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가 보여주는 현대차의 미래

현대차가 절치부심해 만든 신형 쏘나타가 등장했다. SUV가 시장의 중심인 시대에 세단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세단 소외 시대에 쏘나타는 형 그랜저와 동생 아반떼 사이에서 한동안 방황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쏘나타는 현대차의 상징 모델. 쏘나타의 화려한 부활은 단순히 현대차 대표 모델의 르네상스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대차의 탄탄한 현재, 화려한 미래의 예고나 마찬가지다. 그만큼 쏘나타는 현대차 내부적으로도 중요한 모델이다. 백지에서 새로 만든 신형 쏘나타는 그런 이유로 현대차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게 등장한 쏘나타는 과연 어떨까? 정말 좋아졌을까? 어디가 얼마나 어떻게 진화했을까? 2박3일간 열심히 몰며 꼼꼼히 살펴 본 쏘나타의 진솔한 평가를 시작한다.

우선 사진 속 겉모습부터 보자. 느낌이 어떤가? 상당히 다이내믹하고 스포티하다. 더이상 고루하고 심심하며 평범한 패밀리세단의 모습이 아니다. 가족차로 SUV가 대세가 된 현실에서 현대차는 패밀리세단에도 개성을 좀 더 과감히 불어 넣어 이처럼 다이내믹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더하는 과감함을 꾀했다.


현대차의 디자인 언어는 플루이딕 스컬프쳐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보다 진화한 디자인 언어를 만들었고 신형 쏘나타에 녹여 냈다. 이른바 센슈어스 스포트니스. 빛을 활용한 라이트 아키텍처 요소를 넣어 보다 감각적이고 다이내믹한 디자인을 추구했다.

우선 앞모습부터 보자. 크고 대담한 볼륨감과 날 선 에지의 조화가 실제보다 더 크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들었다. 프런트 그릴을 감싼 테두리를 없앤 앞모습은 에스턴마틴처럼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클래식 모델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 그릴 테두리를 없애는 대신 보디 형상과 도장 마감을 더 신경 써야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긴다. 현대차는 이 까다로운 공정을 받아들여 고생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덕분에 대중 패밀리세단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고급스럽고 특별한 디자인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옆모습 실루엣도 범상치 않다. 트렁크까지 매끈하게 흐르는 C필러는 쿠페가 아쉽지 않고 커다란 휠하우스는 18인치의 역동적이고 큰 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헤드램프 끝에서 출발해 윈도 테두리를 한바퀴 둘러 다시 만나는 크롬 띠는 신형 쏘나타의 가장 크고 화려한 디자인 특징이다. 특히 V라인으로 빛나는 주간주행등은 100m 밖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아이템이다.


스포티한 디자인은 뒷모습이라고 다르지 않다. 특히 스포일러를 덧댄 듯 각을 주어 날카롭게 잡아 뺀 트렁크 끝은 과감한 디자인의 핵심 요소다. 공기저항의 효율성을 키우고자 테일램프 상단에 핀을 넣는 세심함도 칭찬할 만한 요소다.

일정하고 균일하게 반짝이며 양쪽 테일램프를 잇는 가로바 디자인은 고성능 스포츠카의 트렁크 위에 올라가는 커다란 스포일러에서 차용한 것이다.


순정 타이어는 18인치 피렐리 p제로. 격자로 엇갈리게 겹쳐 만든 스포크 디자인과 투 톤으로 멋을 낸 휠 디자인 또한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저 손가락 끝을 누르면 트렁크가 열린다. 겉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버튼이 안으로 숨겨져 있다. 물리적 버튼을 숨김으로써 매끈하고 완벽한 겉모습을 만들었다. 현대차는 어찌보면 쉽고 단순히 넘길 수 있는 부분까지 신경 쓰며 한땀한땀 디자인한 것이다.


신형 쏘나타의 파워트레인은  2가지. 2.0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얹은 가솔린 2.0과 LPI 2.0이다. 시승 모델은 2.0 가솔린 엔진 모델이다. 현대차는 기존 엔진에서 연료효율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스마트스트림 엔진을 얹었다. 최고출력 160마력과 20.0kg.m 최대토크를 낸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 모델보다 10% 이상 좋아진 연비. 표준연비는 17인치 휠 모델 기준 1리터에 13.3km를 달린다.

편안하고 안락한 운전과 효율성을 중시한 세팅의 신형 쏘타나의 출력성능은 디자인만큼 다이내믹하지는 않다. 통쾌하게 달리는 맛보다 꾸준하고 아늑하게 이동하는 여유로움이 더 크다. 주행 중 추월을 위해 급가속하면 엔진회전수를 3000rpm 이상 높이고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커진다.

