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의 낭만을 노래하는 Z4

낭만파 드라이버들의 로망 중 하나는 오픈 에어링이다. 하늘을 지붕 삼아 바람의 노래를 즐기며 달리는 로드스터만의 매력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알기 어렵다.
BMW도 낭만 드라이버들을 위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 2인승 경량 로드스터인 Z4가 3세대로 진화해 돌아왔다. 딱딱한 철판에서 부드러운 소프트톱으로 지붕을 바꾸고 새로운 디자인과 구성으로 완벽히 진화해 돌아온 것이다. 시승 모델의 풀네임은 BMW Z4 sDrive 20i M. 추후 읽는 이와 쓰는 이의 편의를 위해 Z4로 부르겠다.

1세대 Z4는 하드톱 쿠페와 소프트톱 컨버터블을 따로 만들어 판매했었다. 그러다 2세대에는 하드톱 컨버터블만, 새로 등장한 3세대 신형에서는 소프트톱으로 모델을 규정했다. 코드네임 G29인 신형 Z4는 토요타 수프라와 함께 개발하고 오스트리아 마그나 스티어가 생산한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비용 절감을 통한 생산성 확대를 위한 새로운 방법이자 노력이다.

더 키지고 남성스러워진 Z4는 구형의 레트로한 디자인을 벗어나 트렌디하고 세련된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85mm 길어졌고 폭도 75mm나 커졌다. 1865mm나 되는 차폭은 길이를 감안하면 꽤나 와이드 한 차체 비례다.

얼굴은 좌우로 더 길어진 프런트 그릴과 그릴 속 패턴의 변화로 더 강한 이미지를 만든다. 시승모델은 M 스포츠 패키지로 치장해 기본인 크롬 도금 대신 블랙으로 마무리했다.

옆에서 보면 다이내믹한 로드스터의 맛이 물씬한 차체 비례가 더더욱 돋보인다. 기다란 보닛과 뒤로 바싹 물러나 자리 잡은 2인승 실내는 톱을 닫았을 때보다 열었을 때 더욱 멋스러워 보인다. 앞 휠 하우스 바로 뒤에 자리 잡은 에어 덕트는 앞 브레이크 시스템 열 방출과 공기 역학 성능은 물론 과감하고 호전적인 디자인을 만드는 핵심 요소다. 작은 차체에 19인치 검정 알로이 휠도 BMW가 Z4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고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드톱에서 소프트톱으로 바뀐 지붕은 시속 50km 안에서 10초 안에 여닫는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착착 접어 보관 공간을 줄일 수 있는 소프트톱의 장점 덕에 지붕의 여닫음에 상관없이 제법 쓸만한 트렁크 공간도 선사한다. 시트 가운데 구멍을 뚫어 여닫을 수 있는 스키 스루 기능까지 담아 실용성을 강조했다.

보닛에 비해 짧게 만들어 스포티함을 강조한 뒷모습에서 경쾌함이 넘실거린다. 트렁크 리드를 치켜 올려 다이내믹한 디자인의 맛을 살리고 스포일러의 공기역학 성능까지 챙겼다.

겉모습보다 더 큰 변화는 실내다. 전반적인 구성은 신형 3시리즈와 같다. 풀 컬러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10.25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이어 붙은 듯한 센터패시아는 각도를 운전자 쪽으로 꺾어 운전자 중심 설계를 완성했다. 공조장치 버튼과 오디오 버튼 등 자주 쓰는 버튼만 정갈하게 정리해 남겨두고 거의 모든 기능들은 디스플레이 모니터와 아이드라이브로 제어하도록 해 그리 넓지 않은 실내에 정갈하고 직관적인 맛을 강조했다.

기어노브 주변도 최신 BMW의 구성과 디자인이다. 노브 왼편으로 주행 관련 버튼이, 오른쪽으로 아이드라이브 컨트롤러가 자리 잡았다. 암 레스트를 겸하는 센터 콘솔을 열면 컵홀더 2개가 나온다. 운전 중에는 운전에만 집중하고 차 한 잔의 여유는 정차해 즐기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2인승 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다. 가죽 질감은 부드럽지만 푹신함보다 자세를 안정적이고 다부지게 잡아 주는 능력이 더 크다.

시승차의 파워 트레인은 2.0 터보 가솔린과 8단 자동변속기가 호흡을 맞추며 뒷바퀴를 굴린다. 197마력의 최고출력과 32.6kg.m의 토크를 낸다. 작은 차체에 2.0 터보 가솔린엔진이 내는 출력은 시트로 등을 떠미는 화끈함보다는 경쾌하고 꾸준하게 가속하는 운전 재미가 더 크다. 가속하면 상당히 부드럽고 고운 사운드가 실내로 파고들며 운전 감성에 즐거움을 더한다.
고출력 로드스터는 아니지만 가속성능은 제법 칼칼하다. 정지에서 시속 100km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6.6초. 8단 변속기는 매끄럽고 단호하며 빠르게 톱니를 바꿔 물며 효율과 달리기 실력을 뽐낸다.
뒷바퀴 굴림이지만 핸들링은 거의 중립 지향적이다. 운전석이 뒤로 치우쳐 있고 무게중심이 낮으며 19인치 타이어가 만들어내는 안정감과 날카로움이다.

3세대 Z4는 한층 더 감각적이고 트렌디해져 돌아왔다. 디자인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지갑을 열 수 있는 능력이 다분하다. 로드스터는 시속 60~100km 사이를 유유자적 달리며 자연을 느끼고 바람을 즐길 때 특히 더 즐거운 법. BMW 다운 화끈한 달리기 실력이 그립다면 조만간 등장할 녀석들을 기대하면 된다. 하지만 이 녀석도 충분히 차고 넘치고 운전이 즐겁고 유쾌하다. 낭만파 로드스터 마니아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이 하나 추가된 셈이다.

글 이병진

Price 6710만 원
Engine 1998cc I4 터보 가솔린, 197마력@6500rpm, 32.6kgㆍ m@1450~4200rpm
Transmission 8단 자동, RWD
Performance 0→100 6.6초, 240km/h, 10.7km/ ℓ
Weight 148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