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마스터와 현대 쏠라티의 2라운드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승합차 모델에 15인승이 사라졌다. 스타렉스 이전에는 그레이스라는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승합차가 있었지만, 지금은 폐차장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다.

그레이스가 단종 되기 전, 스타렉스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레이스의 자리를 물려받게 됐다. 따라서 우리나라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은 스타렉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스타렉스보다 더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는 ‘카운티’ 버스가 있긴 하지만, 가격적인 부담과 주차 문제 등 규모가 작은 사업장에서는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버스보다 작고 스타렉스보다 큰 모델, 쏠라티가 등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와 비슷한 크기지만, 가격 또한 꽤 비싸다. 쏠라티 15인승의 가격은 6103만~6489만 원, 16인승은 6344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래서일까? 제주도나 공항 주변에서만 가끔 보일 뿐이다. 그러던 중, 르노 마스터 밴이 출시됐다. 쏠라티 밴 모델과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매우 좋아 초기 물량이 금방 팔려나갔다. 르노는, 마스터 버스의 출시를 예고했고 드디어 드디어 한국땅을 밟았다.

마스터 버스는 13인승과 15인승 모델이다. 쏠라티와 크기부터 비교해보자. 쏠라티는 전장 전폭 너비 각각 6195, 2038, 2777mm다. 휠베이스는 3670mm. 마스터 버스는 6200(13인승은 5550mm), 2020, 2495(13인승은 2500mm), 휠베이스는 4335(13인승은 3685mm)mm의 크기다.

쏠라티는 인승에 상관없이 크기가 같지만, 마스터 버스는 인승에 따라 전장과 휠베이스 차이가 크다. 마스터 버스 15인승 기준 쏠라티보다 5mm 길고(이 정도는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전폭은 18mm 좁다. 전고는 282mm 낮고 휠베이스는 665mm 길다.

실내 시트 구성을 보자. 마스터 버스 15인승은 좌우 각각 1개 2개 구성으로 중간에 걸어 다닐 수 있는 통로가 있지만, 13인승은 출입문 반대쪽 창가에 3개의 시트가 마련된다. 반면 쏠라티는 마스터 15인승과 같은 스타일이다. 승객을 위한 편의 시설은 두 대 모두 승합차(버스)인 만큼 이동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파워트레인을 보면, 쏠라티는 2.5리터 디젤 엔진으로 170마력의 최고출력과 43.0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 마스터 버스는 2.3리터 디젤 엔진으로 163마력의 최고출력과 38.7kg.m의 최대토크다. 변속기는 6단 수동만 제공된다.

덩치 큰 버스로 와인딩 등 과격한 운행을 할 일은 없지만, 파워트레인은 쏠라티가 다소 우세하다. 하지만, 승패를 가르는 건 아무래도 가격이 아닐까 싶다. 앞서 언급한 대로 쏠라티는 6103만 원부터 시작되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마스터 버스는 13인승은 3630만 원이고 15인승은 4600만 원이다. 자동변속기가 운전이 편한 건 사실이지만, 가격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큰 단점이 되진 않을 것 같다. 이는 마스터 밴 모델을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쏠라티는 틈새시장을 잘 파고든 모델이지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모델이다. 아니, 실패다. 마스터 버스 판매량이 폭발적일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출시 전 사전계약과 출시를 시작한 6월 3일 정오까지 450대가 넘게 계약됐으니 어느 정도 반응이 있는 것 같다.

쏠라티와 마스터 버스. 두 대의 대결에서 누가 웃을지 모르지만, 고객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