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 주의자로 부활한 쏘울 부스터 EV

 

기아차가 신형 쏘울 부스터 EV를 내놓았다. 기아차의 연구와 기술력을 집약한 이 녀석은 한 번 충전으로 400km 가까이 달릴 수 있는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가장 큰 장점이다. 고효율의 150kW 구동모터를 달고 용량을 두 배 늘린 고전압 배터리를 넣어 힘 또한 기대 이상이다. 쏘울 부스터 EV 모델은 사전계약을 시작한 1월 14일부터 현재까지 총 3600여 대가 계약됐다.
쏘울 부스터 EV는 1회 충전 시 총 386km를 주행할 수 있어 기아 전기차 중 최장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초창기 전기차는 가까운 거리를 오가는 세컨드카 개념이 컸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는 일상을 포함한 가족차로 쓰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진화했다. 그 가운데 쏘울 부스터 EV는 국산 전기차의 정점에 서 있다. 첨단 장비를 동원하고 제품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적극적인 정부 지원까지 가세하며 전기차의 인기는 제법 가파르게 상승 추세다. 여기에 다양한 가격대와 모델들이 더해지면서 흥행은 더 성공적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쏘울의 가장 큰 매력은 넉넉한 주행 가능 거리다. 이를 위해 기아차는 기존 대비 80% 이상 향상된 150kW의 출력을 확보하고 운전자들이 평균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저부하 토크 영역에서의 효율을 증대시킨 모터를 장착했다. 기존 쏘울 EV(30kWh) 대비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린 64kWh 고용량∙고전압 배터리를 적용한 것이다.

겉모습은 최근 등장한 신형 모델답게 트렌디하고 매력적이다. 앞모습은 아이언맨 얼굴 또는 레인지로버에서나 느꼈던 맛도 난다. 전기차답게 프런트 그릴을 최소화해 공기저항을 줄인 것도 특징 중 하나다.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이드미러 하단에 핀을 넣어 공기흐름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도 이 같은 노력 중 하나다.

실내는 정갈하고 트렌디하며 구성이 직관적이다. 다양한 수납공간과 터치스크린 모니터, 다이얼 타입의 전자식 변속레버 등 다루기 쉽고 보기 좋은 패키징이 마음 흡족하다.

작은 MPV면서 SUV인 쏘울은 시트 포지션이 높고 개방감이 좋아 시야가 훌륭하다. 편의 장치들은 어떤 수입차와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반자율 주행 기능은 부드럽고 안정적이고 내비게이션에 연동되는 충전소 정보, 크렐 비트에 맞춰 스피커가 번쩍이는 오디오 시스템 등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차로 만든다. 실제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은 현대기아차의 장기. 어른 다섯이 앉아 여행 가기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전기차의 주행 감각은 내연기관과 전혀 다르다. 가속페달을 밟는 양에 따라 토크와 출력이 고스란히 구현된다. 소리와 진동에서 해방돼 운전이 더 편하고 안락하다. 앞뒤 바퀴 사이 차체 아래에 묵직한 배터리를 배치한 덕에 무게중심이 낮게 바닥에 가라앉아 코너링 또한 가뿐하다. 과장 좀 하면 미드십 엔진 차를 모는 듯하다.

거의 모든 전기차가 배터리 효율을 키우기 위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품는다. 쏘울 부스터 EV도 이 시스템을 얹고 감속 과정에서 일어나는 차의 운동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한다. 스티어링 휠 뒤로 붙은 패들 시프트는 회생제동과 관련한 주요 아이템 중 하나다. 처음에는 언뜻 보고 기존 패들 시프트처럼 기어 변속 장치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전기차는 변속기가 없다. 1단으로 모터 회전력만큼 바퀴가 구른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인가? 바로 회생제동의 강도 조절장치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조율할 수 있다. 오른쪽 패들을 당겨 4단계로 두면 브레이크 페달이 필요 없을 만큼 회생제동장치가 강력하게 감속하고 1단계에서는 감속 저항이 거의 없어 일반 가솔린차를 모는 듯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운전자의 취향과 상황을 고려해 설정해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녀석은 다양한 주행모드도 품었다. 에코+와 에코, 노멀, 스포츠다. 물론 주행모드에 상관없이 패들 시프트로 회생제동 시스템은 조율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회생제동은 에코+가 가장 적극적이고 스포츠가 가장 약하다. 에코에서 주행모드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에코+로 진입하는데 실주행 감각은 좀 답답하다. 회생제동이 적극적이고 가속페달 반응이 무뎌진다. 시속 90km에 1차적으로 속도제한을 걸고 공조장치 등 다양한 전기 장치들을 제한해 전기효율을 극대화한다. 에코 모드와 노멀 모드에서는 운전이 쉽고 가속에 아쉬움이 없다.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쭉쭉 시원하게 치고 오른다. 스포츠 모드는 통쾌하고 시원하게 가속한다. 초반부터 거침없이 토크를 토해내며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속도감을 자랑한다.

쏘울 부스터 EV는 시내와 고속 모두에서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운영한다. 어디서든 적응이 빠르다.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이 능력을 발휘한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출발시간, 목표 충전량(50% ~100%), 저렴한 요금 시간대 등 목적을 고려한 예약 충전 설정이 가능하며,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 뒤 목표 충전 량에 도달하면 충전을 종료하는 ‘예약 충전’ 기능도 담았다.

충전량, 회생제동량, 주행 가능 거리 등 전기차 특화 콘텐츠를 슈퍼비전 클러스터로 확인할 수 있고 충전 시 차 밖에서도 충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상단의 배터리 충전 상태 표시등도 품었다.

쏘울 EV는 가장 대중적이고 친환경적이며 편하게 탈 수 있는 대표 전기차 중 하나다. 넉넉한 주행거리와 풍성하고 편리한 편의 장치, 국산 대표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완성한 특화된 EV 서비스 또한 큰 장점 중 하나다. 관건은 정부 보조금과 달리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인내심이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 듯 쏘울 부스터 EV 또한 제법 달달하다.

글 이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