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135i, M 퍼포먼스 핫 해치의 펀 투 드라이브

17시간을 날아 도착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처 키알라미 서킷. 1990년대 F1을 치르고 포르쉐 테스트 드라이브 현장으로 사용됐던 국제 공인 서킷에서 3세대로 진화한 신형 1시리즈를 만났다.

2004년 처음 등장한 신형 1시리즈는 BMW가 보여주는 작은 고급차의 새로운 기준이었다 2011년 2세대 1시리즈는 120d라는 이름의 쿠페로 국내에 소개되면서 도로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부분변경을 거치고 쿠페는 2시리즈로 개명하면서 5도어 해치백으로 가닥을 잡은 1시리즈는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쿠페나 해치백처럼 작은 차였지만 BMW 특유의 뒷바퀴 굴림 구동방식을 고집하며 남다른 운전 재미를 품은 동급 유일한 개성만점 모델이라는 개성과 상징성도 꾸준한 인기의 이유였다.

그랬던 1시리즈가 최근 3세대로 진화하면서 또 한 번 변화를 결정했다. 뒷바퀴 굴림을 포기하고 미니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앞바퀴 굴림을 선택한 것이다. BMW 마니아들은 앞바퀴 굴림으로의 변화를 안타까워했지만(120d 쿠페 오너였던 나도 내심 아쉬웠다) 실물을 경험하고 최종 결론을 내기로 보류했다. 그리고 최종 판정을 내리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남아공에 도착한 것이다.

앞바퀴 굴림 1시리즈는 비록 극단적인 프런트 오버행은 포기했지만 그만큼 실내공간을 넓힐 수 있었다. 구동 방식의 변화(길어진 프런트 오버행)로 차체 비율이 다소 평범해졌지만 실물은 여전히 똘똘한 1시리즈였다. 하나의 연결된 형태로 완성한 키드니 그릴 서라운드 디자인은 1시리즈의 강렬한 존재감을 강조했고, 날카롭게 디자인한 헤드 램프는 젊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변화의 폭은 겉모습보다 실내가 컸다. 더 이상 패밀리의 막내 모델이라는 사실은 실내에서 느낄 수 없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마감재, 운전자 중심의 설계가 돋보이는 실내는 앞바퀴 굴림 플랫폼 덕에 크고 넓어졌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이전 세대보다 33mm 더 커졌고 슬라이딩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하면 헤드룸이 19mm 늘어난다. 뒷공간은 이전보다 20리터 커진 380리터,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1200리터까지 늘어난다.

완전변경을 거친 신형 1시리즈의 엔진 라인업은 모두 5가지로 가솔린 2가지와 디젤 3가지. 국내에는 효율성 탁월한 118d가 맨 먼저 선보이고 추후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가솔린 엔진 라인업의 엔트리 트림인 118i는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고 140마력을, 국내 첫 출시되는 118d는 150마력을 낸다.

1시리즈 가운데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M135i x 드라이브는 최대 306마력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에는 새롭게 개발된 토센 LSD 사륜구동 시스템을 포함해 최적의 구동력 배분과 함께 더욱 스포티한 주행감을 선사한다. M135i에 기본 적용된 M 스포츠 스티어링은 날카로운 반응으로 민첩함을 더하고 M 스포츠 브레이크는 출력을 능가하는 제동성능을 품었다.

1시리즈 최초로 등장한 M 퍼포먼스 모델인 M135i의 운전석에 올랐다. 소재는 고급스럽고 조립품질은 군더더기 없다. 이 녀석은 평범한 1시리즈와 M 카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M 퍼포먼스 모델이다. 하지만 1시리즈는 M 모델이 없으니 이 녀석이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버킷 시트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다. M 카만큼은 아니지만 박력 넘치는 배기음이 잠에서 깬 새끼 사자의 고로롱거림을 들려준다.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은 녀석은 최고출력 306마력에 최대토크 45.9kg.m를 내고 정지에서 100km/h 가속을 단 4.8초면 끝낸다.

가속페달에 무게를 더해 키알라미 서킷을 벗어나 남아공의 한가한 도로에 올랐다. 한국과 달리 우측 핸들이라 출발은 어색했지만 이미 익숙해졌다. 선두에 선 현지 드라이버의 차를 따라 고성능 1시리즈에 올라탄 각국의 기자들이 차를 몰기 시작했다. 두툼한 스티어링은 손에 착착 붙어 묵직하고 탄력 넘치는 반응을 보여 준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세미 버킷 시트는 제법 단단하지만 몸 전체를 감싸 안듯 받아내며 안정감과 바른 자세를 절묘하게 만들어준다.

작은 차체에 경쾌하고 담대하게 반응하는 가솔린 엔진이 네 바퀴에 이상적으로 출력을 보내며 타이어를 움직인다. 다른 1시리즈와 달리 네 바퀴 굴림에 LSD까지 품은 녀석은 언제든 이상적인 힘과 균형을 유지하며 도로를 끈끈하게 물고 늘어진다. 이 독특하고 묵직하고 든든한 감각은 속도에 상관없이 일관된 감성을 보여 준다.

가속페달에 무게를 더하자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올린다. 작은 차체와 터보 엔진, 8단 자동변속기의 호흡이 찰떡처럼 환상적이다. 기어 노브 옆에 달린 주행모드 버튼을 눌러 스포츠로 바꿨다. 스티어링 휠은 무게를 더하고 탄력을 더해 더 팽팽하게 긴장하고 단수를 낮춰 적극적으로 엔진 회전수를 높였다. 일반 모델보다 굵고 묵직했던 배기음이지만 4기통 가솔린엔진의 구조적 한계가 만들어내던 아쉬웠던 사운드가 색을 달리하며 고출력 감성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적극이진 않아도 기어를 바꾸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마다 이따금 버벅 거리는 터프한 소리도 선사했다.

속도를 올려 제법 빠른 속도를 유지했다. 그럴수록 더 커지는 주행 안정감과 여전히 식지 않는 파워트레인의 출력이 BMW 핫 해치가 어떤 느낌인지, 이들이 전하려는  M 퍼포먼스 해치백의 운전 재미가 무엇인지 몸으로 확인시켜주기 시작했다. 코너를 제법 빠른 속도로 들어서도 안정감과 밸런스는 쉽사리 흐트러지지 않았다. LSD를 포함한 네 바퀴 굴림 시스템과 작은 차체, 다부진 하체와 무게 배분 등이 힘을 모아 만들어내는 특별한 감각 덕이다.

BMW 핫 해치는 내년 하반기 국내 데뷔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 잠시 벗어나 있는 골프 R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A45 AMG, 미니 JCW, 좀 더 넓게는 벨로스터 N까지, 운전 재미 출중하고 능력 쟁쟁한 녀석들이 국내 핫 해치 시장에 제법 존재한다. 여기에 M135i가 가세한다면 또 한 번 운전 좋아하고 차 좋아하는 마니아들의 호흡을 가쁘게 만들 것이다.

기본적으로 단단하지만 주행모드에 따라 부드럽고 편안하게 일상에서 즐기다가도 스포츠로 모드를 바꾸면 언제든 화끈하고 터프한 핫 해치로 돌변하는 야누스의 M135i. 남아공 현지 시승을 마치며 버킷리스트에 추가한 녀석이 하루빨리 국내 데뷔하길 고대한다. 좀 더 생생한 시승기는 현지에서 최선을 다해 찍어본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길.

글 이병진