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고 바라던 BMW 330i

콤팩트 세단의 기준으로 통하는 BMW의 3시리즈가 국내 데뷔했다. 코드네임은 F30을 지나 G20.

풀모델체인지로 돌아온 신형 3시리즈의 국내 라인업은 2.0 가솔린엔진에 터보를 얹은 330i와 2.0 디젤엔진의 20d 두 가지. 직렬 6기통 3.0 가솔린엔진의 고성능 모델인 340i는 하반기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시승모델은 330i M스포츠. 7년 만에 부활한 신형은 이전보다 몸집이 커졌다. 7cm 이상 길어졌고 1.6cm가 넓어졌다. 실내 크기의 가늠좌인 휠베이스는 4cm가 넘게 길어졌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구형보다 최대 55kg 가벼워지고 단단해졌다.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사용 비율을 늘린 덕분이다. 서브 프레임과 마운트를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등 깨알 같은 노력으로 뼈대에서만 20kg 넘게 감량했다. 평균적인 섀시 강성은 25% 이상, 더 단단하고 견고해야 하는 부위는 50% 이상 강성을 늘렸다. 차체를 낮춰 이전보다 무게중심도 10mm 낮췄다. 3시리즈에서 당연한 앞뒤 무게 배분은 여전히 50 : 50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3시리즈 특유의 콤팩트 다이내믹한 디자인은 여전하다. 보닛과 승객석, 트렁크의 황금 비율, 커다란 키드니그릴과 헤드램프, 테일램프의 잔잔하지만 과감한 변화, 보닛과 캐릭터 라인의 또렷한 명암 등이 치밀하고 균형감 높은 디자인을 완성했다.

너무 커져서 아직은 좀 어색한 키드니그릴은 하나로 합쳐 보닛을 파고 들었고 디자인 정체성 중 하나인 호프마이스터 킹크는 C필러로 옮겨붙었다. 풀 LED 헤드렘프를 기본으로 레이저 라이트를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헤드램프 속 주간주행등은 원형에서 육각형으로 진화했고 테일램프의 일부를 부풀려 입체감을 더했다.
디테일을 꼼꼼히 살피면 여기저기 많이 변했지만 3시리즈에 기대하는 콤팩트 디자인은 여전하다.

변화의 폭은 실내가 훨씬 더 크다. 센테페시아를 끌어내리고 대시보드를 과감하게 깎아내려 경쾌함과 좋은 앞 시야를 선사한다.


12.3인치 풀 컬러 디지털 계기반과 터치스크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모니터가 나란히 붙여 다른 차 느낌이 강하다.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들어가면서 기어변속기 주변을 재배치하고 정리했다. 스티어링 칼럼 주변에 붙어있던 시동 버튼도 기어노브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330i는 2.0 가솔린 터보에 8단 자동변속기가 호흡을 맞춘다. 기존 파워트레인과 같지만 터보차저 압력을 좀 높이고 배기 시스템 효율을 더해 최고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를 낸다. 참고로 토크는 2.0 디젤 모델과 같다.

서스펜션은 전통을 따라 맥퍼슨 스트럿(앞)과 멀티링크(뒤)를 유지하지만 휠 베어링과 너클 등을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스프링 아래 무게를 줄였다. 주목할 부분은 유압식 리바운드 스톱이라는 신기술로 만든 댐퍼다. 부드러운 수축과 끈적한 이완이 댐퍼 움직임의 핵심이다. 타이어가 끈적하게 노면을 물고 늘어지는 능력이 커졌다. 이 특성은 속도가 빨라질수록 더 커졌다. 신형 댐퍼와 섀시가 만난 330i는 제법 단단한 스프링과 스태빌라이저, 전자식 스포츠 디퍼렌셜을 넣고 높이를 10mm 낮췄다.

하체는 경박하게 통통거리는 대신 끈적하고 묵직하게 반응했다. 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나면 착지 후 잔진동 없이 척하고 도로에 달라붙어 달렸다. 승차감보다 운전 재미에 살짝 더 치중한 하체 감각은 3시리즈다운 맛과 감각이 한껏 살아 있어 몰수록 매력에 빠져든다.
가속은 경쾌하고 가뿐하다. 4기통 엔진에서 차고 넘치는 가속 능력이다. 운전 재미에 꼭 필요한 적절한 사운드는 액티브 사운드가 대신한다. 소리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워 배기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소리로 착각할 정도다.
다양한 주행모드(에코, 컴포트, 스포츠)는 스티어링 감각과 가속페달 반응, 사운드 등이 적절하고 단호하게 변해 다른 차 모는 맛이 난다.
이틀을 열심히 몰고 꽤 오랜 시간 먼 거리를 달렸다. 모는 내내 3시리즈의 진짜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 이 시대에 콤팩트 다이내믹 세단은 어떡해야 하는가를 BMW는 3시리즈를 통해 제대로 보여줬다. 3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도전자들은 불철주야 공들여 새 모델로 맹공을 퍼붓지만 BMW는 여유만만하게 저만치 앞서 달리고 있다. 바로 우리가 원하고 바라던 지금 이 신형 3시리즈의 모습으로 말이다.

글 이병진

Price 6220만 원
Engine 1998cc I4, 258마력, 40.8kgㆍ m
Transmission 8단 자동, RWD
Performance 0→100 5.8초, 250km/h, 11.1km/ ℓ
Weight 162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