하체는 제법 단단하고 묵직하며 스티어링은 비교적 날카롭다. 국산 패밀리세단에서 보여주던 심심하고 따분하며 가벼운 감각과는 다르다. 출력만 좀 더 화끈하다면 생김새만큼 재미있는 운전도 가능하리라. 조만간 선보일 터보 모델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실내는 거의 흠잡을 곳 없다. 소재와 마감재는 고급스럽고 조립품질은 꼼꼼하다. 12.3인치 풀 LCD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10.25인치 대시보드 가운데 터치 스크린 모니터는 다루기 쉽고 보기 좋다. 트림 위에 인조가죽을 덧대 멋부린 실내는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거스른다.

하이패스는 물론 블랙박스까지 순정으로 넣어 모니터로 영상 확인은 물론 스마트폰과 연결해 SNS로 공유도 가능하다. 현대차라서 가능한 시도이자 국산 브랜드의 풍성하고 강력한 옵션의 은총이다.


실제 주행 중 많이 도움되고 참신했던 기능 가운데 하나가 후측방 모니터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반에 후측방 영상을 보여준다.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거나 사이드미러를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화질과 화각이 만족스럽다.

최근 시승한 혼다 모델들이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면 대시보드 가운데 모니터에 오른쪽 후측방 시야를 보여줬다. 사각지대는 왼쪽에 존재하는데 왜 오른쪽 후측방을 보여줄까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


신형 쏘나타의 다양한 시도 가운데 하나가 기어노브를 없앤 전자식 변속버튼이다. 혼다에서 먼저 시도해 대중적으로 퍼지고 있는 구성으로 깔끔한 디자인과 공간활용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기어노브 타입이 더 좋다. 보지 않아도 쉽게 다룰 수 있어 좀 더 직관적이고 다루기 쉽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은 물론 기본이다. 하짐나 애석하게도 내 폰은 최신폰이 아니라 있으나 마나 한 첨단 편의장비. 내 조만간 꼭 무선충전 지원 폰으로 업그레이드 하리.


현대차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풍성하고 강력한 편의장비들이다. 신형 쏘나타는 현존하는 거의 모든 편의장비들을 모두 품고 있다. 정차 중 브레이크페달에서 발을 떼도 되는 오토홀드는 물론 차 주변을 위에서 내려다 보며 사방을 보여주는 탑 뷰 카메라 기능, 자동 주차도 기본이다. 리모컨 키로 눌러 앞뒤로 차를 움직여 주차하는 기능 또한 기본이다.

드라이브모드는 저 길다란 토글 스위치를 아래위로 움직여 고를 수 있다. 모드는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스마트.  모드를 바꿀 때마다 계기반의 화려한 그래픽으로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에코모드는 최대한 단수를 낮추고 가속페달 반응을 늦춰 효율성을 극대화하지만 답답함은 필수다. 스포트는 보다 적극적으로 엔진회전수와 단수를 낮춰 화끈한 맛을 키우지만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델에서 스포츠 모드라고 드라마틱하게 감동적인 변화는 아니다.


최근 모델에서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반자율주행시스템 또한 신형 쏘나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신 장비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반자율주행 관련 버튼들을 모아 인간공학적으로 배치해 앞 시야에서 눈을 뗴지 않고도 손쉽게 다룰 수 있다.

원하는 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스티어링 휠 그림 버튼을 누르면 차선을 인식해 반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보조 버튼과 더불어 스티어링 칼럼 왼편의 차선이탈 방지 버튼을 동시에 활성화해 달려야 차선의 가운데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혹자는 둘 중 한 기능만 활성화해 테스트하며 차선의 한쪽으로 치우친다며 불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으니 둘 다 잘 챙기자.

반자율주행 감각은 제법 안정적이고 반응은 자연스럽다. 옆자리 동승자가 반자율주행으로 달리는 줄 모를 만큼 가감속이 부드럽고 매끄럽다.

쏘나타의 다양한 매력 가운데 큰 것이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12개 스피커 사운드의 음질과 음압이 기대보다 좋다. 보스 사운드의 특징은 힘있고 탄탄한 중저음. 쏘나타 사운드 역시 이같은 장점을 잘 보여준다. 다양한 기기와 쉽게 연결해 다양한 음원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국산 브랜드라서 갖을 수 있는 큰 장점 중 하나다.


쏘나타는 누가뭐래도 현대차의 상징이다. 1985년 등장해 지금까지 쏘나타는 현대차와 함께 성장해왔다. 대한민국 중형 패밀리세단의 아이콘이었다. 특출나게 매력적이지 않지만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이 만족스러운 대한민국 대표 모델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쏘나타에 젊고 다이내믹한 진화를 과감하게 단행했다. 패밀리세단에서 몰개성이 장점인 시대는 지났다. 올바른 판단을 받아들인 현대차는 트렌드를 제대로 받아들였다. 그 어떤 세단들과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역동적이고 개성 넘치는 디자인에 형 아쉽지 않은 풍성한 편의장비와 감성품질을 품었다. 신형 쏘나타의 약진과 더불어 현대차는 또 다른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글 이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