시 허둥대거나 버거워하지 않는다. 바닥에 착 붙어 안정감 있게 도로를 헤쳐나가며 달리는 맛이 좋다. 이런 운동 성능의 가장 큰 이유는 낮은 무게중심이다.

저중심 설계 GA-C 플랫폼에서 완성했고 도어와 보닛 등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사용해 위쪽 무게를 더는 데 공을 들였다. 덕분에 무게중심은 바닥에서 채 600mm가 안 되는 곳에 자리한다. 고속 안정감 또한 기대 이상이다. 시야와 무게 중심이 낮아 차분하게 도로를 가른다. 부드러우면서 차분한 하체는 독특한 서스펜션 덕분이기도 하다. 바로 댐퍼 속 스윙 밸브의 역할이다. 자잘한 충격에서는 밸브를 열어 위아래 움직임에 여유를 주고, 묵직한 충격엔 밸브를 닫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버티는 식이다.

시승차는 4륜구동 E-Four 모델이다. 별도의 기계적 장치 대신 전기모터로 뒷 바퀴를 제어한다. 하지만 모터의 최고출력이 5.4kW에 불과해 다소 제한적인 4륜 장치로 보면 된다. 70km/h가 넘으면 4륜 기능은 해제되며, 시스템 총 출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높고 큰 차체 탓에 뒤뚱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 SUV라는 편견에 맞서고 싶다며 개발과정을 회고한 UX 개발 수석 엔지니어 카코 치카.

UX는 SUV의 실용성에 세단처럼 안정적인 운전 자세와 낮은 무게중심, 하이브리드의 효율성, 렉서스의 감성 품질을 잘 모아냈다. 문제는 작은 SUV에 기꺼이 지갑을 열 소비자들의 숫자다.

 

PRICE 5410만 원
Powertrain 1987cc I4 가솔린+전기모터, CVT, AWD
performance 183마력(모터 77마력)@6000rpm, 19.2kgm@4400~5200rpm 0→100 8.7초, 177km/h
Weight 1605kg EFFICIENCY 15.9km/ℓ, CO₂ 100g/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