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EQC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드디어 전기차를 선보였다. EQC는 2016년 파리 모터쇼에서 EQ 브랜드와 ‘컨셉트 EQ’를 선보인 이후 약 2년 만에 등장한 양산 모델이다.

EQC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만났다. EQC가 주차된 곳으로 이동하면서 시승 행사를 이곳에서 진행한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테슬라부터 재규어, 현대, BMW 등 중국 브랜드 모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사의 전기차라 많이 있는 나라가 바로 노르웨이다. 정부에서 전기차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충전 시설도 곳곳에 마련해 아무 전기차를 이용하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또한, 버스 전용차선은 전기차가 운행할 수 있어 출퇴근 시 교통 정체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는 나라였다.

사진으로 접했던 EQC는 더움 듬직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매끄러운 디자인으로 EQ 브랜드의 철학인 ‘진보적인 럭셔리’를 대변하는 독창성을 갖췄다. 쿠페 보디처럼 낮아지는 루프 라인으로 크로스오버 SUV의 특징을 구현했으며, 헤드램프와 그릴을 감싸고 있는 블랙 패널을 비롯, 블랙 컬러 배경에 블루 스트라이프 대비 효과를 통해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실내 역시 흠잡을 데 없다. 터치 스크린이 적용된 와이드 콕핏, 최신 터치 패드, 하이 글로시 로즈 골드 색상의 에어 벤트 등 EQ 브랜드의 전기차 모습을 잘 구현해냈다. 꼼꼼한 마감과 소재는 메르세데스라는 타이틀에 먹칠 하지 않으려는 듯 단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테슬라 모델 S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EQC의 인테리어는 앞으로 등장할 다른 EQ 브랜드의 전기차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스티어링 칼럼에 자리한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를 옮기고 출발하자 누군가 뒤에서 밀어주듯 부드럽게 나아간다. 전원을 공급받는 순간부터 최대토크를 토해내는 전기모터지만, 설정을 잘 잡아냈다. 툭툭 튀어 나가는 불쾌한 느낌은 없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는 양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이다가도 깊게 밟으면 등이 시트에서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힘차게 밀어준다.

앞뒤 차축에 자리한 2개의 전기모터는 총 408마력의 최고출력과 78.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는 5.1초가 소요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2개의 모터는 위치에 따라 각각 맡은 임무가 다르다. 앞쪽은 저부하와 중간 부하 범위에서 최상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도록 설정됐고 뒤쪽은 역동성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속도를 올려도 실내는 평온하다. 동승석 승객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모자라 숨소리까지 들려온다. 물론, 도로 상태에 따라 소음이 올라오긴 하지만, 순전히 상대적으로 느껴지는 정도다. 아스팔트가 매끄러운 곳에서는 자기부상 열차처럼 부드럽고 안락하게 질주한다.

패들 시트프틑 다른 전기차에서 흔히 보던 회생제동 시스템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바로 이 기능이다. 보통 전기차는 3단계 정도만 제공하지만, EQC는 D AUTO, D +, D, D -, D- – 총 5단계다. 순서대로 이야기하자면, D AUTO는 상황에 맞게 에너지 회생 수준을 조절하며, D +는 관성 주행에 최적화됐다. D 모드는 에너지 회생 수준이 낮은 편이고 D –는 중간 정도의 회생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D – -는 에너지 회생 수준이 매우 높아 가속 페달에서 발만 떼도 브레이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감속하며 전기를 만들어 낸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D AUTO다. 굳이 다른 모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매우 똑똑하게 시스템을 제어한다. 경로상에 회전교차로, 혹은 코너가 있다면 회생 정도로 알아서 높여 브레이크 조작이 필요 없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돼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주기에 불필요하게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거의 없다. 이는 회생 정도가 가장 높은 D – – 모드와는 또 다른 이야기다.

EQC는 80kWh의 전력으로 450km(NEDC 기준) 이상의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따라서, 에너지를 회생하는 다양한 모드와 더불어 운전의 재미를 올려줄 드라이브 모드 또한, 5가지나 준비된다. 컴포트, 에코, 맥스 레인지, 스포츠, 인디비주얼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는 각각 또렷한 변화를 보여준다. 전기차를 스포츠 모드에 두면 점점 짧아지는 주행 거리가 불만이었지만, 45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갖춘 EQC는 문제 될 게 없었다. 시승 내내 스포츠 모드로 많이 다녔지만, 에너지 회생 시스템이 바쁘게 충전했기에 실제 줄어드는 전력량은 눈에 띄게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스포츠 모드로 속도를 내보려고 했지만, 노르웨이에서 과속 하다 적발되면 상상을 초월하는 돈이 지출된다는 사실을 들은 이후 가속 페달에서 절로 힘이 빠졌다. 하지만, 메르세데스에서 따로 준비한 장소(활주로)에서 EQC의 역동성을 느껴볼 수 있었다. 러버콘 사이를 빠져나가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마냥 안락한 전기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384개의 배터리 셀이 바닥에 깔려 있어 무게 중심이 낮기에 움직임은 날래고 브레이크는 밟는 양에 맞춰 오차 없이 차를 멈춰 세웠다. 답력이 초반에 몰려 있지 않고 밟는 양에 맞춰 정확하게 속도를 줄여나가는 모습은 메르세데스 내연기관 모델도 마찬가지였기에 정체성을 잘 이어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안전 장비체험 역시 활주로에서 진행됐다. 실제 자전거를 탄 요원이 EQC 옆을 주행하며 EQC의 능동적 안전 장비가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갑자기 어린 아이(마네킹)가 튀어나올 때는 알아서 차를 멈춰 세웠다.

EQC는 분명 전기차의 효율성을 잘 보여주는 모델이다. 그리고 스포티함까지 갖췄다. 거기에, 내연기관 모델부터 칭찬받던 안전 장비까지 빼먹지 않고 듬뿍 담았다. 또한, MBUX의 탑재로 인공 지능 비서까지 얹었다. 지금 상태로 본다면 최고의 전기차라고 할 수 있는 모델이다. 물론, 앞으로 등장할 전기차는 더욱 길어진 주행 거리와 안전성 그리고 새로운 기능을 얹고 출시될 것이다.

테슬라에서 시작된 전기차 전쟁이 재규어,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로 번지고 있다. 오랜 내연기관 자동차가 역사를 가진 이런 브랜드에서 전기 시스템을 탑재하며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 시대는 전기화를 원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수 진행됐다. 브랜드에서 진행 중인 전기화 프로젝트도 상당히 많다. 선두자리를 지키려는 브랜드와 더 좋은 제품으로 그 자리를 빼앗으려는 후발 주자. 우리는 점점 좋아지는 제품과 낮아지는 가격을 기다리며 재미있는 전쟁을 지켜보면 된다.

 

제원

길이 / 너비 /높이(mm): 4761 / 1884 / 1624

트랙(전/후) / 휠베이스 : 1625 / 1615 / 2873

공차중량: 2425kg

주행 거리(NEDC 기준) : 450km 이상

최고출력: 408마력(300kW)

최대토크: 78.0kg.m

최고속도 180km/h

가속력(0->100km/h): 5.1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